나이지리아, 10년간 기독교인 난민 1,620만여 명 발생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오픈도어, ‘노웨이홈’ 보고서 발간

▲극단주의 무슬림인 풀라니 목자들에게 희생된 이들의 시신을 묻고 있는 나이지리아 교인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

▲극단주의 무슬림인 풀라니 목자들에게 희생된 이들의 시신을 묻고 있는 나이지리아 교인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

지난 10년간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폭력으로 약 1,620만 명의 기독교인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Open Doors)는 최근 나이지리아의 난민 실태를 담은 보고서 ‘노 웨이 홈’(No-Way-Home)을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국제이주기구(IOM) 수치를 인용, 2023년 12월 기준으로 보르노주에서만 170만 명, 플라토주는 54,457명의 난민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북부 베누에주에 있는 한 난민캠프는 예수님을 따른다는 이유만으로 폭력을 당하고 쫓겨난 기독교인들로 가득했다.

난민캠프에서 사역하고 있는 바나바(Barnabas) 목사는 “우리는 숙박시설도, 살 집도 없다. 야자수 잎을 따 모기장을 씌워서 쉴 곳을 지을 수밖에 없다”며 “난민캠프는 위생이 좋지 않고, 물도 없고, 화장실도 없다.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 지난주에만 이 곳에서 8명이 숨을 거뒀다”고 했다.

바나바 목사 역시 2019년 풀라니족 무장 세력의 공격으로 가족과 소유지를 모두 잃었다. 그는 “우리는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무슬림의 폭력적인 공격에 직면해 있다. 그들은 우리를 무슬림으로 개종시키고 싶어한다. 끔찍한 살해 위협과 더불어, 기독교인의 자녀들이 수익이나 미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제거한다”고 했다.

또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면 왜 우리에게 이런 고난을 겪게 하실까?’라는 의문을 품는다. 자신이 처한 상황 때문에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잃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러나 난 그들에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 단지 함께 기도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나눌 뿐이다. 목사로서 이 양들을 돌봐야 한다”고 했다.

바나바 목사는 나이지리아 내 기독교 박해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과 기도, 지원을 촉구하며 하나님만이 우리를 도우신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백만 명의 기독교인이 난민이 됐으나, 뉴스는 이에 대해 관심이 없고 정부와 정치인들은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우리는 어둠 속에 남아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럼에도 하나님에 대한 확신을 잃지 않을 것이다. 캠프에 거주하는 기독교인들에게 ‘우리는 상황이 어떻든 하나님을 믿어야 하며, 언젠가는 우리의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항상 격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이 사건에 개입해 주시기를 기도한다. 그분께서 우리를 위해 이 싸움을 싸워 주셔야 한다. 이 싸움은 우리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그분께 속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만이 우리를 도우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이지리아는 올해 초 오픈도어가 발표한 2024년 기독교 박해국 목록(World Watch List)에서 6위를 기록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2022년 10월 1일부터 2023년 9월 30일까지 신앙 때문에 목숨을 잃은 사람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4,118명을 기록했다. 기독교인 납치 사건도 3,300건으로 가장 많았고, 교회와 병원, 학교, 묘지 등 기타 기독교 건물에 대한 공격은 750건으로 세 번째로 많았다.

오픈도어 미국 지부의 라이언 브라운(Ryan Brown) 대표는 “나이지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기독교인에게 폭력적인 곳이다. 지난 5년간 신앙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의 수가 다른 어떤 국가보다 많았다”고 했다.

오픈도어는 이번 보고서에서 기독교인의 대량 이주 문제와 극단주의 집단으로부터 직면한 폭력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 줄 것을 언론 기관들에 요청했다. 아울러 서양 기독교 공동체가 그리스도 안의 형제·자매를 위해 목소리를 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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