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아디라에서 사데 가는 길, 꾸란 낭독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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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31] 제3차 전도여행(18) 사데(1)

사데, 3천 년 전부터 주민 거주
연안과 고원 사이 전략적 요충
로마 통치 동안 공중 목욕탕과
체육관, 원형극장 등 시설물도
여러 모스크들 옆 확성기 달려
과거 기독교 땅에 서글픈 마음

▲사데 유적지의 로마식 목욕탕. 화려함의 흔적이 아직도 벽과 바닥에 남아 있다.

▲사데 유적지의 로마식 목욕탕. 화려함의 흔적이 아직도 벽과 바닥에 남아 있다.

“사데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기를 하나님의 일곱 영과 일곱 별을 가진이가 가라사대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살았다 하는 이름은 가졌으나 죽은 자로다(요한계시록 3장 1절)”.

두아디라 유적지를 떠나 사데(Sardis 또는 Sardes) 교회를 향해 가는 도중, 이미 점심시간이 넘어 시장기가 들기에 시내 외곽에 있는 조그만 식당에 들어갔다. 식당은 길가에 있었는데, 점심시간이라 빈 식탁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일행이 식당에 들어왔다 자리가 없어 나가려는 것을 본 사람들이 자기들 식탁을 우리에게 양보해 주고, 자기들은 다른 식탁에 끼어 앉아 주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에게 고맙다고 하고 식당 문 앞에 있는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였다.

튀르키예인들은 무뚝뚝하게 보이나 여행객이나 나이 든 사람에게 양보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이런 것을 필자는 여행 중 여러 번 경험했다. 특히 젊은이들이 노인에게 양보하는 것은 우리 젊은이들보다 낫다. 우리나라도 과거에는 젊은이가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미덕이 존재했지만, 요즘은 보기가 어렵다.

마침 식당 안에는 그 식당에서 만드는 각종 요리를 간단한 뷔페식으로 준비해 놓았기에, 우리는 대강 눈으로 보고 우리 입맛에 맞을 만한 밥, 시금치 볶음, 미트볼 국(Meatball soup)을 골랐으나 동행한 택시 운전기사 기르긴(Fedai Girgin)씨는 양고기 덮밥을 시켜 맛있게 먹었다. 그는 자기 이름을 파도(Fado)라고 불러달라고 했으므로, 우리는 그를 파도라고 불러주었다.

튀르키예 음식에는 고추도 들어 있어 우리 입맛에 그런대로 맞는다. 튀르키예에서는 밥을 Pilav, 시금치를 Ispanak, 그리고 미트볼 국은 Salgali Kofle라고 부른다. 식사를 한 뒤 우리는 사데를 향해 출발했다.

▲두아디라에서 사데로 가는 도로변에는 이슬람 사원이 여러 곳 있다. 이슬람 사원(모스크)의 높은 미나렛.

▲두아디라에서 사데로 가는 도로변에는 이슬람 사원이 여러 곳 있다. 이슬람 사원(모스크)의 높은 미나렛.

사데에 인간이 거주하기 시작한 것은 3천 년 이전이다. 이곳에서 기원전 1,400년 경인 청동기 시대 후기 유물과 신석기 시대 유물이 발굴되었기 때문이다.

사데는 에게해 연안과 튀르키예 중부 고원을 연결하는 전략적 회랑(回廊)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1,500여 년 전부터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가 세워졌다. 도시 면적은 38만평으로 오늘날 규모로는 작으나 고대 도시로서는 큰 규모였다.

튀르키예 아나톨리아 고원의 서쪽에 있던 리디아(Lydia) 왕국의 수도로서 사데 주변은 토지가 비옥하고 도시 서쪽을 흐르는 팍톨루스(Pactolus)강에 양가죽을 넣어 사금(砂金)을 대량으로 채취함으로써 도시는 크게 번영했다.

이 강의 오늘날 이름은 게디즈 네흐리(Gediz Nehri)로서 아나톨리아 고원에서 에게해로 흘러들어가는 두 번째로 긴 강이다. 그러므로 크로이소스(Croesus, 재위 기원전 560-546년) 왕은 채취한 금으로 금화를 만들었고, 당시 부(富)의 상징이 됐다.

리디아인은 아나톨리아인들과 언어와 풍습이 다르다. 기원전 6세기 페르시아 고레스(Cyrus) 왕은 크로이소스 왕의 리디아 군대를 격파하고 사데를 포함한 리디아 왕국을 점령하였다. 그리고 페르시아는 사데에 행정청을 설치하고 총독을 주재시켰다.

그러나 기원전 4세기에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사데를 점령하자 사데는 급속히 헬레닉(그리스, 마케도니아) 문화를 받아들였다. 이어 기원전 1세기 로마에 점령당한 후 4세기까지 로마의 통치를 받는 동안, 도시에는 로마식 공중목욕탕, 체육관, 야외 원형 극장 등 시민을 위한 시설물이 건설됐다.

서기 17년 발생한 지진으로 사데는 크게 파괴됐으나, 곧 이어 도시가 재건됐다. 그 후 7세기까지 비잔티움 제국의 영향을 받아 세워진 건물과 문화의 잔재가 유적 발굴 작업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근대에 들어서기 전 이미 사데는 과거의 영광과 영화를 잃고 조그만 마을로 변해버렸다.

▲사데 유적지의 안내판 내용.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20세기 초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유적 발굴을 도와주었다는 내용도 있다.

▲사데 유적지의 안내판 내용.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20세기 초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유적 발굴을 도와주었다는 내용도 있다.

두아디라에서 사데로 가는 도중 우리는 길가에 서 있는 여러 개의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보았다. 모스크 본당 건물(기도 공간) 옆에는 높은 굴뚝 모양의 탑(미나렛)이 서 있다. 이 미나렛 위에는 하나같이 확성기가 달려 있어 매일 기도시간을 알려주고 하루에도 여러 번 일정한 시간에 꾸란 구절이 낭독된다.

일반 모스크에는 두서너 개의 미나렛이 있으나, 이슬람교의 총본산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에 있는 카바 신전과 이스탄불 블루 모스크는 여섯 개의 미나렛이 있다. 옛날에는 기독교 신앙이 전파됐던 이 나라에 이렇게 많은 모스크가 곳곳에 세워져 이슬람 교인들로 가득찬 모습에, 기독교인으로서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5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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