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칼럼] 제4차 서울-인천 로잔대회 평가 (I)
제4차 로잔대회는 21세기 들어
서구, 북미 기독교 쇠퇴 속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기독교
동력 확인 복음주의 지도자들의
참신한 지구촌 선교 축제였다
‘2024 서울-인천 4차 로잔대회’가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9월 22-28일 7일간 여정을 마쳤다. 이번 대회는 로잔운동 50주년을 맞아 전 세계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미완성으로 남은 복음화 사역을 함께 갱신하고, 전 세계 기독교 선교의 확산을 위해 헌신과 협업을 다진 대회였다.
‘교회여,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대회는 21세기 복음주의자들이 함께 모인 세기적 선교모임이었다. 신도시 송도에서 거대한 새 시설 국제 대회장에서 첨단 미디어가 동원돼 매 시간 강연과 패널이 지구촌을 향해 생중계되고, 시작, 중간, 끝에 찬양과 기도가 동반됐다.
헌신된 1000여 명의 자원 봉사자들의 섬김으로 대한민국의 선진화된 모습을 알리는 큰 국위 선양의 모임이었다. 로잔대회 참관인으로 4차 로잔대회를 지켜보면서 여러 신학 동료들과 함께 이 7일간 대회에 대하여 다음같은 감회를 느꼈다.
I. 21세기 들어 기독교 선교의 동력을 재점화한,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는 국제적 선교모임이었다
매일 오전에는 성경강해 내지 선교 현장 간증이 있었다. 월요일에는 성령 사역의 지속성이 선교 이야기로 보고되었다. 사도행전에서 기록된 성령의 역사가 교회사에서 그대로 지속된다고 보고되었고, 특히 1907년 한국 평양대부흥에서 성령의 지속사역이 보고되었다.
화요일에는 세계 각지에서 일하는 선교 공동체 보고가 있었다. 디지털 청년 세대인 Z세대에 대한 보고는 새로웠다. 디지털 기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결되어 있는 능숙한 Z세대는 협업 공간을 선호하고, 건강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요구하며, 상사들의 멘토링, 진정성, 투명성과 구조화된 업무 환경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지적되었다.
수요일에는 박해받는 지구촌 교회의 보고가 있었고,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로잔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로잔 인사들은 로잔에서 그리스도를 닮은 리더십, 청지기로서의 삶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되면서 제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로잔을 통해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것으로는 “겸손, 우정, 기도, 연구, 협력적 관계, 소망 등 로잔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 시작은 겸손이며 끝은 소망”이라며 “우리는 우리 세대를 이해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하며, 우리가 사는 시대를 이해하고, 신학적 이론은 선교라는 행동으로 옮겨져야 한다”고 했다.
다 함께 “온 교회가 온 세상에 온 복음을 전한다(The Whole Church taking the Whole Gospel to the Whole World)”는 로잔의 비전을 외쳤다. 참신한 인상을 남겼다.
목요일에는 그리스도인들의 일터 사역 보고가 있었다. 이날은 ‘한국교회의 밤’으로 한국교회의 선교시작, 초창기 교회의 자립과 성장 및 정착, 북한 교회의 박해, 남한 교회의 큰 부흥과 선교적 교회로 부흥 발전이 소개됐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초청된 가운데 한국교회의 지구촌적 사명을 일깨우는 밤이었다.
금요일에는 섬기는 지도력이 보고되었다. 이슬람권, 힌두교권, 세속문화권에서 야기되는 박해와 갈등에 대한 해결 방법은 화해(reconciliation)와 용서(forgiveness)라는 사례가 패널 토의와 나눔으로 제시되었다.
토요일 마지막 날에는 대회 기간 미술 작가들이 영감을 받아 그린 추수하는 농부 등의 그림 5점을 공개하고, 그 의미 등을 나눴다. 그리고 복음 전파와 그리스도의 왕되심이 보고되었다. 아프리카 교회(특히 마다가스카르 교회 등이 구체적인 예)가 2025년 모든 필요로 하는 종족에게 성경 번역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례가 감동 깊게 보고됐다.
마지막 날 오전 ‘제4차 로잔대회 협업 행동 서약식이 있었는데, 참가자들이 각자 서약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서약서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글로벌 교회와 함께 하고, 더 깊은 관계를 추구하며, 시너지와 협력의 기회를 모색하는 협력적 약속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II. 서구 교회의 쇠퇴 가운데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선교동력을 나누었다
오늘날 서구교회가 기독교 이후 시대를 맞이하여 선교 동력이 떨어지고 쇠퇴하는 가운데, 지구촌 남반부(아프리카, 남미 등)와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교회는 부흥하고 있다. 남미 브라질 상파울로 교회는 성경 번역과 선교활동에 노력하고 있다. 이들 교회는 말과 행동으로 통합선교(integral mission)을 추진하여 남미 미지 종족에게 복음을 전파하고 있다고 보고되었다..
라틴아메리카복음주의연맹(AELATINA)에 따르면, 라틴아메리카 대륙 복음주의 인구는 전체의 27%까지 증가했으며, 이는 라틴 아메리카 대륙 전체의 약 1억 6천만 명의 복음주의자를 대표한다고 사례 보고했다.
아프리카는 21세기 세계 선교 영역에서 예언자적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성경 번역 분야는 분명한 모범을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 교회도 성경에 대한 지식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성경의 위대한 진리에 마음을 쏟는 독실한 남녀를 배출해 성경을 더욱 풍성한 책으로 만들고 있다고 보고되었다.
중국교회도 시진핑 정권 아래 박해를 받으면서, 특히 지하교회는 중국 내 미전도종족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교회 개척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로잔대회는 2026년 젊은이를 대상으로 하는 ‘Young Leder 2026’ 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여 세계 복음화에 각자의 몫을 담당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III. 로잔대회는 복음의 중심성, 신실한 성경읽기, 복음 전파(교회의 선교)에 대한 헌신을 갱신했다
로잔대회는 시작부터 끝까지 ‘교회여, 함께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는 주제를 모든 프로그램에 구현했다.
서울선언문 제1항에서는 복음의 능력이 강조됐다. 복음은 하나의 종교적 사상이 아니라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이요,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을 통한 새로운 창조의 좋은 소식이요, 사도들의 이야기라고 선언됐다. 그의 십자가 대속과 화해와 부활이 선언됐다. 그를 믿으므로 세상이 새롭게 되고, 하나님 형상인 인간은 그 죄와 부패성에서 구원받는다.
서울선언문 제2항에서는 성경이 운동의 기준으로 천명됐다. 로잔대회는 성경을 인간의 말로 된 하나님의 권위 있는 말씀으로 받고, 교회와 선교, 그리스도인의 삶의 유일한 신앙과 실천의 원칙으로 삼으며, 로잔운동의 기둥으로 삼고 신실한 성경읽기를 강조했다.
성경의 중심 메시지는 하나님 나라 복음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 죽음, 부활, 승천, 재림 선포라는 하나님 나라의 좋은 소식이다. 성경의 목적은 제자를 형성하고 교회를 세우는 것이다. 교회는 성경을 문맥에 주의를 기울이므로 신실하게 읽고 살아야 함을 재천명했다. 교회는 복음을 전파하여 모든 족속을 그리스도의 제자를 삼는 선교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 로잔대회는 기독교의 사도적 전승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IV. 근본주의의 독선과 자유주의의 이탈에서 벗어난 성경적 복음주의자들의 선교적 친교모임이었다
로잔대회는 찬양과 기도와 성경강해로 시작하여 하나님 말씀인 성경에 입각한 복음 전파와 선교에 대한 공동 협업 서약식과 성찬식으로 끝났다. 이번 대회에서 로잔대회반대목회자연합이 비난한 동성애 허용, 신사도 운동, 종교다원주의, WCC의 인간화 선교에 대해 동조하는 언급이나 발표는 일체 없었다.
서울선언문(67-70항)은 ‘동성 성관계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에서 동성애를 죄라고 하면서 동성애 반대를 분명히 천명했다. 그런데 로잔 반대자들은 대회 현장에까지 와서 전혀 근거없는 주장과 시위를 하면서 대회를 훼방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다. 이들은 로잔 참가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로잔대회 폐회식에는 세계 지도자들이 복음주의 선교를 위한 협력 서약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로잔대회가 제시한 25개 과제 실천을 위한 370개 협력팀이 구성됐으며 ‘협업 행동 헌신(Collaborative Action Commitment)’을 다짐했다.
한국 로잔 대표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와 일본 로잔대표 마사노리 쿠라사와 목사(Masanori Kurasawa, 전 동경크리스천대학 총장)가 공동으로 성찬을 집례한 것은 가해자 일본과 피해자 한국 사이에 놓여 있는 과거사와 역사적 갈등에 대한 화해의 상징으로, 모든 참가자들에게 의미있게 다가왔다.
김영한 박사
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