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제기하는 윤리적 딜레마 : 오피니언/칼럼 : 종교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박순형 칼럼] 인공지능 윤리?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시각 다양
많은 분야 망라 유용한 도구이나
인간 통제 벗어나면 오용도 우려
인공지능 윤리 제정 시급 주장도
탐욕 발생시 한낱 휴지 조각 전락
하나님과 영적 회복 운동이 먼저

▲인공지능에 대한 영화 <정이>의 결말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인간 개조와 강화, 죽음의 극복에 우호적인 연상호 감독의 시선을 담아낸다.

인공지능 기술이 인류에 해악을 끼치게 될지 아니면 유익을 가져오게 될지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을 수도, 회의적인 시각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긍정적인 시작으로 보는 이유는 의료, 교육, 교통, 산업 등 많은 분야에서 편리하고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는 이유는 인공지능 기술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게 될 가능성이 크며, 강력한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다면 인간에게 해를 입히는 방식으로 오용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입니다.

확실한 것은 특정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보다 더 뛰어난 전문가 수준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약 인공지능(ANI, 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이라고 부릅니다. 약 인공지능은 미리 프로그래밍된 알고리즘, 즉 주어진 규칙에 따라 문제를 해결합니다.

문제는 강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입니다. 강인공지능은 인간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범용적 인공지능을 의미합니다. 강인공지능은 단순히 프로그래밍된 일정한 규칙에 따라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경험을 통해 학습하고, 새로운 정보를 바탕으로 추론하며, 이를 통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강인공지능은 스스로 학습하기 때문에 인간보다 더 뛰어난 기술과 지식과 능력을 소유할 수 있습니다. 언제쯤 강인공지능이 사람을 뛰어넘을지에 대해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다릅니다.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2005년에 출간된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에서 ‘특이점’ 개념을 제시하며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시점을 2045년으로 예측하였지만, 최근에는 2028년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가 있을 정도로 오래되지 않은 미래에 그러한 시간이 온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인공지능 윤리를 시급히 제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윤리는 인간 사회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행동을 규제하는 중요한 원칙입니다. 각 지역이나 국가마다 문화적·역사적 배경에 따라 윤리적 기준이 다르게 발전해 왔지만 모든 인간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공동의 윤리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 기본이 되는 상호 신뢰, 정직, 약속 이행, 폭력 부정, 협력, 상호 존중 등입니다. 그런데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대방을 희생시켜도 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극단적 예는 상대방 나라 국민의 생명을 해치면서도 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경우입니다. 그 이유는 목표 달성이 생명 윤리보다 더 우선시하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 윤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 각국이 공동으로 지켜야 할 인공지능 윤리를 제정하였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어떤 명령자가 인공지능 로봇에게 임무를 주었을 경우 그 인공지능 로봇은 그 명령이 인공지능 윤리에 어긋나는지 판단한 후 어긋나면 그 명령을 거부할까요? 아닙니다. 그 로봇은 윤리와 상관없이 그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최우선의 목표로 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 로봇에게 임무를 준 명령자가 문제의 주인공으로 부상하게 됩니다. 그 문제의 주인공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인간의 생명을 경시해도 양심에 거리낌 없는 자라면 그에게 인공지능 윤리가 무슨 효력을 발휘할 수 있겠습니까? 그는 시편 36편 1절 말씀대로 악인의 죄가 그 마음 속에서 계속 속삭이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말라기 3장 5절에서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경외하지 않는 자들을 심판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인공지능 윤리를 제정하자는 운동을 펼칠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영적 회복 운동을 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왜냐하면 제정하려는 그 윤리가 하나님의 법안에 있지 않으면, 탐욕이 발생할 때 제정된 그 윤리는 한낱 휴지 조각으로 전락해 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인공지능이 제기하는 윤리적 딜레마는 단순히 법적이거나 철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영적인 문제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이것이 모든 사람이 구원받기를 원하시는 하나님(디모데전서 2:4)의 뜻을 받드는 하나님의 백성이 행해야 할 시대적 사명입니다.

▲박순형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