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40여 기독 의료인들, ‘동성애 전환치료’ 논의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탈출구는 없다’고 말하는 것은 정의롭지 않아”

ⓒAliane Schwartzh/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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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원치 않는 동성애적 끌림이나 성적 혼란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평생 독신으로 지내라고 말하는 것보다 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전 세계 140명이 넘는 기독교인 의료인들이 19일(이하 현지시각) 폴란드에 모여, 많은 국가가 소위 ‘(동성애) 전환치료’를 금지하거나 금지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성애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지원하는 방법에 대한 전략을 세웠다.

이 컨퍼런스를 조직한 ‘치료 및 상담 선택을 위한 국제 재단’(이하 IFTCC)은 ‘전환치료’ 대신 ‘변화 허용 치료’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IFTCC는 “한 개인이 자신의 희망과 삶의 목표에 따라 원치 않는 관계적 및 성적 행동을 뒤로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자유를 지지하며, 국가는 개인에게 오직 (당사자가 생각하는 성 정체성을) 긍정하는 치료만 허용함으로써 이러한 자유를 박탈했다”고 주장했다.

IFTCC의 회장인 마이크 데이비슨 박사는 이날 개회사에서 “‘독신 생활 대 변화’(celibacy vs transformation)에 대한 교회 내 지배적인 담론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의 발언은 “평생 독신 생활을 함으로써 성경의 결혼과 성에 대한 가르침에 충실하면서도 기독교인이자 동성애자로서 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 일부 교회의 입장에 대한 지적이었다.

데이비슨 박사는 “원치 않는 동성애적 끌림을 느끼는 이들에게 ‘선택권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더 나은 메시지”라며 “만약 우리가 ‘누군가 스스로가 독신주의자라고 선언하는 것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한다면, 즉 (동성애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고, 이것이 현실이며, 앞으로 평생 이대로 살아야 할 것’이라는 의미라면, 그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13살 소년에게 ‘탈출구는 없다’고 말하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데이비슨 박사는 “기독 의료인은 모든 종교를 믿는 사람과 종교가 없는 사람을 연민과 친절로 도울 준비가 돼 있어야 하며, 그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아직 그리스도를 찾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문을 닫아서는 안 된다. 우리가 어디에 있든, 세상 어느 곳에 있든, 우리는 그들을 위해 나서야 한다”며 “교회는 복음뿐 아니라 인류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했다.

작가이자 레즈비언이었던 로자리아 버터필드(Rosaria Butterfield) 박사는 사전 녹화된 패널 토론에서 “기독교인도 정치적 차원에 참여해야 하며, 목을 내밀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기독교인들이 현재 문화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뒤떨어져 있는 이유는, 우리가 자연 수준에서 복음을 수호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남성과 여성을 창조하셨다고 말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적어도 개신교도들은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국제 자유수호연맹(국제 ADF) 변호사인 펠릭스 뵐만(Felix Boellmann) 박사는 “부모의 권리가 점점 더 위협받고 있기 때문에, 서방 국가의 기독교인들은 의미 있는 변화를 보고, 부모의 권위를 되찾고 싶다면 적극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독교인들에게 학교 운영에 대한 논의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위원회와 학부모교사협회에 가입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변화를 원한다면, 우리가 그곳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회의 첫날 현재 미국 20개 주 이상에서 미성년자에 대한 ‘전환치료’가 금지된 상황에 관해서도 나눴다.

미국기독교상담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Christian Counselors)의 머시 코너스(Mercy Connors) 박사와 샤내 앤더슨(Shannae Anderson) 박사는 기독교인 의료인이 자신의 신념에 따라 진료할 수 있도록 하는 양심 조항을 도입하는 캠페인에 관해 언급했다. 이는 의료 전문가들이 이미 누리고 있는 양심의 자유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앤더슨 박사는 “상황이 나아지기 전에 더 악화될 수 있다”며 “우리는 직업의 실존적 소멸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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