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신앙 흔들기’ ‘불법 예배’ 등 혐의로 기독교 박해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무슬림 출신 현지인 목사, 정부에 교회 개방 촉구

▲유세프 우라프만 목사. ⓒ국제 ADF  

▲유세프 우라프만 목사. ⓒ국제 ADF  

알제리에서 예배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돼 유죄 판결을 받은 목사가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법률단체인 국제 자유수호연맹(국제 ADF)이 최근 개최한 한 행사에서 알제리 기독교 지도자인 유세프 우라흐만(Youssef Ourahmane) 목사는 당국에 강제로 폐쇄한 복음주의 교회를 다시 개방하라고 촉구하며 종교 자유를 강조했다.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난 우라흐만 목사는 학생 시절 기독교로 개종했고, 30년 이상 교회를 이끌어 왔다. 

소위 ‘불법 예배’를 주도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유죄 판결을 받은 자신의 경험을 나눈 그는 “우리는 많은 반대에 부딪혔다. 2019년까지 알제리 복음주의 교회가 대부분 문을 닫았다. 많은 기독교인들은 건물을 자신의 정체성의 일부로 여겼기 때문에, 교회가 문을 닫았을 때 상실감을 갖게 됐다”고 했다.

법적 어려움과 개인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그의 신앙은 확고부동하다. 투옥을 감수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하나님은 제 머리카락 수를 아시고, 그분의 뜻 없이는 머리카락 한 올도 빠지지 않는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과 주권을 받아들여야 한다. 난 그분의 은혜로 최선을 다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증거가 되려고 노력한다”고 답했다.

2023년 7월 2일, 유세프 목사는 알제리에서 임마누엘 교회를 이끈 혐의로 징역 2년과 벌금 10만 알제리 디나르(약 103만 원)를 선고받았다. 2023년 11월 그의 징역은 1년으로 감형됐으나, 티지 우주의 항소법원은 올해 5월 그의 유죄 판결을 유지하고 집행유예 6개월을 추가했다.

국제 ADF 세계 종교자유수호 책임자 켈시 조르지(Kelsey Zorzi)는 행사에서 “알제리는 복음주의 공동체가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을 막기 위해 체계적으로 노력해 왔다”며 “유세프 목사 건은 지난 몇 년 동안 기독교인을 상대로 한 약 50건의 거짓된 사건 중 하나다. 그는 수감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알제리의 전체 복음주의 교회를 수년간 옹호해 왔다”고 했다.

국제 ADF는 유세프 목사를 지원하기 위해 다른 비정부기구와 협력하고 있으며, 40개국 이상의 정부 관리들에게 그의 사건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르지는 “미국과 국제사회는 불법적인 교회 폐쇄와 목사들의 부당한 체포 및 투옥에 맞서 강력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약 4,300만 명의 인구 중 99%가 수니파 무슬림으로 알려진 알제리는 소수종교인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고 있다.

국제 ADF에 따르면, 정부는 기독교인과 다른 소수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성모독 및 반개종 조례를 포함해 종교 자유와 표현을 제한하는 법률을 시행한다. 당국은 2019년 이래 EPA(Église Protestante d'Algérie)에 소속된 43개 교회를 강제로 폐쇄했고, 단 1개만 개방했다.

내무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보안 경찰은 ‘건강 및 안전’ 규정 위반을 이유로 교회 문을 잠그고 내부 예배를 불법으로 선언했다.

유세프 목사는 2008년부터 평화로운 기독교 활동으로 근거 없는 형사 고발을 당했다. 그는 ‘무슬림의 신앙 흔들기’, ‘불법 예배’ 또는 ‘십일조 횡령’과 같은 모호한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50명의 기독교인 중 한 명이다.

유세프 목사는 “1970년대 정부는 대부분 외국인으로 가득 찬 교회에 허가를 줬다”며 “오늘날 정부는 우리 교회가 거의 전부 알제리 개종자들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했다.

단속 조치는 소규모 가정 모임에도 영향을 미쳤다. 21윌버포스는 “정부는 한 모임에 10명만 모일 수 있도록 해 많은 가정교회를 지하교회로 만들었다. 알제리에서 예배를 계속 드리는 교회 지도자들은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일부는 정부에 의해 체포 및 기소됐다”고 전했다. 

또 “알제리에서 기독교의 오랜 역사가 위협받고 있다”며 “정부가 교회를 폐쇄하고 종교단체의 등록 절차를 늦추면서, 기독교인들은 삶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오픈도어는 2023년 말 기준으로 알제리 복음주의 개신교회 47곳 중 단 4곳만이 문을 연 상태라고 보고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S)는 2024년 연례 보고서에서 “알제리에서 소수종교인에 대한 억압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 나라를 미국 국무부의 ‘특별감시목록’에 포함시킬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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