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터‧목데연 설문… ‘당회’ 역량에 대한 평가 낮아
‘소통’, 목회자와 교인 간 인식 차이 커
특정 직분자에 몰린 의사결정구조 거부
청년·여성 등 별도위원회 신설도 대안
교회 소식을 성도들과 공유하는 과정에서 목회자들은 ‘소통 방법’을 고민하는 반면, 성도들은 ‘구체적인 내용과 투명성’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 내 의사 소통’에 대해 한국교회지도자센터(한지터)와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월 19일부터 26일까지 진행했다.
교회가 주보, 예배 중 광고, 홈페이지, 문자/카톡, 소그룹 등의 방법과 매체를 통해 소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교인 3명 중 2명(65%)이 ‘관심 있다’고 답했다. 중직자일수록 관심도는 높았다(81%).
교회 소식/정보 전달에 개선 필요성을 물은 결과 담임목사는 55%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교인들은 28%만이 그렇게 답했다.
‘개선 사항’에 있어서 목회자와 교인들의 생각은 달랐다.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자 중 담임목사는 ‘다양한 방법 전달(45%)’과 ‘이해하기 쉽게 전달(30%)’을 그 방향으로 꼽았다.
반면 교인은 ‘투명하게 전달(34%)’, ‘구체적인 내용 전달(24%)’을 상대적으로 더 높게 선택했다. 목회자들은 ‘전달 방법’, 교인들은 ‘투명성’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교회의 정책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교인은 어떻게 반응했는지 물은 결과, 교인 10명 중 3명(31%)만이 ‘건의/문제 제기했다’고 했으며, ‘생각한 적 없다’는 58%나 됐다.
교인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담임목사의 85%가 ‘수용했다’고 응답한 반면, 건의/문제 제기 경험이 있는 교인은 48%만이 ‘수용됐다’고 응답해 큰 인식 차이를 보였다.
교회와 교인 간 의사소통의 문제점으로 담임목사(33%)와 교인(40%) 모두 ‘특정 직분자의 의견이 주로 교회에 전달된다’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다음으로 담임목사는 ‘특정 세대의 의견이 주로 교회에 전달된다’(17%)를, 교인들은 ‘교인들의 의견을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채널/방법이 없다’(22%)를 선택했다.
3순위로 담임목사는 ‘교인들이 교회의 전달 사항에 무관심하다’(17%)를, 교인은 ‘교회가 필요로 하는 소식과 정보만 전달하고 교인의 의견은 관심이 없다’(17%)를 선택해 서로 상대방의 무관심을 지적했다.
교회 내 세대 간 소통에 대해서는 담임목사(54%)와 교인(54%)의 절반 정도가 ‘소통이 된다’고 응답했다. 그렇지만 ‘매우 소통이 된다’는 비율은 각각 11%, 8%에 머물렀다. 세대 간 소통을 위해 ‘공식적인 모임, 회의, 제도’가 있는지 담임목사에게 물어본 결과 3분의 1(34%)만이 ‘있다’고 응답했다.
교인이 교회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는 ‘굳이 교회 일에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45%)가 가장 많았으며, ‘어차피 정해진 결론대로 정해진다고 생각한다’(20%), ‘참여할 기회가 없다’(16%) 순으로 나타났다.
교회 의사결정 과정의 개선점으로 성도들은 ‘교인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야 한다’(49%)와 ‘교인 의견 수렴 과정이 형식적이지 않아야 한다’(46%)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당회’ 같이 최고 의사결정 기구가 교인의 영적 필요와 교회 주요 정책을 결정할 만한 충분한 역량을 가졌는지에 대해 ‘충분하다’는 답변은 담임목사는 43%였지만, 교인들은 30%에 그쳤다.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서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이유에 대해 성도들은 ‘경청하고 배우기보다 지시하고 따르라는 태도’(41%)를 가장 많이 꼽았고, 그 다음으로는 ‘비교적 높은 연령으로 치우친 인적 구성’(27%)이었다.
목데연은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교회 내 소통의 가장 큰 문제점은, 목회자와 교인 간 인식의 차이가 크다는 것과 주로 특정 직분자에게 몰려 있는 의사결정구조에 대한 거부감”이라고 했다.
이어 “대의제를 따르고 있는 현재의 교회(특히 장로교회) 구조에서는 특정 직분자, 세대에 의사결정 권한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청년, 여성 등 세대 또는 그룹별 대표자가 참석하는 별도의 위원회를 신설하는 것도 교회 내 소통력을 강화하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