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술원 ‘리처드 백스터의 영성’ 주제로 포럼 개최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기독교학술원 제105회 영성학술포럼 참석자 단체사진. ⓒ기독교학술원
▲기독교학술원 제105회 영성학술포럼 참석자 단체사진. ⓒ기독교학술원

2024 기독교학술원 월례포럼(원장 김영한 박사)이 18일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리처드 백스터의 영성’을 주제로 개최됐다.

거룩 사모하며 헌신·개혁하는 참목자상
청교도 신앙의 핵심이자 순수 신앙운동
하나님 나라 구현 청지기 운동 지속되길

▲김영한 원장이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김영한 원장이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개회사를 전한 김영한 원장(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은 “영국의 청교도 지도자인 리처드 백스터는 혁명의 어지러운 시대 속에서 동료 목회자들에게 참목자상을 보여 주었다”며 “그가 제시한 ‘거룩을 사모하며 생명을 다해 삶으로 복음을 증거하고 헌신하며 자기 개혁하는 참목자상’은 오늘날 한국교회 목회자에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청교도 신앙의 핵심은 정화운동, 즉 중세기를 지나오면서 영국 기독교에 덧붙여진 비기독교 요소를 제거하려는 순수 신앙운동, 영적이고 개인적인 경건생활과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강력한 인식, 우리 구속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 안에서 교회개혁이 완수되어야 한다는 열망,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믿음이었다”고 했다.

그는 “백스터는 교회를 병원이자 학교로 생각하고 치유와 배움이 적절하게 교육되고 구현된 진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그의 참목자상은 18세기 요한 웨슬리, 19세기 찰스 스펄전 목회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대인들은 진리를 비진리로 보는 심각한 오류에 휩쓸리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목회자는 백스터가 천명하는 것처럼 기독교 공동체를 말씀에 기초하는 진리와 순결과 미덕의 공동체, 영혼에 대한 사랑과 타자에 대한 섬김으로 세워나가야 한다. 목회자가 참된 영성을 길러주는 교리문답 교육이 중요하며, 성도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따라 살며 예수 그리스도 교회의 순결함에 따라 살도록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했다.

끝으로 “하나님의 영광, 그라스도와의 인격적 연합, 회심하는 영혼, 죄 사함 받는 은총, 영생의 은혜, 성령의 임재 속에서 하나님과 동행, 소명으로서 거룩한 삶, 하나님 나라 추구의 순례자의 삶은 오늘날 포스트모던 시대에도 변함없이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신자들이 추구해야 할 신앙의 목표”라며 “세상 풍조와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개인의 인격 존엄적 생활, 가정과 직장, 학교, 교회와 사회와 국가의 영역에서 하나님 말씀과 성령의 교제 안에서 구현되는 위대한 하나님 나라 백성과 청지기 운동이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거룩한 삶 성취 지도에 일생을
양심 회복시킨 뛰어난 설교자
오직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자
한계는 인정하고 겸손해야

발표회에는 김재성 교수(전 국제신대 부총장)가 ‘리처드 백스터의 개혁운동과 신율법주의’를 제목으로 발표하고, 김윤태 교수(백석대 기독신학대학원장)가 논평했다.

▲기독교학술원 제105회 월례학술포럼 현장. ⓒ기독교학술원
▲기독교학술원 제105회 월례학술포럼 현장. ⓒ기독교학술원

김재성 교수는 “잉글랜드에서 청교도 운동이 펼쳐지던 그 절정기와 쇠퇴기에 살았던 리처드 백스터(1615-1691)는 성도들이 거룩한 삶을 성취하도록 지도하는 데 일생을 바쳤다”며 “백스터는 듣는 이들의 양심을 회복시키는 데 있어서 뛰어난 설교자였고,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자 했던 개혁주의 목회자였다”고 했다.

그는 “칼빈주의가 핍박을 당하는 정치 상황 속에서 국교회가 재정립되어갔던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백스터는 남다른 교리적 관점을 가지고서 목회사역과 정치적 신념을 펼쳤고 목회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독특하게 수행했다”며 그의 신학 및 목회적 배경과 가정생활과 특징, 당시 있던 신학적 논쟁에 대해 설명했다.

김 교수는 “백스터에게서 전쟁 동안에 가장 끔찍한 체험은 청교도 군대 내에 확산된 반율법주의였다. 반율법주의자들은 회개와 순종과는 상관이 없다는 식으로 가르쳤고, 경건한 삶의 의무와 조건들을 모두 무력화시켰다”며 “백스터는 목회 현장에서 인간의 책임성을 강조하는 칭의론을 발전시켰다. 그는 칭의란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인간의 반응으로서 믿음의 순종을 요구한다며 반율법주의가 성행하는 것을 방지해야만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고 했다.

이 밖에 “백스터는 자신이 목회하던 지역사회에서 가장 큰 목회적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신학사상 때문에 논쟁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백스터는 구원의 과정 속에서 인간의 행위와 지켜야 할 조건들을 강화시키고자 했다. 오웬은 구원의 전 과정을 주권적으로 통치하시는 하나님께 중심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스터가 오웬을 실명으로 거명하며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결국 이들 사이에 대충돌이 벌어졌다. 두 사람은 상호 간에 의심하면서 전혀 상대방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고, 충돌은 끝내 타협과 화합에 이르지 못했다”며 두 사람이 화해하지 않은 것을 안타까워했다.

김 교수는 “저명한 신학자든지 유명한 목회자든지 하나님의 아는 지식을 모두 다 소유할 수는 없다. 성경을 기록한 선지자들과 사도들이 많았다는 것은 하나님의 진리와 지혜가 오직 한두 사람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따라서 신학자와 목회자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해야만 한다. 지적을 당할 때에 겸손해야만 한다. 교회에서 절대 진리를 선포하는 설교자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관점에 대해서 존중하여야만 한다”고 했다.

김윤태 교수는 “백스터와 오웬의 신학의 비교연구에 관한 연구는 드물고, 그 중에서도 오웬에 관한 연구와 비교해 볼 때 백스터에 대한 연구는 간헐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상대적으로 더욱 드물었기에, 이번 연구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그는 “오웬과 백스터의 대속의 범위 문제에 대한 이견은 이들 이전에 유럽 개혁주의신학 진영 내에서 벌어진 논쟁의 연속선상에서 이해해야 한다”며 “백스터의 신율법주의는 오웬의 하이퍼칼비니즘적 입장이 율법폐기론으로 흐르는 것에 대한 그의 이해 속에서 이에 대한 대응으로 나왔다. 그러나 이런 백스터의 신율법주의는 오웬의 시각에서는 알미니아니즘처럼 보였던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또한 “살아 있을 당시 좀 더 서로 다른 차이를 이해하려 하고 관용함으로 더 크게 일치하는 부분을 보면서 하나 됨을 유지할 수는 없었을까”라며 백스터와 오웬과의 충돌을 안타깝게 여겼다.

앞선 경건회에서는 안명준 목사(평택대 명예교수)가 ‘그리스도인의 축복된 삶’(계 1:1-3)을 제목으로 설교하고, 김홍식 목사(기독교학술원 수사, 생명나무교회), 정경상 목사(수사 3기생, 순복음 예능교회), 우종구 목사(수사 8기생, 높은빛예심교회)가 각각 국가, 한국교회와 북한 구원, 전쟁 종식과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한편 기독교학술원 11월 월례포럼은 ‘제4차 로잔대회 평가 및 전망’을 주제로 이승구 교수(합신대석좌교수), 유종필 박사(동산교회 담임, 선교학), 안승오 교수(영남대, 선교학)가 발표할 예정이다. 논평은 이동주 교수(아신대 은퇴교수, 선교학), 최형근 교수(서울신대, 한국로잔위 사무총장)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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