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단체명 감추고 평화누리공원 대관… 경기관광공사, 즉각 철회해야”

고양시 주민들과 수기총, 기자회견 열고 규탄

‘민족통일불교중앙협’, 과거에도 신천지 위장단체와 개최
평화의 상징 임진각에서 이단 집회 열리는 데 시민들 충격
주민들 강력 반대 외면하고 대관해준 관계 당국 해명해야
공공 이익 최우선해야 할 공원… 논란 많은 이단 부적절
평화와 상생 위한 평화누리공원 본래 목적 잃지 않기를

신천지가 10월 30일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자, 고양시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이들의 대관을 허용한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사장 조원용)를 규탄했다.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김선규 목사, 사무총장 박종호 목사)와 시민들은 10월 25일 오후 경기관광공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들의 반발을 외면하고 대관해준 것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하고, 즉시 이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수기총에 따르면, ‘종교행사’를 명목으로 경기관광공사에 대관을 신청한 단체는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로 파악된다 수기총은 “이 단체는 과거에도 신천지 위장단체로 알려진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과 공동으로 종교행사를 주최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자유인권실천국민행동 공동대표 주요셉 목사에 이어 수기총 박종호 사무총장이 대표발언했고, 이들은 성명을 통해 “평화의 상징인 임진각에서, 더 나아가 경기관광공사의 관리하에 이단 집단 신천지의 집회가 열린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이라고 했다.

이들은 “이 집회는 경기도민과 파주시민의 신앙적·윤리적 가치에 위배되며, 무엇보다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경기관광공사는 신천지가 주최하는 집회임을 알면서도, 주민들의 반발을 외면하고 평화누리공원을 대관해준 것에 대해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공공시설을 이용할 때는 그 시설이 상징하는 의미와 목적에 부합해야 하며, 공공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평화와 화합을 상징하는 임진각에서 논란이 많은 이단 집단이 대규모 집회를 연다는 것은 공공시설을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행위”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경기도청이 관광산업과를 통해 이 시설을 지도 및 감독하는 기관으로서, 도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필요시에는 권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주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 “주민들의 반대와 우려를 무시하는 처사는 공공기관이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니며, 특히 도민들이 평화를 기원하며 찾는 임진각에서 이단 집회를 허용하는 것은 공공시설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기총은 경기관광공사를 향해 “신천지 집회에 대한 대관을 즉시 철회하고, 파주시민과 경기도민의 목소리에 응답하라”며 “만약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시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며,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는 크게 실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공공기관은 도민의 목소리에 책임 있게 응답하고, 평화누리공원의 참된 의미를 되찾을 수 있도록 신속하게 조치하라”며 “모두와 함께, 평화와 상생을 위한 공공시설이 본래의 목적을 잃지 않고 운영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박 사무총장은 대표발언 직후 “신천지는 자신들 스스로가 떳떳하지 못하니 자기들 이름으로 한국에서 장소를 대관하지 못하고 있다”며 “성경을 믿는다는 신천지가, 다른 단체, 그것도 불교 단체 이름인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란 단체명을 사용해 거짓말로 장소 대관을 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거짓말도 하는가”라고 했다.

기자회견 직후 박종호 사무총장과 주요셉 대표는 경기관광공사 조원용 사장과 면담을 요청했으나, 자리를 비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조 사장을 대신한 조정기획실장과의 면담에서 주 목사는 “경기관광공사에서 단체의 정체를 알지 못해 잘못 승인한 것이라면 다시 바르게 처리하면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주 목사는 “대관 신청 주체가 처음부터 거짓이라면 이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고 밝혀졌음에도 ‘한번 승인된 것은 철회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면 시민들이 이를 용납하겠는가”라며 “이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이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담당 실장은 “처음에 신천지라는 이름으로 보고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대관 절차에서 이를 구분하기 어렵다. 일반적인 대관 절차에 의해 대관된 것으로 알고 있다. 확답할 수는 없지만 말씀하신 내용들을 사장님께 보고하고, 그에 따른 승인 혹은 철회에 대한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