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회 기독교학문연구회 학술대회… ‘미래를 여는 기독교세계관’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경희대 경영학과 권오병 교수, 기독교적 관점서 ‘경쟁’ 고찰

▲학술대회가 진행 중이다.  ⓒ강혜진 기자

▲학술대회가 진행 중이다. ⓒ강혜진 기자

제41회 기독교학문연구회 연차학술대회가 10월 26일 오후 숭실대학교 벤처중소기업센터에서 ‘미래를 여는 기독교세계관: 첨단기술경쟁 시대의 도전과 비전’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윤헌준 총무(숭실대 조교수)의 사회, 김태황 학회장(명지대 교수)의 개회사, 김유준 센터장(숭실대 글로벌선교센터)의 개회기도, 장범식 숭실대 총장의 환영사, 신국원 이사장(총신대 명예교수)의 축사, 고세일 연구부학회장(충남대 교수)의 연구윤리교육 등 개회식에 이어 주제 발제와 리셉션, 교수·일반부 분과별 논문 발표회로 진행됐다.

김태황 학회장은 “지난 5월 춘계학술대회에 이어 우리 기독교학문연구회의 40년을 되돌아보는 것은 미래로 다시 40년, 100년을 나아가기 위함”이라며 “우리는 ‘기독교세계관’으로 미래를 열어가고자 한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기술의 발전과 활용은 기업과 국가의 이익을 위한 치열한 경쟁뿐 아니라 인간의 존재와 생명 자체에 대한 근원적인 쟁점이 되고 있다. 우리가 ‘기독교세계관’으로 살펴봐야 할 새로운 시대적 도전과 비전에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장범식 총장은 “기독교 신앙과 학문의 통합을 위해 오랜 시간 헌신해 오신 기독교학문연구회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 자리에 모이신 모든 분들의 학문적 통찰과 기독교적 지혜가 오늘날 우리 사회와 한국교회에 큰 도전과 희망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며 “이 학술대회가 신앙과 학문의 첨단 경쟁 시대 속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기독교적 영성이 사회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 수 있을지를 함께 모색하는 귀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환영사했다.

경쟁에 대한 주장, 긍·부정 다양하게 존재
경쟁과 경쟁력, 타락 이전부터 존재하는 듯
타락한 경쟁은 불가피? 회복돼야 하는 것

▲권오병 교수.  ⓒ강혜진 기자

▲권오병 교수. ⓒ강혜진 기자

‘글로벌 경쟁과 기독교 학문의 비전’을 주제로 발제를 맡은 권오병 교수(경희대 경영학과)는 “기후 격변으로 인한 지구 자원 희소성 증대, 코로나19 이후 굳어지는 자국중심주의와 글로벌 공급망 위기, 기술 패권주의의 확산 등으로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한창 열기가 더해지는 미국 대선,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황도 이런 글로벌 경쟁과 무관치 않다”며 말문을 열었다.

권 교수는 “글로벌 경쟁은 피상적이고 긴밀하게 전개되므로, 그릇 대응하다가 자칫 교회의 안전과 국가의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글로벌 경쟁의 양상과 본질을 미리 파악해 바른 대응의 틀을 수립하고,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그 틀에 근거해 신속하고 올바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 세대가 무한경쟁의 시대이고 교회도 여기에 자유롭지 않음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글로벌 경쟁의 양상, 본질, 대응 방식을 탐구하는 것에 기독교 세계관을 기반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권 교수는 “경쟁은 선한 것인가, 악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뒤, “경쟁이 선 또는 악임을 결정하기에 뚜렷한 합의는 기독교 진영이나 비기독교 진영이나 없어 보인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경쟁을 보는 교회의 시각도 획일적이지 않다. 경쟁은 불가피한 존재여서 기독교인도 이를 수용해야 하며 바울 사도도 경쟁을 긍정적으로 보았다는 주장에서부터, 성경에 경쟁이 등장하는 구절은 대부분 부정적으로 묘사됐다는 주장까지 다양하다”면서 “하나님의 섭리와 일반은총이 잘 드러나는 장소인 자연 생태계에도 인류의 타락 이전부터 ‘생육과 번성’을 위한 경쟁이 존재했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그러나 타락 이후 자원이 희소해지고 인간의 욕망이 과도해지면서 조화로운 경쟁 상태를 유지하는 게 어렵게 되어, ‘경쟁의 타락’(fall of conpetition)과 ‘타락의 경쟁’(competition in fall)의 악순환으로 진입하게 됐을 것이다. 그 예로 직업과 소명과 상관없이 돈과 물질을 추구하는 목표의 단순화 및 그로 인한 배금주의를 들 수 있다. 인간은 본질적 타락에 빠졌고, 긍정적인 효과를 가진 경쟁 행위도 상업적 목적이나 물질적 보상과 결부됐을 경우 도덕적 타락에 빠질 위험성이 높아졌고, 맹목적 기록 추구, 신자유주의의 지배 논리에 의한 과도한 경쟁이 이뤄지게 됐고, 경쟁의 타락, 타락의 경쟁의 악순환으로 조화로운 경쟁이 훼손됐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권 교수는 “원래의 경쟁과 타락해 버린 경쟁은 본질에서 달리 보아야 하고, 타락한 경쟁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회복되어야 하는 것이다. 경쟁은 글로벌 정치·경제·사회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려는 과정에서 반드시 등장할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에, 이러한 글로벌 경쟁의 양상을 직시하고 조화로운 경쟁으로의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한 교회의 역할로 △신앙인과 비신앙인 모두에게 정상적인 욕구를 권장하는 기독윤리교육을 제공한다 △창의와 혁신은 자원의 희소성을 일부 극복하게 하여 글로벌 경쟁 강도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기에, 선한 동기를 갖고 혁신을 이뤄내는 과학자·공학자·행정가 등을 교회가 많이 배출할 수 있다 △사회가 조화로운 경쟁에 진입하게끔 분위기를 마련하는 데 이바지한다 △조화로운 경쟁이 구현되는 작은 기독교 공동체를 마련해 본다 등을 제안했다.

권 교수는 마지막으로 기독교 학문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글로벌 경쟁의 개념과 경쟁긍정론과 경쟁부정론을 아우르는 경쟁변혁론을 수립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각 학문 영역별로 경쟁변혁론적 시각에서 활발한 규범연구와 실증연구가 진행되고, 새 이론과 실천 대안들이 양산돼야 한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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