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C와의 교류 단절도 부결
역할 온전히 감당하지 못한 것 회개
비성경적‧반복음적 행위 바로잡고
복음적‧중립적 대의원 파송 힘쓸 것
“해명서 아닌 변명서” 비판도 거세
‘퀴어신학’을 이단으로 결의한 기독교대한감리회(이하 감리교)가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WCC(세계교회협의회) 탈퇴는 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직전에 총대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퀴어신학을 이단으로 규정한 만큼 이 사안에 대한 논의도 치열했다. 하지만 탈퇴는 않되, 두 기관에 대해 △비성경적, 반복음적 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고 △향후 복음적인 인물들을 파송하는 데 힘쓰기로 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NCCK 대책 연구위원회(위원장 박정민 감독)는 10월 31일 제36회 총회 둘째 날 오전 보고서에서 “WCC를 탈퇴하기보다 세계교회 안에서 정통 교단으로서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위상을 높이고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해 복음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이 시대 감리교의 사명이라 판단된다”고 했다.
NCCK에 대해선 “감리교가 주인 된 사명을 갖고 있지만, 그동안 그 역할을 온전히 감당하지 못한 것을 회개한다”며 “이 사명을 위해 NCCK에 실행위원들과 대의원을 파송할 때 보다 복음적이고 중립적인 위원들을 파송해 NCCK 내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성경적이고 반복음적인 일체의 행위들을 사전에 예방하고 앞장서서 바로잡아나가는 복음적인 연합운동의 주체가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한국교회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문제 제기와 대답을 듣고 대화하고, 그를 바탕으로 자료를 연구하고 정리하는 과정은 참으로 의미 있는 사건이었다”며 “한국 기독교의 장자교단으로서 참된 복음의 가치가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세밀히 살피며, 한국교회의 거룩성을 지키는 사명을 더욱 주도적으로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보고에 한 총대는 “해명서가 아니라 변명서처럼 들린다. 일반 국민들, 평신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도 중요하기에 단호해야 한다. 탈퇴를 정식 의제로 다뤄 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총대는 “WCC와 NCCK가 예전과 달리 변질됐기 때문에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지역교회 목회자들은 청년세대가 떠나 피해를 입고 있다. 탈퇴했다가 NCCK가 바뀌면 그때 다시 들어가면 되지 않는가”라고 했다.
반면 탈퇴 반대 총대들은 “한번 떠나면 다시 들어가기는 어렵다. 장자교단으로서 의무감을 버려선 안 된다. 타교단처럼 파송 추천위원회를 세워 달라”, “감리교는 WCC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NCCK가 쇄신해 출발했는데 2년간 지켜 보자”고 했다.
의장 이철 감독회장은 “퀴어신학에 대해 오늘 이단으로 규정했고, 신학적으로 규정한 감리교회 최초 사건이다. NCCK가 동성애 찬성 쪽으로 기울어 비판을 많이 받았고, 이러한 주장을 하는 이들이 (실행위원, 대의원으로) 갔다. (감리교는) NCCK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 왔고, 변화도 봤다. 다음 감독회장님도 충분히 의견을 갖고 계시니 오늘은 보고서를 받을 것인지를 논의하자”고 했고, 총대들은 위 보고서를 그대로 받기로 결의했다.
감리교는 이날 UMC(미국 연합감리회)와의 교류 단절 및 그에 따른 교리와장정 개정 안건은 부결했다. UMC는 올해 5월 총회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성직 안수 등을 공식적으로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