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낙태시설 ‘완충지대법’ 발효… ‘침묵기도’ 단속 여부 논란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낙태시술소 앞에서 침묵기도하다가 체포당했던 이사벨 본 스프루스. ⓒADF International

▲낙태시술소 앞에서 침묵기도하다가 체포당했던 이사벨 본 스프루스. ⓒADF International

영국에서 낙태 시술소나 진료소 앞에서의 시위를 금지하는 소위 ‘완충지대법’이 10월 31일(이하 현지시각) 발효됐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는 “이 법안에 따라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낙태 시술소나 진료소 인근 150m 내에서 기도와 실질적 지원이 불법화됐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이 법안은 의회에서 다수의 지지를 받은 후 2023년 공공질서법을 통해 도입됐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지난 9월부터, 북아일랜드에선 지난해부터 비슷한 법을 시행하고 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경우 이 법이 지난해 상반기 보수당 정부가 추진한 ‘공공질서법’의 하나로 통과됐으나, 그 시행 방식을 둘러싼 논란과 총선 등으로 시행이 늦어졌다.

법은 시행됐지만 낙태 시설 인근에서 ‘소리를 내지 않고 기도하는 방식’의 시위가 단속 대상인지는 여전히 논란이다. 왕립검찰청(CPS)은 이런 행위가 반드시 범죄에 해당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고, 경찰은 각 사건별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낙태 서비스 제공 업체인 ‘MSI 재생 선택’ 관계자는 “진료소 바로 앞에서 기도하는 사람 때문에 괴롭다는 여성의 증언이 많다”고 지적했다.

반면 잉글랜드와 웨일스 가톨릭 주교협의회 존 셰링턴(John Sherrington) 주교는 “정부가 종교의 자유에서 후퇴했다”며 “종교의 자유에는 낙태 시설 밖을 포함해 공개적으로 개인의 신앙을 표현할 권리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영국 생명권(Right To Life UK) 대변인 캐서린 로빈슨(Catherine Robinson)도 “계획되지 않은 임신으로 지원이 필요한 여성과 태아에게 비극적인 날”이라며 “수년에 걸쳐 수많은 여성들이 낙태 시술소 밖에 있는 친생명 자원봉사자들에게서 실질적인 지원을 받았다. 이러한 지원은 임신 중절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제공했다”고 했다.

이어 “오늘 완충지대를 도입하면 낙태 시술소 밖에서의 지원 제안이 범죄화될 것이다. (임신한 여성에 대한) 이러한 지원은 여성에게 진정한 선택권을 줄 뿐 아니라, 강압에 직면해 있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며 “이것이 없다면 많은 여성이 원치 않는 임신 중절을 겪게 될 것이고, 더 많은 아기의 생명이 비극적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에서는 임신 24주까지 의사 2명의 승인을 받으면 합법적으로 낙태할 수 있다. 2022년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낙태 건수는 25만 건으로, 전년보다 17% 늘어 1967년 관련법 제정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

“‘현장에만 110만’ 10.27 연합예배, 성혁명 맞서는 파도 시작”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가 2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10월 27일(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 예배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중심으로 광화문-서울시의회-대한문-숭례문-서울역뿐만 아니라 여의대로…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참석’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공의, 회복, 부흥을”

“오늘날 대한민국과 교회, 세계 이끌 소명 앞에 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며 온전하신 뜻 분별해야” 윤상현 의원 “하나님 공의, 사회에 강물처럼 흐르길” 송기헌 의원 “공직자들, 겸손·헌신적 자세로 섬기길” 제56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가 ‘…

이재강

“이재강 의원 모자보건법 개정안, 엉터리 통계로 LGBT 출산 지원”

저출산 핑계, 사생아 출산 장려? 아이들에겐 건강한 가정 필요해 저출산 원인은 양육 부담, 비혼 출산 지원은 앞뒤 안 맞는 주장 진평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 등이 제출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21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

다니엘기도회

다니엘기도회 피날레: 하나님 자랑하는 간증의 주인공 10인

①도대체 무엇이 문제입니까? - 이미재 집사 (오륜교회) ②모든 것이 꿈만 같습니다! - 박광천 목사 (올바른교회) ③어린이다니엘기도회를 기대하라! - 강보윤 사모 (함께하는교회) ④천국열쇠 - 강지은 어린이 (산길교회) ⑤용서가 회복의 시작입니다 - 최현주 집…

예배찬양

“예배찬양 인도자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는?”

“담임목사로서 어떤 예배찬양 사역자를 찾고 싶으신가요?” “평신도의 예배찬양 인도에 한계를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을 음악 정도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가르치고 계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묻고, 담임목사들이 답했다…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

“학생 담뱃갑서 콘돔 나와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훈계 못 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가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를 주제로 21일(목)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이상원 상임대표는 환영사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그 내용이 반생명적 입장을 반영하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실상 법률…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