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존 차오(John Cao) 목사가 지난 10월 15일 원난성 전슝현에서 사역하는 창 하오(Chang Hao) 전도사를 방문해 새 신자들에게 세례를 베푼 후 경찰에 연행됐다.
한국순교자의소리(이하 한국 VOM)와 그 중국 사역 파트너인 차이나에이드(China Aid)는 “창 하오 전도사가 목회하는 교회에는 세례를 받아야 할 새 신자가 10명이 넘었다. 그러나 교회 전통을 존중하는 창하오 전도사는 세례식은 안수받은 목사가 집행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자신이 목사 안수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대신 존 차오 목사를 초청해 세례를 베풀어 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라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한국 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존 차오 목사는 지난 10월 15일 새 신자 13명에게 사도행전 2장 28절에 대해 설명하고 세례를 주었다. 세례식에는 30명의 교인들도 참석했다. 모임이 화요일 오전에 열렸기 때문에, 참석자 대부분은 평균 연령이 70세가 넘는 고령자였다”고 설명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창 하오 전도사가 세례식이 끝났음을 알리자마자 20명이 넘는 경찰이 모임 장소에 들이닥쳐 ‘움직이지 말고 휴대폰 다 내놔!’라고 소리쳤다. 그리고 모든 사람의 호주머니를 수색했다. 일부 연로한 성도들이 조금 느리게 반응하자, 경찰은 그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89세의 한 할머니가 ‘우리는 평화로운 모임을 하고 있는 기독교인이다. 어떤 법도 어기지 않았다’고 하자, 경찰은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에게 고함을 질렀다”고 했다.
이후 경찰은 모든 참석자를 전슝현 공안국으로 연행했다. 목격자들은 성도들이 경찰 차량으로 걸어갈 때 경찰관들이 양쪽에 배치돼, 성도들이 서로 소통하지 못하게 막았다고 전했다. 당시 10대가 넘는 경찰차와 여러 대의 특수경찰 승합차도 출동해 있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경찰서에 도착하자, 경찰은 그 쇠약하고 연로한 성도들을 한쪽 구석에 방치해 뒀다. 성도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수 차례 요청한 후에야 겨우 물 한 잔과 빵 한 조각을 제공받았다. 나이 많은 성도들이 견디기에는 너무 큰 신체적 고통이었다”고 했다.
자정 무렵, 진술을 마친 성도들이 한 명씩 풀려났다. 목격자의 말에 따르면, 심문의 주된 초점은 두 가지였다. “누가 그 집회에 관해 알려줬느냐”는 것과 “누가 설교하고 세례를 베풀었느냐”는 것이었다. 존 차오 목사는 진술을 마친 후 자정에 풀려났고, 창 하오 전도사는 불법 종교 집회 주최 혐의로 구류 12일을 선고받았다.
한편 경찰은 집회 장소와 영사기를 파괴하고 성경과 기타 장비들을 압수했다. “다른 사람들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도록 조직한” 혐의로 기소된 존 차오 목사는 2018년 3월 중국과 미얀마 국경의 빈곤 지역에서 설교하고 학교를 설립하고 2천 명 이상의 현지 학생들에게 혜택을 제공한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2024년 3월 석방된 바 있다.
창 하오 전도사가 행정 구금을 당한 것은 이번이 20번째였다. 창하오 전도사는 매번 같은 이유, 즉 불법 전도를 이유로 구금당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창 하오 전도사는 어린 시절 공장 화재로 손에 심한 화상을 입어 물건을 잡을 수 없게 돼 국가에서 장애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전슝현 공안국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매몰차게도 창하오 전도사에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