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찰, 교회 세례식 급습해 고령 신자들까지 체포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존 차오 목사와 창 하오 전도사.

▲존 차오 목사와 창 하오 전도사.

중국의 존 차오(John Cao) 목사가 지난 10월 15일 원난성 전슝현에서 사역하는 창 하오(Chang Hao) 전도사를 방문해 새 신자들에게 세례를 베푼 후 경찰에 연행됐다.

한국순교자의소리(이하 한국 VOM)와 그 중국 사역 파트너인 차이나에이드(China Aid)는 “창 하오 전도사가 목회하는 교회에는 세례를 받아야 할 새 신자가 10명이 넘었다. 그러나 교회 전통을 존중하는 창하오 전도사는 세례식은 안수받은 목사가 집행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자신이 목사 안수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대신 존 차오 목사를 초청해 세례를 베풀어 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라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한국 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존 차오 목사는 지난 10월 15일 새 신자 13명에게 사도행전 2장 28절에 대해 설명하고 세례를 주었다. 세례식에는 30명의 교인들도 참석했다. 모임이 화요일 오전에 열렸기 때문에, 참석자 대부분은 평균 연령이 70세가 넘는 고령자였다”고 설명했다.

▲세례를 주고 있는 존 차오 목사.

▲세례를 주고 있는 존 차오 목사.

현숙 폴리 대표는 “창 하오 전도사가 세례식이 끝났음을 알리자마자 20명이 넘는 경찰이 모임 장소에 들이닥쳐 ‘움직이지 말고 휴대폰 다 내놔!’라고 소리쳤다. 그리고 모든 사람의 호주머니를 수색했다. 일부 연로한 성도들이 조금 느리게 반응하자, 경찰은 그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89세의 한 할머니가 ‘우리는 평화로운 모임을 하고 있는 기독교인이다. 어떤 법도 어기지 않았다’고 하자, 경찰은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에게 고함을 질렀다”고 했다.

이후 경찰은 모든 참석자를 전슝현 공안국으로 연행했다. 목격자들은 성도들이 경찰 차량으로 걸어갈 때 경찰관들이 양쪽에 배치돼, 성도들이 서로 소통하지 못하게 막았다고 전했다. 당시 10대가 넘는 경찰차와 여러 대의 특수경찰 승합차도 출동해 있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경찰서에 도착하자, 경찰은 그 쇠약하고 연로한 성도들을 한쪽 구석에 방치해 뒀다. 성도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수 차례 요청한 후에야 겨우 물 한 잔과 빵 한 조각을 제공받았다. 나이 많은 성도들이 견디기에는 너무 큰 신체적 고통이었다”고 했다.

자정 무렵, 진술을 마친 성도들이 한 명씩 풀려났다. 목격자의 말에 따르면, 심문의 주된 초점은 두 가지였다. “누가 그 집회에 관해 알려줬느냐”는 것과 “누가 설교하고 세례를 베풀었느냐”는 것이었다. 존 차오 목사는 진술을 마친 후 자정에 풀려났고, 창 하오 전도사는 불법 종교 집회 주최 혐의로 구류 12일을 선고받았다.

한편 경찰은 집회 장소와 영사기를 파괴하고 성경과 기타 장비들을 압수했다. “다른 사람들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도록 조직한” 혐의로 기소된 존 차오 목사는 2018년 3월 중국과 미얀마 국경의 빈곤 지역에서 설교하고 학교를 설립하고 2천 명 이상의 현지 학생들에게 혜택을 제공한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2024년 3월 석방된 바 있다.

창 하오 전도사가 행정 구금을 당한 것은 이번이 20번째였다. 창하오 전도사는 매번 같은 이유, 즉 불법 전도를 이유로 구금당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창 하오 전도사는 어린 시절 공장 화재로 손에 심한 화상을 입어 물건을 잡을 수 없게 돼 국가에서 장애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전슝현 공안국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매몰차게도 창하오 전도사에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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