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에서 ‘음악’은 얼마나 중요한가?

|  

[크리스찬북뉴스 서평] 하나님의 은혜로운 자기계시에 대한 반응

영광의 회복: 성경적인 예배 신학의 회복
다니엘 I. 블록 | 전남식 역 | 성서유니온선교회 | 588쪽 | 12,000원

예배는 단지 음악이 아니라는 것을 대부분의 그리스도인이 안다. 예배를 그렇게 좁은 의미로 제한할 수 없다. 한편 삶의 예배를 강조하는 사람들은 예전적 예배에 관해 무시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모든 것이 다 예배라고 말하면서도, 교회가 공적으로 모여 드리는 예배는 상대적으로 가볍게 다룬다(“예배만 잘 드리면 뭘 하나, 삶이 예배적이어야지”라는 식의 비판과 함께).

그러면 예배란 무엇일까? 특별히 하나님의 백성이 드리는 예배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고, 어떤 목적과 의미와 형식을 갖추고 드려져 왔는가? 오늘날 예배 공동체인 교회는 그러면 어떻게 예배받기 합당하신 하나님, 그리고 예배를 명령하신 그분을 합당하게 높여드릴 수 있는가?

휘튼칼리지 구약학 명예교수이자 NICOT <에스겔>과 NAC <룻기>, NIV 적용주석 <신명기> 등 훌륭한 주석들의 저자인 다니엘 I. 블록은 <영광의 회복>이라는 책을 통해 ‘성경적인 예배 신학의 회복’을 추구한다.

신학대학원에서 필자를 가르친 교수는 다니엘 블록이 쓴 모든 저작을 반드시 읽어보라고 추천한 적이 있다. 주석 외에는 국내에 소개된 바 없는 저자의 책 중 <영광의 회복>이 2019년 성서유니온선교회를 통해 보급되었고, 재정가 전 대비 훌륭한 가격 혜택을 받아 방대하고도 유익한 예배 신학의 자원을 이렇게 귀하게 접할 수 있어 감사했다.

블록은 구약학 박사로서 구약을 대변하기 위해 굉장히 애쓴다. 전혀 과장된 방식이 아니라 올바른 방식으로, 구약의 하나님이 신약의 하나님과 얼마나 동일한지, 구약의 복음이 신약의 복음과 얼마나 닮았는지 설명한다(구약은 율법적 심판, 신약은 복음적 은혜라고 구분할 수 없다는 관점에서).

블록은 이 책에서 예배와 관련된 여러 주제들을 다룬다: 예배에 대한 성경적 이해(정의), 예배의 대상, 주체, 예배적인 일상과 가정생활, 노동, 성례전, 예배에서의 성경 사용과 기도, 음악, 봉헌, 예배가 담고 있는 드라마, 예배가 이뤄지는 공간과 디자인, 예배 인도자. 각각의 주제에 관하여 우리가 가지고 있음직한 선입견을 먼저 제거하고 온전히 구약 성경과 신약 성경이 다루고 있는 내용을 용어와 사례를 들어 분석한다.

탁월한 실력으로 성경 전체에서 주제와 관련된 교훈을 뽑아낸 후, 그것을 요약해 오늘날 교회를 위한 적용을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예배에 관한 저자의 정의는 각 장을 시작할 때마다 반복하여 강조되는데, “참된 예배는 하나님의 은혜로우신 자기 계시에 대한 반응으로, 그분의 뜻에 따라 왕이신 하나님 앞에서 복종과 경의를 표하는 인간의 경건한 행동을 수반한다”가 바로 예배에 대한 성경적 이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오늘날 교회가 예배를 음악과 동일시하는 것을 비판한다. 물론 음악도 공예배의 중요한 요소이지만, 성경 자체는 음악을 그만큼 예배의 핵심 또는 중심에 두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음악이 훌륭한 예배의 도구인 것은 사실이지만, 저자가 내린 예배의 정의만 봐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우신 자기 계시”다. 그에 대한 반응으로 찬양과 연주와 경배와 합당한 삶, 순종, 봉사가 뒤따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륜교회 헤세드 팀이 지난 4일 2024 다니엘기도회에서 찬양하는 모습(위 사진은 본 서평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다니엘기도회

▲오륜교회 헤세드 팀이 지난 4일 2024 다니엘기도회에서 찬양하는 모습(위 사진은 본 서평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다니엘기도회

저자의 우선순위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것은, 예배에 참여하는 모든 성도와 그들을 인도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누구든지 하나님의 은혜로우신 자기 계시에 관심을 두고 끊임없이 그분을 아는 지식에서 자라가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다.

설교자, 인도자, 예배 찬양 리더 등 뭐라고 불리든, 그들은 모두 블록이 연구한 것처럼 구약과 신약에서 하나님이 각각 어떻게 자기를 나타내셨고 또 어떻게 합당하게 반응할 것을 요구하셨는지 궁금해하고 또 알기 위해 힘써야 할 필요가 있다.

설교를 포함한 모든 예배 행위는 결국 예배자를 통해 표현된다. 기술과 실력과 도구가 유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그것을 연주하고 실행하는 사람이 예배자로서 얼마나 하나님을 지식적으로 경험적으로 알고 합당하게 반응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블록은 아주 구체적인 적용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종종 음악을 단조로 시작했다가 마지막엔 장조로 마칠 것을 제안할 정도로, 실질적 교훈을 주기도 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성경적 예배가 무엇인지 함께 예배하는 이들과(또는 인도하고 준비하는 이들과) 토론하고 실제로 어떻게 현재 적용하고 있는 예전에 반영할 수 있을지 건설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예배를 위하여 창조됐고, 하나님의 사람은 예배를 위해 구원받았고, 하나님의 백성은 영원히 온전하게 예배할 그날을 기다린다. 성경은 우리에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가 무엇인지 분명한 기준과 원칙을 제시하고 있기에,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가 이 땅에서 천국의 예배를 사모하며 기다리면서, 성경적 예배를 회복하여 하나님이 찾으시는 예배자, 예배 공동체로 세워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다니엘기도회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 씨, 다니엘기도회 깜짝 등장

2024 다니엘기도회 여섯째 날인 11월 6일 4선 의원과 경기도지사를 지내고 지금은 마약예방 활동을 하고 있는 남경필 대표(은구 이사장)가 간증에 나선 가운데,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인 전우원 씨가 등단해 인사를 전했다. ‘우리 꼰대가 변했어요(욥기 23:10)’라는 …

시민단체들 인권위에 강유정 의원에 대한 진정서 제출

“인권위 ‘하극상’ 문책하고, 국민 인권 차별한 강유정 의원 사퇴하라”

인권위 수장 파악 못한 현안보고서 제출 납득 안 돼 인권위 직원들이 안 위원장 망신주려는 의도로 유추 ‘고등학생 문해력’ 반복한 강 의원 인격 의심스러워 페북 삭제된 주요셉 목사 표현의 자유 침해당했는데 피해자 보호는커녕 능멸, 대한민국 국민 인권 …

10.27 연합예배

수백만 울린 10.27 연합찬양대 솔리스트 유난이 “나를 다 비웠을 때…”

온·오프라인으로 200만여 명이 함께한 ‘10.27 연합예배’의 여운이 계속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유튜브 생중계 영상이 11월 8일 오후 현재까지 126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고, 당시 접속 국가 리스트에 따르면 총 102개국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함께한 …

도널드 트럼프

美 트럼프가 복음주의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얻은 이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016년 대선 때부터 트렌스젠더주의 등 민감한 이슈들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번 대선에서는 창조 질서 등 전통적 가치를 수호하겠다고 밝혀 많은 복음주의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복음주의자…

목회트렌드 2025

2025년 목회, 리더십·여성·문해력·소그룹에 주목하라

1. 리더십이 탁월한 목회 절실 2. 여성과 함께하는 목회 대안 3. 문해력이 곧 목회력이다 4. 소그룹이 교회 미래 만든다 2025년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주목해야 할 목회 키워드 4가지가 제시됐다. 이와 관련, 최근 발간된 책 저자들 중 김도인 목사(아트설교연구원…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6회 총회

“퀴어신학 이단 규정, 감리교 회복 단초… NCCK·WCC 탈퇴 보류는 안타까워”

행정총회 중 발견된 문제점들 지적 녹색·여성 신학 주창 실체 드러내 예문집 등 통한 사상 설파 막아야 기독교대한감리회 동성애대책통합위원회(위원장 김찬호 목사, 이하 위원회)가 지난 10월 30-31일 교단 제36회 총회 중 발견된 문제점들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7…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