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받는 방법,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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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간절히 손을 내밀라

은혜란 무엇인가?
오경석 | 좋은씨앗 | 136쪽 | 7,000원

<은혜란 무엇인가?>의 저자, 오경석 목사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우리시민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성경공부 교재 집필 및 고신 총회교육원 연구원 사역 등을 바탕으로 교회 교육과 관련된 교재와 서적을 주로 써왔던 저자는, 최근 좋은씨앗을 통해 <복음이란 무엇인가?>에 이어(2023), 이번에 <은혜란 무엇인가?>까지 기독교 핵심 교리를 다루는 책을 썼다.

여는 글에서 그가 밝힌 것처럼, 오랜 세월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성경에 관한 글을 쓰고 강의하는 일에 매진하는 가운데 영적으로 메마른 자기 상태를 발견하고, 은혜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고민하며 이 책을 썼다고 한다(9쪽).

저자는 은혜 받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책을 찾기 힘들었다고 고백한다(하지만 저자가 그 과정 중에 발견한 은혜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되는 추천도서를 부록에 소개했다). 사실 성경이 말하는 은혜를 은혜롭게 가르쳐주는 책은 결코 적지 않다.

하지만 저자는 6개월 정도 은혜를 연구하고 갈급해하며 부지런히 찾는 과정을 통해, ‘은혜는 배우는 것’이고 ‘은혜는 하나님께 받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은혜란 무엇인가?>는 그래서 그동안 명쾌하게 설명된 적 없는 은혜에 관한 가르침을 전수하는 책이라기보다, 저자가 배운 하나님 주신 은혜를 독자가 함께 배우고 누리기를 간절히 원하는 마음으로 쓴 책이라고 볼 수 있겠다. 교회교육 전문가답게 ‘소그룹을 위한 질문’이 각 장 끝에 있어 함께 은혜를 배우고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은 총 다섯 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에서는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를, 2-3장에서는 각각 구약과 신약에서 은혜의 개념 그리고 은혜가 나타난 방식을 설명한다. 4장은 저자가 가장 알기 원했던 ‘은혜받는 방법’을 다룬 ‘은혜를 어떻게 누리는가?’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고, 마지막 5장에서 은혜받은 자의 마땅한 삶을 요구한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성경에 사용된 용어(단어)의 원래 의미와 사용된 예들을 살펴보는 것으로 은혜의 개념을 정리하고, 은혜를 누리는 방법을 다룰 때는 특별히 교리문답 등을 활용해 실질적 적용을 도출하려고 노력한다.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된 성경이 은혜를 정의하는 절대 권위로 사용되는 것은 정말 올바른 일이다. 그리고 오랜 세월 믿음의 선배들이 서약하고 실천해 온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받아 하나님의 은혜를 얻기 위해 힘쓰고 또 그에 합당하게 행하려고 애쓰는 것도 정말 합당한 일이다.

▲ⓒUnsplash/ NATHAN MULLET

▲ⓒUnsplash/ NATHAN MULLET

저자 오경석 목사는 오늘날 신자가 은혜를 쉽게 오해할 수 있다고 바르게 진단한다. 일반 은혜를 넘어 특별 은혜를 신자가 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둘 다 하나님이 일방적으로 피조물인 사람에게 주시는 것이지만, 특별 은혜는 하나님의 자녀, 그분의 백성에게 주시는 것으로 ‘마음을 새롭게 하는(18쪽)’ 은혜이다.

저자는 이 특별한 구원의 은혜가 믿는 우리의 죄를 사하고 의롭다고 선언받게 하며(칭의),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살아가도록 거룩하게 빚으신다고 한다(성화). 하지만 신자는 하나님의 은혜를 값싸게 여길 수 있는데, 그러면 앞서 말한 하나님의 풍성한 구원의 은혜가 신자 안에서 강력하게 역사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저자는 “값비싼 은혜는 끊임없이 찾아야 할 복음이고, 기도로 간구해야 할 은사이며, 두드려야 할 문입니다(21쪽)”라고 말했다. 계속 은혜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 귀한 은혜를 얻기 위하여 날마다 하나님의 보좌 앞에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웨스트민스터 대교리문답을 통해 은혜받는 세 가지 수단, 곧 말씀과 성례(세례와 성찬) 그리고 기도를 제시한다. 각 방편을 하나의 주제로 풍부하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저자는 이 세 가지 수단이 하나님이 믿는 자에게 은혜를 부어주시는 통로가 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설명했다.

만일 누군가 저자처럼 자기 안에 하나님의 은혜가 발견되지 않는 듯 공허함과 갈급함을 느끼고 있다면,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 은혜를 풍성히 얻을 수 있는지 간절히 알기 원한다면, 저자가 앞서 설명한 구약과 신약에 나타난 하나님의 그 은혜를 이 단순한 세 가지 수단(그것도 하나님이 우리에게 은혜로 주신 수단)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말씀 듣는 행위, 세례와 성찬에 참여하는 행위, 기도의 행위 자체가 아니다(물론 행위 자체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갈망하는 것이다. 주님은 구하고 찾고 문을 두드리는 자에게 주신다고 약속하셨다.

하나님은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신다. 겸손한 자는 자신이 얼마나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에 합당하지 않은 자인지 아는 자다. 다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빈손을 내밀어 그분의 호의를 바라는 것뿐이다.

하나님은 긍휼이 풍성하신 분이시고, 그 아들을 아낌없이 내어주기까지 택하신 자를 사랑하시는 분이시다. 그래서 우리가 내민 빈손이 부끄럽게 돌아오지 않고 풍성히 채워질 수 있는 것이다.

저자 오경석 목사가 은혜를 풍성히 채우기 위해 겸손히 분투했던 것처럼,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가 겸손히 자신을 낮추고 다만 하나님께 긍휼을 베풀어 달라고 간절히 구하기를 바란다. 그런 자에게 하나님이 은혜를 주신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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