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85] 작은 자를 섬기는 길
세상을 변화시키는 크리스천들의 도전
2024 다니엘기도회 5일차 강연이 마음 깊이 남았다. 히즈빈스 창업자인 임정택 대표는 장애인과 같은 사회의 약자, 즉 ‘지극히 작은 자들’을 향한 크리스천의 진정한 책임과 도전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임정택 대표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사명을 사회적 기업으로 실현하고자 했다. 그의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라는 가르침을 바탕으로, 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게 한다.
포항 한동대와 배움의 의미
임정택 대표가 이 길을 걷게 된 계기는 포항 한동대학교에서의 학창 시절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한동대는 기독교적 가치와 세계시민 의식을 강조하는 독특한 교육 철학으로 유명하다. “하나님 방법으로 세상을 변화시키자”와 “배워서 남 주자”는 사명을 중심으로 학생들에게 사회적 책임감을 가진 리더로 성장할 것을 독려한다.
임 대표 역시 이곳에서 배운 기독교적 사명감과 사회적 책임의식을 바탕으로, 장애인과 같은 ‘작은 자들’을 섬기는 일에 대한 깊은 고민과 헌신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처럼 한동대의 교육 철학은 그의 사회적 책임 의식을 형성하는 중요한 배경이다.
비즈니스,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지는 곳이 되다
임정택 대표는 장애인들과 함께할 수 있는 커피 비즈니스를 떠올리게 됐고, 처음에 커피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음에도 이 길을 선택했다. 그의 목표는 단순히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이 공간이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하며 사회적 편견을 허물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랐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그는 바리스타 교육을 제공하는 커피 전문가를 찾았고,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도 도움을 받아 4명의 장애인이 바리스타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임 대표는 이들이 직업을 통해 자신감을 찾고 사회의 편견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며, 그들의 잠재력을 확신하게 됐다.
카페가 문을 연 첫날 많은 학생이 줄을 서서 커피를 구매했고, 한 장애인 바리스타는 커피를 내리며 “내가 왜 사는지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들에게도, 임 대표에게도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이 카페는 이제 단순한 수익 창출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과 가치가 실현되는 ‘하나님 나라’의 일부였다.
임정택 대표와 팀은 비즈니스를 단순히 재정적 성공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매일같이 기도로 시작하는 업무, 고객들과 따뜻한 교감, 그리고 하나님께서 일터에서 하시는 일들을 목격하는 것이었다. 이는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서 인내와 사랑으로 사회적 책임을 감당해 나가고, 작은 자를 섬기며, 그들의 자립과 성장을 지원하는 과정이었다.
신앙 안에서 인내하며 겪은 시험과 성장
임정택 대표는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적지 않은 시험을 겪었다. 그는 포스코와 같은 대기업에 사회적기업으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아 후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하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그는 기도와 신앙 속에서 인내하며 다시 도전했다. 그의 진정성이 전해진 덕분인지 포스코는 결국 임 대표의 사업을 지원하기로 했고, 그 지원금은 히즈빈스의 종잣돈이 됐다. 이는 사업이 뿌리내리고 성장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임 대표는 “하나님이 주신 일은 하나님의 방법으로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실감하며, 실패 속에서도 하나님이 주시는 타이밍과 방법을 신뢰하는 법을 배웠다. 이 시간을 통해 임 대표와 그의 팀은 비즈니스적 성과를 넘어 영적 성숙을 경험했고, 장애인들에게 의미 있는 일터를 제공하려는 그의 비전이 더 굳건해졌다.
결국 그의 팀이 정신장애인의 직업 유지율을 90% 이상 달성하자 미국 대학들로부터 사례 연구 요청이 들어왔고, 한국 일반적 정신장애인들의 직업 유지 비율이 18%에 불과한 현실 속에서 히즈빈스는 특별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임 대표는 이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서 인내하는 것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비즈니스의 진정한 성장임을 깨닫게 되었다.
시대마다 크리스천들이 일으킨 운동
역사적으로 크리스천들은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다양한 운동을 일으켜 왔다. 19세기에는 윌리엄 윌버포스와 같은 신앙인들 주도로 노예제 폐지 운동을 이끌었고, 이후에도 교육, 의료,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크리스천들의 활동이 세계 곳곳에서 이어졌다. 이러한 신앙 운동은 단순한 사회적 변화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구체적 방편으로 자리를 잡았다.
오늘날에도 임정택 대표와 같은 이들이 이를 이어받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장애인 고용 확대와 자립 지원을 통해, 그들이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크리스천들의 사명은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라”는 예수님 말씀을 삶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한국에는 약 260만 명 넘는 장애인이 있지만, 이들의 고용률은 여전히 낮다. 임 대표의 사례는 장애인 고용이 단지 법적 요건이 아닌, 사회적 책임과 사랑의 실천임을 보여준다. 또 장애인 고용을 통해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서로를 이해하고 성장해 나가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이제 단순한 고용 의무를 넘어, 크리스천들이 앞장서서 장애인 고용을 확대하고 그들에게 직업 훈련과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할 때다. 각 교회와 크리스천 기업들이 연합해 이 사명을 실천할 수 있다면, 장애인 고용 운동은 단지 이들을 사회에 편입시키는 일이 아니라, 그들이 자립할 수 있는 진정한 터전을 마련해 주는 일이 될 것이다.
이러한 실천이야말로 시대마다 크리스천들이 일으킨 사랑과 정의의 운동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크리스천들이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회적 약자를 섬기며 하나님 사랑을 전하는 것은 이 시대에도 필요하며, 이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세상에 전파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작은 자를 위한 사랑의 실천
임정택 대표는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라는 예수님 말씀을 실천하기 위해, 장애인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일구었다. 그의 경험을 통해 우리 사회가 장애인 고용을 이제는 형식적인 법적 요구로 바라보지 않고, 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자립과 사랑을 베풀 기회로 여겨야 함을 깨닫는다.
“하나님 안에 풍덩 잠길 때 모든 것이 채워진다”는 그의 고백처럼, 하나님의 뜻 안에서 이들을 향한 사랑을 깊이 실천할 때 그분이 채워주실 것임을 믿는다. 장애인 고용은 단지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책임이며, 예수님의 사랑을 이웃에게 구체적으로 전하는 방법이다.
모든 교회와 크리스천 기업이 앞장서서 장애인을 고용하고 교육하는 일에 참여한다면, 세상은 더 나은 곳으로 변할 것이다. 좁고 험난한 길이지만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면, 우리는 그분의 사랑과 은혜 안에서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최원호 박사
심리학 박사로 서울 한영신대와 고려대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했습니다. <열등감을 도구로 쓰신 예수>, <열등감, 예수를 만나다>, <나는 열등한 나를 사랑한다> 등 베스트셀러 저자로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서울 중랑구 은혜제일교회에서 사역하며 웨이크신학원 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칼럼은 신앙과 심리학의 결합된 통찰력을 통해 사회, 심리, 그리고 신앙의 복잡한 문제의 해결을 추구합니다. 새로운 통찰력과 지혜로 독자 여러분들의 삶과 신앙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