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때문에’ 각각 트럼프와 해리스에게 투표한 美 유권자들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미국 크리스천포스트, 다양한 사연 소개

▲성조기. ⓒpixabay

▲성조기. ⓒpixabay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이번 대선에서 각자의 신앙을 바탕으로 각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한 미국인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재세례파 신앙 공동체인 브레드렌빌리지의 스티븐 쉔크(Stephen Shenk)는 트럼프 지지자다. 쉔크는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경과 경제 이슈다. 2016년 트럼프 집권 기간 동안 국경이 훨씬 더 안전했고, 경제도 더 나은 위치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집을 사려는 젊은 세대인데, 지난 4년 동안 집을 사는 것이 이전보다 훨씬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복음주의 계열인 빅토리교회에 출석하는 쉔크는 “신앙이 분명 투표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며 “저의 도덕성은 도널드 트럼프의 많은 정책과 공화당 전체의 도덕성과 일치한다”고 했다.

반면 존 바이어스(John Byers)는 “해리스에게 투표했다. 지난 선거에서 공화당을 지지했지만, 올해는 트럼프가 너무 멀리 갔다”며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 테러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그 이후부터 트럼프를 지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바이어스는 브레드렌교회에 일원으로서 연방정부와 협력해 난민 재정착을 돕는 신앙 기반 단체 6개 중 하나인 ‘처치월드서비스’(Church World Service)를 통해 난민들이 이 지역에 재정착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이 경험으로 트럼프의 대량 추방 계획에 대해 경계심을 갖게 된 그는 “나는 사람들을 이 나라에 정착시키기 위해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추방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두 후보 모두 선거운동 마지막 날 신앙을 가진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는 최근 랭커스터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오랫동안 자신을 지지해 온 유권자층인 복음주의자들에 초점을 맞췄고, 해리스는 흑인 개신교인과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몰몬교) 교인 등 다양한 종교인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브레드렌빌리지 유권자인 로다 마스트(Rhoda Mast)는 트럼프의 인격 때문에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했다. 그녀는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에게 투표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난 메노나이트(재세례파) 신앙인으로서, 정기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후보를 지지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신앙인이자 기독교인으로서 진실을 말하고 친절하며 정직해야 하고, 미국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다이애나(Diana)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초교파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트럼프가 “성경적 신념과 기독교적 신념”을 더 많이 대변한다고 말했다.

그녀와 함께한 의료 종사자이자 재향군인인 닐 윌슨(Neil Wilson)은 “2020년 선거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해리스를 위해 투표했다”고 했다. 목사를 삼촌으로 둔 침례교 가정에서 자란 그는 “난 그녀가 대표하는 것, 즉 사람들, 중산층을 좋아하고, 이를 통해 투표의 영감을 얻었다”면서 “내게 있어서 신앙은 변화를 위한 노력에 영감을 줬고, 투표가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가톨릭교인 케이티 파식(Katie Pasic)은 낙태가 끔찍하다고 생각하지만, 낙태권 보호를 선거운동의 초점으로 삼은 해리스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아침에 일어나서 ‘낙태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다. 불가지론자인 남편도 해리스에게 투표했다. 제가 모든 가톨릭교인을 대신해서 말할 수는 없지만, 낙태 반대자면서도 낙태 찬성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러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톨릭교회는 공식적으로 낙태에 반대하지만, 미국의 가톨릭교인 대부분은 모든 또는 대부분의 경우 낙태가 합법화돼야 한다고 믿는다.

최근 필라델피아에서 랭커스터 카운티로 이사한 제나와 알렉스 모이어(Jenna and Alex Moyer) 부부는 초교파 교회에 다니고 있다. 알렉스 모이어는 “유대-기독교 윤리가 우리나라의 좋은 지도자가 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지 후보가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제나 모이어 역시 “우리는 나라가 우리의 가치를 지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기를 바랄 뿐이지만, 우리 아이들이 자라면서 좋은 도덕성과 가치를 배울 수 있는 환경도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두 사람 모두 펜실베이니아 유권자들이 깊이 분열돼 있다는 보도는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나 모이어는 “거리를 걷다 보면 사람들이 서로를 존중으로 대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고 했다.

신앙이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닌 사람들도 있었다.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로이스 스타우트(Royce Stout)는 “안전한 국경을 원하기 때문에 트럼프에게 투표했다”면서, 신앙이 투표에 영향을 미쳤는지 묻자 한마디로 “아니”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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