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 논하는 우리 삶에, 과연 기쁨이 실재하는가”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한국기독교학술원 ‘기쁨’ 주제로 공개강연회 개최

▲제63회 한국기독교학술원 공개강연회가 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기쁨을 빼앗긴 시대에 기쁨을 말하다’를 주제로 열렸다. 원장 손인웅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제63회 한국기독교학술원 공개강연회가 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기쁨을 빼앗긴 시대에 기쁨을 말하다’를 주제로 열렸다. 원장 손인웅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한국기독교학술원(이사장 이승택 박사, 원장 손인웅 목사) 제63회 공개강연회가 ‘기쁨을 빼앗긴 시대에 기쁨을 말하다’를 주제로 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1부 경건회는 이승구 박사(학술위원)의 사회, 이신건 목사(학술위원)의 대표기도, 덕수교회 마리아 중창단의 특송, 원장 손인웅 목사의 설교, 이사장 이승택 장로의 인사말로 진행됐다.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를 주제로 설교한 손인웅 목사는 “그렇게 찾았던 세상의 기쁨은 이내 신기루같이 사라지고, 배신과 절망, 슬픔과 허무가 찾아온다. 마약과 질병과 죽음도 그 길 위에 있다”며 “하나님이 우리의 진정한 기쁨이시다. 복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놀라운 기쁜 소식”이라고 했다.

이어 “행복과 기쁨을 찾아 교회를 떠나 세상을 향하는 시대, 교회는 기쁨의 신학을 발전시켜 세상에 전해야 한다”며 “성서 속에 나타난 기쁨을 훌륭하게 밝혀내신 구약학 왕대일 교수님, 신학적으로 기쁨의 신학을 정리·발전시키신 조직신학자 김성봉 교수님 두 분의 강연은 미국에서 발전되고 있는 ‘기쁨의 신학’을 넘어서는 훌륭한 강연”이라고 말했다.

“‘기쁨’은 감정이지만, 그 주체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어야”

2부 공개강연회는 학술위원장 김명용 박사가 사회를 맡았다. ‘기쁨의 영성, 기쁨의 신학-구약신학적 고찰’을 주제로 발제한 왕대일 박사(전 감신대 교수)는 “기쁨의 그릇이 감정이기는 하지만, 구약의 말씀에서 사람의 감정을 이끄시는 주체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라며 “그 기쁨의 원동력은 세속에 있지 않고 하나님께 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 하나님 앞에 서는 자, 하나님 안에 살아가는 자는 정녕 기쁨의 주체가 된다”고 밝혔다.

그는 “기쁨은 세상살이를 이겨가는 삶의 표정이지만, 그 표정의 속내는 주 하나님이 채워주시는 은총”이라며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계시기에 진정 기뻐할 수 있다. 주 하나님을 알고 맞이하고 체험하고 누리는 것이 구약이 말하는 기쁨”이라고 했다.

이어 “구약에서는 슬픔과 기쁨을 눈물과 웃음의 반어법이나 이분법으로 보지 않고 눈물·슬픔의 승화로 보는 증언도 있다. 하박국의 노래는 ‘없음의 현실’과 역설적으로 ‘있음의 진실’로 승화시키는 찬양”이라며 “또 구약에서는 눈물을 기뻐하기의 모판으로 삼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이어 “세상살이에 연연한 인간들, 사람살이에 목숨 건 존재들은 기쁨의 본질을 누릴 수 없다. 하나님의 영을 지녀야, 하나님의 영을 받아야, 하나님의 영으로 채워져야 기쁨의 본질을 결정론이 아닌 창조론으로, 우연이 아닌 필연으로, 역설이 아닌 신앙의 진실로, 사람의 기쁨이 아닌 하나님의 기쁨으로, 신정론이 아닌 종말론으로 뻗어나간다”며 “눈물의 사다리는 기쁨의 영성 없이는 오를 수 없고, 기쁨의 신학은 기쁨의 영성 없이는 그 사명을 감당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성봉 박사(전 안양대 신학대학원장)가 ‘기쁨의 신학’에 대한 네 가지 주의 사항을 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김성봉 박사(전 안양대 신학대학원장)가 ‘기쁨의 신학’에 대한 네 가지 주의 사항을 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김성봉 박사(전 안양대 신학대학원장)는 ‘기쁨의 신학’에 대한 네 가지 주의 사항을 전했다.

김 박사는 “‘기쁨’은 본래 하나님의 기쁨이다. 성부의 기쁨이 성자의 기쁨이 되고, 성자의 기쁨이 사도의 기쁨이 되고, 사도의 기쁨이 성도들의 기쁨이 된다”며 “어느 새 하나님에게서 사람으로의 중심이 옮겨간 느낌이다. 존 파이퍼가 굳이 ‘하나님의 기쁨’이라 한 데는 이유가 없지 않다”고 했다.

이어 “기쁨을 논의 주제로 삼는다 해도, 기쁨을 위한 기독교이기보다 기독교 신앙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넘쳐나는 기쁨이어야 한다”고, 또한 “감성의 시대라 하여 이성을 배제하는 감성이 돼선 안 된다. 2천년 교회 역사 속 형성된 건전한 교리체계를 없는 듯 여기고 감성을 운운하는 것은 건전한 기독교 신앙이라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성경에서 기쁨만 찾아내어 성경은 마치 기쁨만 말하는 것처럼 강조하는 것은 옳은 방식이 아니”라며 “‘기뻐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진술도 있지만 동시에 ‘근심하시는’ 하나님, ‘탄식하시는’ 하나님. ‘후회하시는’ 하나님, ‘슬퍼하시는’ 하나님에 관한 진술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에게 성경에서 언급한 그런 기쁨이 실제로 있는가 하는 것”이라며 “성삼위 하나님의 기쁨, 제자들의 기쁨 성도들의 기쁨이 우리 모두의 삶 속에서 체험되고 드러나고 증거되어야 할 것이다. 옥중에서 기쁨을 역설한 바울사도의 얼굴에 나타났을 그 기쁨이 우리 일상에서도 나타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논찬은 김선권 박사(장신대)가 맡았으며, 패널 디스커션 및 질의응답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제63회 한국기독교학술원 공개강연회 주요 참석자드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제63회 한국기독교학술원 공개강연회 주요 참석자드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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