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된 삶에서, 함께하는 삶으로”… 한국노숙자총연합회 창립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김호일 총재·원종문 이사장·이주태 대표회장 취임

“곁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더 불행케 해
그들이, 그들의 자리로 돌아가도록 도울 것”
총재·대표회장 등, 현장서 직접 세족식 거행
노숙인들 자립 위한 포장마차 증정식 가져

▲한국노숙자총연합회 창립 및 총재 김호일 목사‧이사장 원종문 목사‧대표회장 이주태 장로 취임 감사예배가 12일 오전 10시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송경호 기자

▲한국노숙자총연합회 창립 및 총재 김호일 목사‧이사장 원종문 목사‧대표회장 이주태 장로 취임 감사예배가 12일 오전 10시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송경호 기자

▲(오른쪽에서 두 번째부터) 이주태 대표회장, 김호일 총재 등 임원단이 이날 노숙인들을 위해 세족식을 거행하며 진심 어린 섬김을 다짐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오른쪽에서 두 번째부터) 이주태 대표회장, 김호일 총재 등 임원단이 이날 노숙인들을 위해 세족식을 거행하며 진심 어린 섬김을 다짐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소외된 이웃인 노숙인들을 섬기는 기독교계 연합단체가 결성됐다. 한국노숙자총연합회 창립 및 총재 김호일 목사·이사장 원종문 목사·대표회장 이주태 장로 취임 감사예배가 12일 오전 10시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희망과 비전, 그리고 복음: 우리와 함께 갑시다’를 슬로건으로 창립된 한국노숙자총연합회는 사단법인 한국원로목사총연합회(대표회장 박장옥 목사), 사단법인 한국기부재단(총재 피종진 목사), 사단법인 한끼나눔(대표회장 이주태 장로), 열린복지재단(대표 원종문 목사)이 후원한다.

1부 예배는 김마리 목사(한국노숙자총연합회 사무총장) 사회로 조병완 목사(한국기부재단 이사)의 대표기도, 원로목자찬양대의 찬양, 윤봉순 목사(한국기부재단 운영이사)의 성경봉독, 이사장 원종문 목사의 설교, 유금자 목사(한국원로목자교회 회계)의 헌금기도, 기획본부장 문형봉 장로의 광고, 신송식 목사(한국원로목자교회 협동목사)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총재에 취임한 김호일 목사는 제14~16대 국회의원과 제18대 대한노인회 회장을 역임했고, 2008년 목사 안수받았다. 김 목사는 환영사에서 “누구나 힘들고 지치고 외로울 때가 있다. 저 역시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어려웠던 가정 형편으로 신문 배달, 우유 배달 등 생업 전선에 나갔고, 고려대에 합격하고도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지치고 외로울 때 누군가가 내 손을 잡아 준다면 의지와 결심으로 희망을 만들 수 있고, 무기력에서 다시 일어서는 용기를 얻을 것”이라며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것이 아니라, 옆에 누군가가 없다는 사실이 더 스스로를 불행으로 만들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한노인회 회장으로 있으며 내가 노인이 되었다는 사실에 놀랄 때가 있었다. 이 짧은 인생에서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은 새로운 희망의 터닝포인트가 된다”며 “오늘 누구를 만났고 누구와 함께했는지를 기억하자. 우리가 함께 내일을 꿈꾸자”고 말했다.

대회장 김진호 목사는 “노숙인 복지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복지정책을 넘어 동등한 관계로 접근하고 동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사회적 고립에서 벗어날 네트워크를 형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총재에 취임한 김호일 목사(3선 국회의원)는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것이 아니라, 옆에 누군가가 없다는 사실이 더 스스로를 불행으로 만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호 기자

▲총재에 취임한 김호일 목사(3선 국회의원)는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것이 아니라, 옆에 누군가가 없다는 사실이 더 스스로를 불행으로 만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호 기자

▲참석한 이들이 ‘우리와 함께 갑시다’ 슬로건을 외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참석한 이들이 ‘우리와 함께 갑시다’ 슬로건을 외치고 있다. ⓒ송경호 기자

대표회장 이주태 장로는 “경제적 위기 외에도 건강이나 정신적 문제, 가정 내 갈등과 같은 다양한 이유로 노숙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은 단순하지 않다”며 “답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그들이 다시 그들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용기와 자존감을 북돋아 주기 위해 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로는 “정책적 대안과 더불어 인간적 접근 방식으로 함께할 것이다. 일방적이지 않은 동반적 관계를 만들고자 한다. 2024년이 저무는 가을의 끝자락에서 ‘우리와 함께 갑시다’라는 주제로 우리 모두가 힘을 합한다면 해답이 나올 것이다. 단절된 삶에서 함께하는 삶으로 자존감을,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는 그날을 위해 하나 되자”고 당부했다.

노숙인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웃
‘보통 사람’의 희망, 다시 용기 낼 것”

이 같은 격려에 노숙인들은 장문의 글로 감사를 표했다. 한 노숙인이 대표로 발표한 ‘감사의 글’에서 이들은 “사실 우리에게는 이웃이 가장 필요하다. 소주 한 병, 따뜻한 밥 한 끼가 유일한 욕망이며 희망이 되어 버린 현실에서, 보통 사람들이 품는 희망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용기를 내 본다”고 했다

그는 “우리에겐 나름대로의 사연과 나락으로 떨어진 혼돈이 있다. 이제 추위가 다가올 것이고 마음은 더욱 쓸쓸할 것이지만, 여러분이 내밀어 주는 손이 저희를 일으킬 것”이라며 “죽어야 끝나는 시합이 아닌, 다시 살 수 있다는 희망으로 용기를 내겠다”고 밝혔다.

취임식 직후 노숙인들은 김마리 목사의 인도에 따라 ‘함성 지르기’, ‘손뼉치기’, ‘우리와 함께 갑시다’ 슬로건 삼창, 복음성가 부르기를 진행했으며, 특별히 성경 암송 시간을 마련해 미션을 완수한 이들에게 소정의 선물도 증정했다.

▲노숙인들의 자립을 위한 포장마차 증정식이 거행되고 있다. ⓒ송경호 기자

▲노숙인들의 자립을 위한 포장마차 증정식이 거행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출범 감사예배 직후 인근 ‘라면한끼’ 무료급식소에서는 노숙인들을 위한 따뜻한 점심 식사가 제공됐다. ⓒ송경호 기자

▲출범 감사예배 직후 인근 ‘라면한끼’ 무료급식소에서는 노숙인들을 위한 따뜻한 점심 식사가 제공됐다. ⓒ송경호 기자

행사의 하이라이트로 총재, 이사장, 대표회장 등 임원단은 노숙인들을 위해 직접 세족식을 거행하며 진심 어린 섬김을 다짐했다. 또한 노숙인들의 자립을 위한 포장마차 증정식도 했다.

한편 한국노숙자총연합회는 서울을 중심으로 경기도, 인천, 대전, 대구, 광주, 울산, 부산, 충남, 충북, 경북, 경남, 전남, 강원도, 전북, 제주, 세종시에 전국 지회를 설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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