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럽 35개국서 반기독교 증오범죄 약 2,500건 발생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유럽 기독교인에 대한 편협성과 차별에 관한 관측소’ 보고서

▲낙태시술소 인근에서 기도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아담 스미스-코너. ⓒ영국 ADF
▲낙태시술소 인근에서 기도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아담 스미스-코너. ⓒ영국 ADF

지난해 유럽에서만 2,444건의 반기독교 증오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인 ‘유럽 기독교인에 대한 편협성과 차별에 관한 관측소’(이하 OIDAC)는 최근 방화 공격, 낙서, 모독, 절도부터 신체적 공격, 모욕, 위협에 이르기까지 2023년 유럽 35개국에서 발생한 반기독교 증오범죄를 기록한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특히 스페인의 성당에서 발생한 ‘신부에 대한 칼부림’, 폴란드와 영국에서 발생한 ‘기독교 개종 무슬림에 대한 공격’ 등을 집중 조명했다.

2023년 1월 26일 스페인(Spain) 남부의 항구도시인 알헤시라스(Algeciras)의 한 성당에서 발생한 칼부림으로 신부 1명이 사망했다. 용의자는 피해자들을 공격하면서 “알라!”를 외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보고서는 “일부 유럽 국가에서 직장과 공공 생활 등 기독교인에 대한 차별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러한 추세는 유럽 기독교인 사이에서 ‘자기 검열’이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반기독교 증오범죄가 영국은 700건 이상 발생했고, 독일은 277건으로 전년도(135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영국 비영리단체 ‘정의를 위한 목소리’(Voice for Justice) 연구 보고서는 “영국의 35세 미만 기독교인 3분의 1(36%)만이 직장에서 사회적 문제에 대해 기독교적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고 답했다”며 “또 영국에서 친생명운동가 아담 스미스-코너(Adam Smith-Corner)와 이사벨 본-스프루스(Isabel Vaughan-Spruce)를 낙태시술소 완충구역에서 조용히 기도했다는 이유로 기소한 것은 특히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2023년 유럽 정부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에 보고한 데이터와 시민 사회가 보고한 사례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독일은 프랑스와 영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는데, 2022년 135건에서 작년 277건으로 105%나 증가했다.

OIDAC의 안자 호프만(Anja Hoffmann) 전무이사는 “유럽에서 전통적인 종교적 신념을 고수하는 기독교인들은 직장 내 괴롭힘부터 실직에 이르기까지 차별과 적대감을 겪고 있다”며 “예를 들어 결혼 및 가족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개인적인 종교적 신념을 표현하는 행위가 해고나 소송으로 이어지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호프만은 프랑스를 포함한 여러 국가가 지난해 OSCE에 통계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반기독교적 증오 범죄의 숫자는 훨씬 더 많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를 포함한 여러 국가가 지난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에 통계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반기독교 증오범죄 건수는 훨씬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비엔나대학교 종교사회학 교수인 레지나 폴락(Regina Polak) 박사는 “반기독교 증오범죄는 피해자와 그 지역사회, 그리고 사회 전체에 배제의 메시지를 보낸다”며 “유럽에서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차별과 증오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와 시민사회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그 구체적인 본질과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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