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가톨릭 주교회의 수장 추방… 종교 박해 확대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정부 비판 발언 문제 삼은 것”

▲니카라과 정권은 정부를 비판하는 종교 지도자들을 단속하고 있다.   ⓒ알자지라/ 유튜브 영상 캡쳐

▲니카라과 정권은 정부를 비판하는 종교 지도자들을 단속하고 있다. ⓒ알자지라/ 유튜브 영상 캡쳐

니카라과 당국이 가톨릭 주교회의 수장인 카를로스 에레라(Carlos Herrera·75) 주교를 추방했다.

니카라과 가톨릭교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 온 마르타 몰리나(Marta Molina) 변호사는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추방은 갑작스러웠고, 지역 가톨릭 공동체는 충격을 받았다”며 해당 사실을 밝혔다.

몰리나 변호사는 “에레라 주교는 독재 정권의 박해 표적이 됐으며, 주요 보안 및 행정 관리들에게 지속적 괴롭힘을 당했다”면서 “그는 최근 정부를 비판했으며, 특히 그가 ‘지역 당국 관계자가 종교 예배를 방해했다’고 지적한 것이 추방을 초래했다”고 했다.

니카라과 정부는 에레라 주교의 추방과 관련해 어떤 입장 표명도 하지 않았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에레라 주교를 포함한 다수의 교회 지도자들이 정부와 시위대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던 2018년 반정부 시위 이후, 다니엘 오르테가(Daniel Ortega) 정부는 가톨릭교회를 더욱 공격적으로 핍박하기 시작했다.

CP는 “에레라 주교는 당시 히노테가 시위 중 체포된 일부 청년들의 석방을 협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역할은 그가 행정부로 하여금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게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오르테가 정부는 가톨릭교회가 반정부 운동을 지원한다고 비판했으며, 지난 5년 동안 종교기관, 시민사회 단체, 독립 언론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일부 성직자들이 니카라과에서 추방됐고, 가톨릭 계열 언론들은 문을 닫았다. 정부를 비판하는 저명한 인물이었던 마타칼파의 롤란도 알바레즈(Rolando Álvarez) 주교는 올해 초 로마로 추방됐다. 정부는 예수회가 운영하는 유명 대학을 압류하기까지 했다.

지난 8월, 니카라과 정부의 단속 대상에 개신교회까지 포함되는 등 종교 탄압 정책이 상당히 확대됐다. 정부의 시민사회 단속 일환으로 개신교회, 니카라과복음연맹(NEA)을 포함한 169개 단체가 법적 지위를 박탈당했다. 이 조치는 수많은 종교단체를 포함한 1,500개 비영리단체의 법적 등록을 취소한 데 다른 것이다.

영국에 본부를 둔 세계기독연대(CSW)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총 5,552개 기관의 법적 지위가 박탈됐다. 그 가운데는 1612년 설립된 니카라과성공회와 1847년 설립된 니카라과모라비아교회와 같은 역사적 교회들도 포함됐다. 두 교회는 특히 남카리브해 자치구의 원주민과 아프로계 지역사회에서 교육과 지역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오랫동안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1917년 설립된 이래 학교, 신학교, 병원, 라디오방송국 등을 운영하며 지역사회에 기여해 온 마나과의 제일침례교회도 법적 지위가 취소됐다.

한편 지난 2021년 논란 가운데 5선에 성공한 오르테가 대통령과 극좌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이 이끄는 그의 행정부는,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정치적 반대자, 언론인, 시민사회 활동가들을 투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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