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디게아 지역, 단체로 성지순례 가면 방문하기 힘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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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38] 제3차 전도여행(25) 라오디게아(2)

요한계시록 일곱 교회 있음에도
볼 만한 유적 없다고 투어 제외?
골로새, 어느 곳보다 깊은 감동
바울 당시 유대인들 많이 거주해

▲라오디게아 유적지 입구에 세워진 안내문(라오디게아의 역사).

▲라오디게아 유적지 입구에 세워진 안내문(라오디게아의 역사).

라오디게아는 서기 494년 지진으로 도시가 파괴된 뒤 서기 7세기 인근에 있는 데니즐리 카레이지(Kaleici) 지역으로 옮겨가고, 도시 이름도 라딕(Ladik)으로 불렸다.

브루기아 지역 수도인 라오디게아는 소아시아 지역에서 이곳을 지나는 두 개의 큰 도로의 교차점이 있었던 교통의 요지로서, 당시 상업과 금융업이 발달하였을 뿐 아니라 목재가공, 양모를 이용한 의류제조업, 제약업이 활발하였던 도시였다. 현재 남아 있는 건물의 흔적은 로마와 비잔티움 시대의 것이다.

지난 회에 언급한 바와 같이, 오늘날 라오디게아에 남아 있는 유적과 도시의 흔적은 물론 아예 남아 있지 않은 골로새보다는 많지만, 튀르키예 국내에 있는 다른 기독교 유적지 보다는 훨씬 적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 수십 명이 단체로 튀르키예에 성지순례 여행을 가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골로새와 라오디게아를 방문하지 않고 있다.

필자의 친구는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일곱 교회를 둘러 보려고 2개월 전에 성지순례 단체 여행에 합류하였으나, 우리나라 여행사 가이드가 일반 관광객이 많이 가는 에베소를 포함하여 사데와 빌라델비아, 온천으로 유명한 파묵칼레, 그리고 많은 관광객이 찾는 갑바도기아에만 데려가고, 골로새와 라오디게아 등지에는 데려가지 않았다고 한다.

▲라오디게아 유적지.

▲라오디게아 유적지.

이유인즉, 골로새와 라오디게아에는 볼 만한 유적이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볼 만한 유적이 없어도, 라오디게아는 요한계시록 일곱 교회 가운데 하나이고 골로새도 그 나름대로 방문의 의의가 있는 곳인데….

필자는 골로새 말씀이 너무 가슴 깊은 곳에 감동을 주므로 필자가 동부 지중해에서 성지순례를 다닌 어느 장소보다, 즉 로마나 예루살렘, 아테네 등지보다도 골로새 현장을 방문했을 때 훨씬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럼에도 이 두 장소를 볼 만한 게 없다고 여정에서 제외하다니…. 하긴 사람마다 각자가 같은 성경말씀을 듣고 보고 하여도 은혜받는 것이 각각 다르니….

현재 이 지역은 튀르키예 문화관광부와 라오디게아 인근에 있는 파묵칼레 대학이 합동으로 발굴 중이다. 라오디게아 도시는 낮은 언덕 위에 있었다. 라오디게아 언덕에 걸어 올라가서 남쪽을 바라보니 라이쿠스 골짜기를 지나 저 멀리 눈에 덮인 호나즈산이 보이고, 그 밑에 어렴풋이 골로새가 보인다. 눈을 돌려 북쪽을 보니 히에라볼리가 있는 큰 산맥도 보인다.

사도 바울 당시 라오디게아에는 유대인들이 많이 거주하였다. 장사에 타고난 소질을 갖고 있는 유대인들이 가는 곳마다 무역, 교역으로 번영하였으므로, 라오디게아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므로 라오디게아에는 유대인 회당이 많이 세워져 있었다.

▲과거의 흔적이 거의 없는 골로새에서 필자.

▲과거의 흔적이 거의 없는 골로새에서 필자.

그러나 바울의 영향을 받아 유대인 가운데에도 기독교인이 된 자가 많았고 다른 종족이나 종교를 가졌던 사람들도 기독교인이 된 사람이 많아, 골로새가 있었던 라이쿠스 골짜기에는 한동안 기독교가 흥왕한 적이 있었다.

골로새서 4장 15-16절에는 바울이 골로새 교인들에게 라오디게아 교인들과 특히 ‘눔바’라는 여인을 문안하고 골로새 교인들에게 보내는 그의 편지를 라오디게아 교인들도 읽게 하라는 내용이 나온다.

여기에는 당시 라오디게아에 사는 눔바라는 여인은 그 집을 교인들이 예배드리는 교회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바울은 라오디게아 교회에도 편지를 보내며 그 편지를 골로새 교회에 보내어 읽게 하라고 하였다(골로새서 3장 16절).

지리적으로 골로새와 라오디게아 사이는 먼 거리가 아니다. 그리고 두 도시 사이에는 산이나 강이 없고 평지이므로, 두 도시 주민들은 서로 걸어서 왕래하는 데 아무 어려움이 없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라오디게아 유적지 안내문을 읽으며 기록하고 있는 필자.

▲라오디게아 유적지 안내문을 읽으며 기록하고 있는 필자.

바울의 편지를 받아 읽고서 감화를 받은 골로새 교인들 가운데 누군가가 바울이 부탁한 대로 그 편지를 들고 골로새를 떠나 라오디게아로 향해 즐거이 힘차게 걸어오고 있는 모습, 그리고 라오디게아 교인 가운데 누군가가 바울의 편지를 들고 골로새를 향하여 기쁘게 발걸음을 내디디며 가는 모습을 라오디게아 언덕에 서서 멀리 호나즈 산 아래 어슴프레 보이는 골로새를 바라다보면서 혼자 상상해 보았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5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사도 베드로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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