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가톨릭 주교, 박해에 무관심… ‘’종교 중국화”만 집중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인권 매체 ‘비터윈터’ 지적

▲중국 상하이 교구장 조셉 션빈 주교.  ⓒ롬 리포트 보도화면 캡쳐

▲중국 상하이 교구장 조셉 션빈 주교. ⓒ롬 리포트 보도화면 캡쳐

중국에서 가톨릭 주교 10명이 구금 또는 실종되거나 직위에서 강제로 물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상하이 정부에 의해 임명된 주교는 최근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의 ‘종교 중국화’에 대해서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매체 ‘비터윈터’는 “2023년 4월 4일 중국 공산당(CCP)에 의해 상하이 주교로 임명된 션빈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를 공식적으로 직위에 임명하기 전인 2022년 11월 4일부터 열린 중국화 회의에서 바티칸 시노드나 그에 따른 교황 문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대신 ‘중국화’에 집중했다”며 “이는 종교를 ‘중국 관습’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이념’에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비터윈터는 “낙관론자는 션빈 주교가 상하이 가톨릭 신도들에게 교황의 가르침을 듣지 말라고 ‘명백히’ 말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교황의 가르침은 ‘낙태’와 ‘사회에서 종교의 역할’과 같은 핵심 문제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사상에 반대한다. 그러나 주교가 그런 엄숙한 행사에서 교황과 그의 문서를 무시하는 것은 그 내용을 거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비터윈터에 따르면, 이 회의에서는 성직자들이 제20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 문서와 종교의 중국화에 대한 시진핑의 지시를 연구해 교인들에게 배포하도록 격려했으며, 여기에는 그의 사상을 모든 활동의 중심에 두고 설교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에서 션빈은 또한 중국의 ‘공식’ 종교를 통제하고 감독하는 통일전선공작부와의 엄격한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중국 공산당이 2023년 4월 4일 션빈을 임명했을 때, 바티칸은 교황청이 이를 그날 오전에야 미디어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2023년 7월 15일, 바티칸은 교황이 션빈을 상하이 주교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비터윈터에 따르면, 바티칸은 “‘교구의 더 큰 이익’을 위해 ‘교회법상의 불규칙성을 바로잡았다”고 밝혔다. 

2018년 바티칸-중국 합의에 따르면, 주교는 중국 공산당이 선출하지만 공식적으로는 바티칸이 임명해야 한다. 비터윈터는 그러나 “션빈은 바티칸의 임명 없이 상하이 주교로 임명됐다”고 전했다. 

허드슨연구소 종교자유센터의 니나 셰이 소장은 10월 내셔널 리뷰(National Review) 기고에서 “정부가 션빈을 임명한 것은 2018년 합의 위반”이라며 “그가 2012년부터 신학교에 구금돼 있던 타데우스 마다친 주교를 대신했다”고 지적했다. 

마다친은 2011년 실종되기 전까지 6년 동안 주교로 봉사했던 조셉 싱 웬즈를 대신해 왔다. 

셰이 소장은 “지난해 바티칸은 그가 박해받고 있다는 사실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며, 그의 사건과 관련해 ‘공정하고 현명한 해결책’에 대한 바람을 나타냈다”고 했다. 그러나 2018년 협정 이후 가톨릭교회에 대한 탄압이 심화됐다고. 

셰이 소장은 “최소 10명의 중국 가톨릭 주교가 모두 바티칸의 승인을 받았고, 현재 무기한 구금 중이거나, 실종됐거나, 주교직에서 쫓겨났거나, 공안의 끝없는 조사를 받고 있다”며 “중국 공산당은 서방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마오 시대의 쇼 재판과 신체적 고문보다 덜 피비린내 나는 은밀한 강압 방법을 주교들에게 사용한다”고 했다. 

그녀는 “허베이성 바오딩의 제임스 수 지민 주교는 행렬을 마리아 성지로 이끈 후 27년 동안 비밀리에 구금돼 왔다”며 “중국공산당은 이전에 그를 투옥하고 극심하게 고문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륙 주교 9명 모두는, 주로 중국 가톨릭 신자들을 통제하기 위해 마오 시대에 설립된 단체인 천주교애국협회의 양심적 병역 거부자라는 이유로 박해받고 있다. 바티칸은 이를 합법적인 단체로 인정하지 않는다. 가입하려면 성직자는 교황청으로부터 ’독립’을 맹세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8년 중국이 중국 천주교애국협회를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의 통제 하에 두고 중국 본토 주교들을 강제로 편입시키기 시작했다”며 “중국-바티칸 협정은 주교들이 이를 거부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 밖에서는 이 10명의 박해받는 주교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러나 그들은 400년 된 중국 가톨릭교회가 로마와 교제를 유지하고 가톨릭 가르침을 따르도록 하는 데 필요한 충실한 지도부다. 그들은 중국이 다른 모든 종교와 함께 가톨릭교회를 억압한다는 현실을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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