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보고회 개최… “오해와 비난조차 합력해 선 이뤄”
유기성 목사 “세계선교 영적 리더십과 역할의 전환
어려움에도, 연합해 한 걸음씩 나가는 놀라움 경험”
이재훈 목사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됨과 헌신 경험
오해·비난, 오히려 성도들이 로잔 이해하는 기회 돼”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 결과 보고회’가 11월 26일 오전 10시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인사말을 전한 한국준비위원회 위원장 유기성 목사는 “대회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잘 진행되고 모든 발표되는 선언문들이 세계 선교에 중요한 도구로 쓰임받길 기도하며 준비 과정을 하나님께 의탁드렸다”며 “잔치에서 좋은 포도주에 흥겨워하는 과정에는 물 떠온 하인들만 아는 스토리가 있다. 준비위원장으로서 특별한 은혜였다”고 말했다
유 목사는 “기독교의 중심축이 서구에서 제3세계로 전환되고 있다는 말은 오래 전부터 나왔으나, 실질적인 리더십은 바뀌지 않았다. 유명한 목회자나 신학자, 재정적으로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기독실업인, 영향력 있는 교회는 여전히 서구권에 있었다”며 “그런데 제4차 대회를 통해 세계선교의 영적 리더십과 역할의 전환이 이뤄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또한 제4차 대회는 한국교회의 체질 변화와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대회가 됐다. 복음 전도의 궁극성·우선성과 함께 사회적 책임의 필수성을 동시에 강조해 신학적 균형을 추구하고, 한국교회가 사회적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과제에 큰 도전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효율성, 속도, 완벽한 진행은 한국교회에 굉장히 익숙하지만, 한 가지 성경의 진리를 붙잡고 복음을 땅끝까지 전하는 사명으로 서로 연합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느슨한 연대를 하면서 명확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답답함도, 갈등도, 고통도 있었지만, 하나님의 사람들과 진정한 연합 가운데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놀라운 하나님의 영광인지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말도 안 되는 비난과 가짜뉴스와 같은 어려움도 정말 많이 겪고 곤혹스럽기도 했지만, 그 덕분에 진짜 로잔이 무엇인지 많은 신학자들의 설명을 담아내는 영상들을 제작해 한국교회 안에 로잔운동이 깊이 들어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런 일조차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엄청난 유익이 될 수 있음을 봤다”고 회고했다.
한국로잔위원회 이사장이자 제4차 대회 공동대회장으로 섬긴 이재훈 목사는 “저 역시 ‘변절자’라는 등의 많은 비난을 들었다”고 웃으며 “‘맞다. 나는 분명 예수님을 배신한 적 있지. 변절한 순간이 있었지’라는 성령의 음성으로 듣고, 적개심보다는 회개하는 마음으로 지나 왔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처음 한국교회에 ‘호스트’ 제안이 왔을 때 사양했다. 솔직히 ‘한국교회가 과연 이러한 대회를 하나 돼 복음에 합당한 모습으로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확신이 없었다”며 “이후 소명감을 주셨고, 이를 받아들였다. 이 모든 과정에서 유기성 목사님께서 울타리가 되어 주시고 영적인 방향을 잡아 주셨기에 감당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대회를 준비하며 세운 원칙 중 하나는 ‘조직도를 구성해 모금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큰 행사를 치르면 가능한 많은 타이틀을 만들어 그것을 맡은 분들을 통해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쉽고 빠른 길이지만, 가까운 분께도 헌금을 먼저 요청한 적이 없었다. 결국 모든 영역에서 복음에 합당한 원리로 채워 주셨음을 고백했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이날 발간한 백서에서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며 로잔언약에 동의하는 복음주의자들이 서로 다른 교단과 교리를 따르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됨을 경험하고 함께 헌신을 결단하는 자리였다”며 “참여도는 기대를 뛰어넘었다. 실존하는 하나님 나라의 잔치가 아니고서야 이런 기쁨과 사귐의 나눔이 있을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이어 “대회를 준비하는 기본 원리는 로잔의 정신인 겸손, 정직, 단순함이었다. 부족함과 아쉬움도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정보를 믿고 반대하고 비난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오히려 이들 덕분에 성도들이 로잔운동을 더 깊이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에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200개국서 5,394명 참여… 북미·동아시아가 최다
“‘서울선언문’, 로잔의 복음 전도 우선성 분명히 해
‘동성애는 죄’ 고백, 한국서 열린 대회였기에 가능”
실행위원회 총무 김홍주 목사의 발표에 따르면,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교회여,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는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총 200개 국가 12개 권역에서 5,394명이 현장에 참여했다.
순수 참가자 외에도 국제운영요원 494명, 한국준비위 소속 1,948명, 현장 방문 중보기도단 500명, 방문자 1,300명, 프레스 165명 등을 포함하면 9,801명이 현장에 머물렀으며, 이 중 한국인 참가자는 548명(온라인 47명 포함)이다.
권역별로는 북미 1,315명, 동아시아 814명, 유럽 684명, 남아시아 568명, EPSA(영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권 아프리카) 547명, 동남아시아 505명, 남미 406명, 오세아니아 161, 프랑스어권 아프리카 145명, MENA(중동 및 북아프리카) 109명, 카리브해 지역 54명 순으로 분류됐다.
대회 참가자는 선교단체/NGO 관계자들이 가장 많은 38%를 차지했으며, 직장인 포함 일반 직업군은 35%, 신학교육자 22%, 교회사역자 5% 등으로 구성됐다. 남성이 70%, 여성이 30%였고, 세대별로는 41~50세가 가장 많은 30%였고, 51~60세 27%, 61~70세 18%, 31~40세 17% 등이었다.
참석자들은 대회 직후 곧바로 귀국하지 않고 국내 각처에서 다양한 모임들을 이어갔다. 로잔 러시아어권 세계선교 심포지엄이 9월 28일 안산M센터에서, COALA 2.5 콘퍼런스가 9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수영로교회에서, 비즈니스 애즈 미션(BAM)이 9월 29일 한사랑교회에서 열렸다.
글로벌 창조세계 돌봄 포럼이 9월 29일부터 4일간 40개국 리더 70명이 참여한 가운데 소망수양관에서, ‘미디어 인게이지먼트 포럼’이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한사랑교회에서, ‘하나님의 동역자들: 하나님의 관점에서 바라본 선교’ 포럼이 9월 30일 온누리교회에서 열렸다.
대회 기간 대위임령 현황 보고서, 서울선언문, 제4차 대회 협업 행동 서약서 등 세 가지 공식 문서가 정리·발표됐다. 문대원 목사는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총체적 선교 개념과 함께, 세계 선교의 가장 큰 적은 ‘자기중심적인 태도’이며 이를 내려놓을 때 세계선교의 가속화가 가능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교회의 역사와 신앙, 헌신과 도전, 실패의 역사를 솔직하게 나누는 자리가 됐다”고도 밝혔다.
그는 특히 서울선언문에 대해 “로잔이 복음 전도의 우선성이 약화됐다는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 줬다. 총체적 선교와 복음 전도를 말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각 개인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회개해야 한다는 것이 복음주의 선교의 핵심임을 천명했다”고 밝혔다.
특히 동성애와 성적지향에 대한 복음주의적 입장을 분명히 한 성과도 나눴다. 서울선언문에서는 ‘하나님의 형상과 인간의 섹슈얼리티’라는 세션이 별도로 구성돼, 개인이 젠더를 결정할 수 있다는 개념을 거부하고, “‘동성 파트너십을 성경적으로 유효한 결혼으로 정의하려는 교회 내 모든 시도’를 애통해 한다”며 동성애를 죄로 명시했다.
문 목사는 “로잔대회가 한국에서 열렸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고백”이라며 “서구는 이미 차별금지법이 통과돼 신앙고백을 자유롭게 할 수 없는 분위기다. 서구교회가 다시 성경적으로 돌아오는 데 공헌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보수·진보진영의 비난, 양쪽 다 아우를 수 있다는 반증
복음주의가 직면한 모든 문제 풀어야 한다는 기대 말고
다변화된 세계 속 성숙한 교회들 각자의 방식 격려해야
한국교회, 도전·헌신·성공·실패·과제 나누는 성숙 보여
세계 선교계 패러다임 전환 적극 수용해 빨리 적응하고
말씀‧중보기도 네트워크 계속해 선교 회복 본격 논의를
한철호 선교사는 로잔대회의 성과와 과제를 5가지로 설명했다. 첫째는 ‘경계와 다양성’으로, “로잔언약에 동의하는 자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나누고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했다. 신학적 확신과 교파성이 강한 한국교회 안에 이런 다양성이 자리잡기 쉽지 않았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개방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좀 더 보수적인 복음의 본질을 이해하고, 반대로 보수적인 사람들이 복음 안에서 복음의 본질을 이해하게 했다. 로잔이 만약 양 진영으로부터 비난받았다면, 반대로 양 진영을 아우를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스탠다드’를 꼽으며 “복음주의가 직면한 모든 문제를 로잔이 풀어야 한다는 기대가 있다 보니 점점 대형백화점 같이 돼 버렸다. 세계교회가 다변화되고, 비서구교회도 서구교회 못지않게 성경에 대한 이해와 가치 창출 능력이 늘어나, 모두가 동의하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만들 필요성이 없어지고 있다. 억지로 글로벌 스탠다드를 만들기보단 성숙한 교회들의 그들이 해석한 방식으로 만들어가는 것, 로잔언약의 경계 안에서 각자 성경적으로 삶을 살고 전도하는 방법을 격려해야 한다”고 했다.
셋째는 ‘섬김과 각성’으로, “한국교회가 드러내지 않으면서 섬세하고 충분히 겸손하게 섬기는 성숙함을 보였다. 그간 한국교회 대규모 집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성취뿐 아니라 과거의 실패, 직면한 현실까지 한국교회 리더들의 입을 통해 직접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넷째는 ‘경청’으로, “로잔 문서를 면밀히 연구하고 이를 통해 배운 것을 자신의 삶을 통해 열매 맺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섯째는 ‘세계 기독교 시대’로 “세계 기독교회와 선교계에 일어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한국교회가 적극 수용해, 지구촌 모든 교회가 참여하는 움직임에 빠르게 적응하고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한국교회의 성장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140년간 시작과 고난, 확산과 세속화, 정체를 모두 경험했다. 결국 지속가능성이 과제”라며 “로잔의 성공적 개최와 별개로, ‘안방의 코끼리’를 잡아야 한다. 로잔 준비 과정에서 한 말씀 네트워크, 영적 각성과 세계 복음화를 위한 중보기도 네트워크를 계속하고 차곡차곡 쌓아나가, 한국교회 선교 회복을 위해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후 최형근 교수(한국로잔위원회 총무, 서울신대), 박형진 교수(횃불트리니티신학대), 이한영 교수(아신대), 강대흥 선교사(KWMA 사무총장) 등이 좌담회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