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종교 지도자들, 의회에 ‘조력자살 합법화’ 반대 서한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엄격한 보호 조치? 설득력 없어”

ⓒ픽사베이

ⓒ픽사베이

영국 종교 지도자들이 조력자살 합법화에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의회에 전달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킴 리드비터(Kim Leadbeater) 의원이 발의한 해당 법안은 11월 29일(이하 현지시각) 의회 토론을 앞두고 전국적인 논쟁을 불러 왔다.

리드비터 의원은 “이 법안에는 (조력자살 승인 조건에) 두 명의 의사와 한 명의 판사의 서명도 포함된다.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보호 조치를 시행해 학대를 예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종교 지도자들은 그러나 서한에서 “안전장치의 약속에 설득력이 없으며, 이는 취약한 사람들에게 ‘죽을 권리’ 또는 ‘너무나 쉽게 죽을 의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조력자살 대신 완화치료의 질과 가용성을 높이는 데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한 자금은 우려스러울 정도로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에서 신앙 지도자의 역할 중 하나는 병자와 임종자에게 영적 및 목회적 보살핌을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 날을 잡고, 사망 전후 가족과 함께 기도한다. 우리가 받은 것은 바로 이 소명이며, 우리가 서한을 쓰는 것도 바로 이 소명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목회자로서 이 법안이 가장 취약한 계층에 미칠 영향을 깊이 우려한다. 이것은 생명을 위협하는 학대와 강압의 가능성을 열어 줄 수 있고, 신앙의 유무와 상관없이 많은 이들이 이를 공유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옵저버(Observer) 신문에 게재된 이 서한에는 런던의 사라 멀럴리(Sarah Mullally) 주교, 영국과 웨일스 가톨릭교회 수장 빈센트 니콜스(Vincent Nichols) 추기경, 런던 콥트교회 앙겔로스(Angaelos) 대주교, 복음연맹 수장 개빈 칼버(Gavin Calver), CARE CEO인 로스 헨드리(Ross Hendry), 수석 랍비인 에프라임 미르비스 경(Sir Ephraim Mirvis)을 포함한 종교 지도자들 29명이 서명했다.

건강, 임종 치료 및 법률 시스템 분야의 학계 전문가들 73명도 이 법안에 반대하는 별도의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그들은 “법이 바뀌면 강압이 현실이 될 것”이라며 “이를 부정하는 것은 영국과 웨일스에서 매년 노인을 대상으로 발생하는 40만 건의 가정 내 폭력 사건을 무시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이어 “법이 바뀐다면 말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조력자살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느낄 것이다. 조력자살이 이미 합법화된 미국 오리건주와 워싱턴주의 경우, 조력자살을 요청한 사람들 중 각각 47% 이상, 59% 이상이 그러했다. 그들은 자신이 친구와 가족에게 부담이 된다고 느낄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리드비터 의원의 개정안은 이렇게 윤리적·법적인 복잡성을 지닌 문제에 대한 부적절한 의회 절차”라며 “고등법원 판사가 개인의 정신적 의사결정 능력을 평가하는 데 관련된 모든 ‘복잡성’을 조사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미래목회포럼

“신앙의 뿌리 고향 교회… 설에 방문하면 은혜 더 많을 것”

하나님 사랑 흘려 보내는 귀한 일 어머니 같은 교회들 품고 협력을 미래 목회 위한 새로운 장 열릴 것 연대 차원에서 의지 갖고 방문을 정서적 거리 멀어져… 동행해야 운동성 살아나, 도시 교회도 건강 미래목회포럼(대표 황덕영 목사, 이사장 이상대 목사)에…

카터 장례식

김장환 목사, 카터 전 美 대통령 장례식 한국 대표 참석

신실한 신앙인이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Jimmy Carter)의 장례식이 9일 오전(현지시간) 엄수된 가운데,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가 대한민국 대표 자격으로 장례식에 참석했다. 미국 제39대 대통령이자 최장수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12…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

“기도로 세워진 대한민국, 다시 기도로 일어나자”

대한민국이 헌정질서 붕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이를 기도와 행동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가 오는 11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대로에서 시작된다. 이 기도회는 이후 매주 토요일 여의도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

성시화

“집시법 일부 개정안, 동성애 반대 주장 형사처벌 우려”

개정안, 반복적 혐오표현 금지 성별·종교·장애 등 특정 대상 윤건영 의원 등 23명 발의해 문 전 대통령 사저 시위 때문? 특정인 위해 법률 제정 옳은가 목회자들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전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을 …

유스원크라이

유스원크라이 “기독 청년들, 정체성 분명하면 ‘현타’ 없어”

1월 19일 연무대 군인교회 집회 개그맨 이정규 사회, 뮤지컬 등 영적 회복과 재무장, 부흥 목적 말씀과 삶 가운데 간극 없도록 일상에서 복음 살아내는 훈련 풀어짐, 신실하신 하나님 신뢰 4년째를 맞이한 ‘나라와 민족을 위한 청년들의 기도’ 유스원크라이(…

신년 하례회

“절대 권력은 절대 타락… 삼권분립으로 민주주의 세워야”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권순웅 목사, 상임회장 이선 목사)가 10일 오전 11시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2025년 신년하례회를 드리고,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 교회가 먼저 회개하고 하나 될 것을 촉구하며 샬롬의 축복이 넘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했다. 특히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