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법학회, 한국교회 140주년 기념 학술 세미나 개최
중국은 아편, 조선은 복음으로 서양과 만나
한국선교 140년은 복음·변화·축복의 역사
‘민주주의와 기독교’ 유일한 동아시아 국가
미국과 가치 공유하며 아시아 평화에 기여
다문화·군선교·교정선교 등 세부 주제 다뤄
“한반도에는 미국선교사를 통해 서구 문화의 핵심인 종교의 자유, 개인의 가치, 자유민주주의, 인간의 평등, 노동의 중요성, 자국어의 중요성이 들어 왔고, 이것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됐다.”
한국교회법학회(이사장 소강석 목사, 학회장 서헌제 교수)가 한국교회미래재단과 함께 ‘교회의 국가사회에 대한 기여와 전문선교의 과제’를 주제로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는 11월 28일(목) 오후 2시부터 서울시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한국교회 140주년을 기념해 열렸으며, 한국교회총연합,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교정선교회가 후원했다. 이들은 기독교가 국가·사회의 변화에 기여한 역할과 향후 과제, 특히 다문화선교, 군선교, 교정시설선교 등 전문선교의 과제를 살피고 그 방안을 모색했다.
1부 예배에서 이사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는 ‘하나님이 한국을 이처럼 사랑하사’를 주제로 설교를 전했다. 소 목사는 “140년 전 조선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은둔의 땅에 첫발을 디딘 선교사들이 생명의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는 본래의 사명을 감당하면서, 학교를 세워 무지와 문맹을 깨치고, 병원을 열어 아픈 자들을 돌봤으며, 고아원과 복지시설을 건립해 버려진 이들을 품었고, 성경과 찬송가를 보급했다”고 했다.
이어 “특히 선교사들의 기독사학 설립은 이승만·안창호와 같은 민족 지도자들을 배출해 장차 독립과 건국에 밑거름이 됐다”고 강조했다.
개회사를 전한 한국교회법학회 서헌제 회장(중앙대 명예교수)은 “기독교의 한국선교 140년은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진정으로 받아들인 나라를 어떻게 변화시키시는지를 보여 주는 살아 있는 역사”라며 “학회가 이미 다룬 선교, 교육, 의료, 복지 외에 다문화선교, 군선교, 교정분야를 선정해 분석했다”고 밝혔다.
‘한국 근현대사에 있어서의 기독교와 대한민국’를 주제로 기조발제한 박명수 명예교수(서울신대)는 한국 근현대사를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개항기(대한민국의 기원), 일제시기(대한민국의 씨앗), 해방 3년(대한민국 건국기), 6.25와 그 이후(대한민국 수호기), 산업화와 민주화(대한민국의 발전기)라는 5단계에서 탐구했다.
박 교수는 “중국이 아편을 통해 서양과 만났다면, 조선은 복음을 통해 서양과 만났다. 이 통로를 통해 ▲우주 근원인 절대자의 재발견 ▲근대사회의 핵심인 개인의 자유의 발견 ▲교회, 학교, 병원 등 근대 문명을 위한 기관 설립 ▲중화주의에서 벗어나 민족과 한글의 재발견을 이뤘다”고 말했다.
특히 대한민국 건국 과정에서 △한국 기독교가 미군정의 중요한 파트너로 역할을 담당했고 △해방 후 한국사회를 이끈 정치 지도자는 이승만, 김구, 김규식 등 주로 기독교인이었으며 △조만식, 한경직, 이윤영 등 서북 출신 기독교인들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기여했고 △해방 정국에서 각 지역 기독교인들이 좌익세력과 싸우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는 일인독재, 일본은 천황제를 갖고 있지만, 한국은 동북아에서 가장 기독교가 왕성한 나라로 가장 민주적인 국가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과 ‘민주주의와 기독교’라는 두 중요한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나라로, 아시아의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부 주제 첫 번째로 ‘한국교회의 다문화 환경 변화에 따른 선교적 역할과 방향성 연구’를 발표한 실천신학회장 구병옥 교수(개신대)는 “한국에 정주 선교사가 들어온 뒤 140년 동안 한국사회는 피선교국에서 선교국으로, 단일민족 사회에서 다문화 사회로 변모됐다”고 했다.
그는 다문화 사회 환경에 맞는 한국교회의 적절한 선교적 대응을 1) 성경적·신학적 다문화 이해 연구, 2) 한국교회가 당면한 다문화 환경 변화(인식, 다문화 인구의 종류와 수의 변화, 이주민 관련 다문화 정책 및 법 환경 변화 등), 3) 다문화 사회 속에서 한국교회의 선교적 역할을 개인적 차원, 교회적 차원, 국가적 차원으로 나눠 제시했다.
두 번째로 ‘군선교 현황과 교회의 과제’를 발표한 정비호 목사(지상작전사령부 군종실장, 대령)는 “한국교회 부흥은 군선교 현장에서 그 동력을 찾을 수 있다”며 군종제도 도입과 발전, 비전 2020 실천운동, 연합선교운동 결실로서 군 세례인원을 통계로 제시했다.
그는 신앙전력으로서 군인의 사생관 확립이 전장에서 전투력에 기여하는 정도를 분석하고, 정교분리 원칙과 군종목사 제도를 헌법 차원에서 다뤘다. 또 ‘항문성교’ 처벌을 다룬 군형법 92조에 대해 설명하며, 전투 현장에서 군기 유지가 무너지면 지휘통제가 허물어지고 군심 결집(단결)을 저해할 것을 우려했다. 아울러 한국교회의 군선교 통합 방향을 제시했다.
세 번째 ‘우리나라 교정시설 선교의 역사와 과제’를 발표한 소망교도소 소장 김영식 박사는 한성감옥 수감자 청년 이승만과 감리교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옥중교회를 시작으로, 2010년 유일한 기독 신앙 기반 비영리 민영교도소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교정시설 선교의 발전과 역사를 소개했다.
그는 교정시설에서 주일예배뿐만 아니라 성경공부, 목회상담 등 다양한 종교적 행위의 자유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했다. 특히 수용자에 대한 종교적 행위의 자유 제한 전반에 관해,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에 방점을 둬 매우 완화된 심사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정부는 수용자의 종교적 처우 실태에 대한 일체 점검을 통해 형집행법규를 개정하고, 종교적 행위의 자유의 허용 범위에 대해 국제적 경향에 부합하는 진일보한 보완과 개선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지정토론은 남성현 교수(장신대), 노명헌 전군종감(위례창곡교회), 김안식 교수(백석대)가, 종합토론은 명재진 교수(충남대)가 좌장을 맡아 송준영 목사(성석교회), 신동만 목사(선우장로교회), 추일엽 목사(수원주님의교회)가 진행했다. 4부 윤리교육 후 김정부 목사(찬송하는교회)의 폐회기도로 모든 순서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