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법 “공공건물 내 종교적 상징물, 차별 아냐”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역사적·문화적 전통 반영하는 십자가 등 허용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최근 “공공 건물에 종교적 상징물을 전시하는 것은 국가의 세속주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결을 만장일치로 내렸다.

법률단체인 국제 자유수호연맹(국제 ADF)에 따르면, 11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재판부는 “십자가와 같은 상징물은 브라질의 역사와 문화적 전통을 반영하는 것으로서, 공공 건물에 허용된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아누 자닌(Cristiano Zanin) 판사는 판결문에서 “연방, 주 또는 지방정부 수준의 공공건물에 전시된 종교적 상징물이 브라질 사회의 문화적 전통을 반영하는 것일 때에는 차별금지 원칙, 국가 세속주의, 또는 공정성의 원칙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알렉상드르 드 모라이스(Alexandre de Moraes) 판사는 “브라질 사회의 역사적·문화적·전통적 측면을 반영한다는 의도에 부합하는 한, 공공장소의 상징은 허용될 수 있다”고 했다.

해당 사건은 2009년, 공공장소에 전시된 종교적 상징물이 정서적 고통을 준다고 주장하는 민원에서 시작됐다.

브라질 법무부 산하 연방공공부는 “연방 및 주 건물에서 모든 종교 상징을 철거하라는 원고의 요청을 지지하며, 종교적 상징의 존재는 차별금지 원칙을 위반하고 모든 브라질 시민의 종교적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송은 1심과 항소심 모두에서 기각됐다. 결국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이어졌고, 이번에 검찰의 주장을 기각하는 판결이 내려졌다.

국제 ADF에 따르면, 법원의 판결은 브라질 내 모든 연방 및 주 공공기관에 구속력이 있다.

국제 ADF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책임자인 토마스 엔리케스(Tomas Henriquez)는 “이번 판결은 브라질의 종교적 자유에 대한 거대한 승리”라며 “정서적 상처를 입었다는 주장만으로는 종교적 상징물 금지를 정당화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국제 ADF 보고서는 “국가 중립 원칙이 기독교에 대한 적대감으로 해석돼서는 안 되며, 브라질에서 기독교의 역사적·문화적·사회적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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