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재개발 피해 줄이려면 ‘계획 단계’부터 참여해야”

한국교회미래건축연구소 김철원 대표, ‘교회 재개발·재건축 특별 세미나’서 강조

‘교회 재개발·재건축 특별 세미나’가 12월 2일 오전 10시 종로 5가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그레이스홀에서 진행됐다.  

예장 합동 총회 재개발재건축위원회 전문위원이자 한국교회미래건축연구소 대표(소장) 김철원 장로가 이날 세미나 강사로 나섰다. 김 장로는 26년 동안 200여 교회를 리모델링하고 50여 회의 교회 재개발 협상을 했던, 이 분야 전문가다. 

김 장로는 이날 세미나에서 먼저 지역 재개발에 대한 미흡한 대처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교회들의 사례를 조명하며 “재개발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계획 단계에서 참여해야 한다”고 단계별 협상 전략을 소개했다. 

김 장로는 “초기 단계에서는 재개발 추진위원회가 구성되며, 추진위원장이 조합장이 된다. 이때 교회는 재개발 구역에서 교회만 그대로 보존(존치)할 것이냐, 재개발에서 아예 빠질 것이냐(제척), 아니면 재개발에 교회를 포함시킬 것이냐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이 방향을 잘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두 번째 단계는 조합이 설립되고 관계관청이 수시로 방문해 확인하며 교회 건축 부지의 배치와 면적, 주변 환경, 접근성을 근거로 자산평가가 이뤄진다. 김 장로는 이때 교회 자산평가나 감정평가는 대부분 최소한으로 측정되고, 한 번 평가된 금액은 추후에도 변동이 어렵기 때문에 되도록 받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세 번째 사업 승인 단계다. 추진위 구성, 조합장 선정, 사업 승인 단계까지 진행됐음에도 교회가 재개발 계획에 포함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면, 관공서 등 허가 주체를 상대로 민원적 대응을 하거나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 이때 모든 결정은 조합원 총회에서 확정되기에 조합장 구두 약속은 효력이 없게 된다.

네 번째는 관리처분 단계로, 교회는 협상을 통해 이주 또는 합의서를 작성하거나 반대로 버티기를 통해 명도소송 강제집행 등에 대응할 수 있다. 김 장로는 “법적 대응은 최후의 방법으로 법적 판단만 내려줄 뿐 교회의 권리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 교회는 명분을 가지고 대응해야 하며, 관리처분 단계에서 협상을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로는 조합협상에 대해 △적극적인 협상 준비와 대응 정보를 축적하라 △절대 협상 시기를 놓치지 말라 △적극적으로 소통과 협의를 통해 결과를 도출하라고 조언했다.

구체적인 협상 준비 방법으로 △교회 내 대응 조직을 구성하라 △도시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절차 및 단계를 파악하라 △협상 결과로 대토를 받아 신축할 것인지 현금청산을 해서 이전을 할 것인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규모, 용도, 면적 등 교회 부동산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라 △유사한 협상 사례 정보를 수집해 학습하라고 조언했다.

협상 시기와 관련해서는 △도시 개발 절차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협상은 어려워진다 △사업당사자의 구두 약속에 현혹되지 마라 △초기 사업계획 단계에 교회 건축부지가 설계돼 있어야 한다 △법적 소송으로 진행되는 것은 최후 수단이다 △각 사업단계별로 민원을 통해 우리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적극적인 소통 및 협의와 관련해서는 △추진위원회 또는 조합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사업 진행에 따른 최대한의 정보를 수집하라 △ 과정에서 요구하는 서면 동의나 서류·도장 날인 등은 절대 신중해야 한다 △사업 단계별 합의 사항은 반드시 서면으로 근거를 남겨야 한다(내용증명 등) △관계 관청과 긴밀히 소통하고 진행 상황을 수시로 파악하라고 조언했다.

김 장로는 “재개발 협상에 실패하고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려 쫓겨나는 교회가 너무 많다. 이러한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며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은 강제수용 방식으로 협상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부처 담당자와 잘 소통하면서 협상을 해 나가면 길이 있을 것이다. 시기를 놓친 게 아니다. 언제라도 그 때의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