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디게아 인근, ‘파묵칼레’로 잘 알려진 히에라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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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39] 제3차 전도여행(26) 라오디게아(3)

라오디게아에서 히에라볼리로
온천수 흘러내린 거대한 흰 산
목화 재배 지역에 로마 유적지
빌립 와서 전도하다 순교 전설
두 곳과 골로새까지 한 지역에
에바브라, 집중 수고했던 비결

▲히에라볼리에서 라오디게아로 온천수를 보내는 수로. 언덕 아래 멀리 라오디게아가 보인다.

▲히에라볼리에서 라오디게아로 온천수를 보내는 수로. 언덕 아래 멀리 라오디게아가 보인다.

“그가 너희와 라오디게아에 있는 자들과 히에라볼리에 있는 자들을 위하여 많이 수고하는 것을 내가 증거하노라(골로새서 4장 13절)”.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일곱 교회 가운데 하나인 라오디게아 교회는 부요하여 부족한 것이 없지만 신앙행위가 미지근하다고 주님께 책망받은 교회이다(요한계시록 3장 14-22절).

라오디게아 언덕을 내려온 우리는 큰 도로까지 걸어서 나온 뒤 지나가는 버스를 타고 히에라볼리(Hierapolis)로 향했다. ‘거룩한 도시’라는 뜻의 히에라볼리는 라오디게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버가모 왕국 에우메네스 2세가 기원전 190년 언덕 위에 세운 히에라볼리는 오늘날 ‘파묵칼레(Pamukkale)’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높은 산의 석회암에서 나온 온천수가 오랜 기간 동안 아래에 있는 산 전체에 흘러내리면서 침전해서 만든 거대한 하얀색 산 모습은 주위를 압도하고 있다.

▲파묵칼레. 석회 언덕 위에 보이는 곳이 히에라볼리.

▲파묵칼레. 석회 언덕 위에 보이는 곳이 히에라볼리.

산 아래 도로에는 식당들이 많은데 한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므로 여러 식당 앞에는 ‘감자탕’ 등 한글로 적어 놓은 메뉴가 걸려 있고, 호객하는 종업원들은 우리말로 “안녕하세요”를 자연스럽게 말한다.

우리는 산 아래에 있는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내고 천천히 올라갔다. 산 곳곳에 석회수가 고여 연못을 이루고 있는데, 온천수이므로 손을 넣어보면 미지근하다. 온천수가 고여 있는 연못 수면은 거울처럼 빛나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오래 전에 이 곳에 호텔이 들어섰다가 환경단체의 압력을 받아 철수하였다고 한다.

산 위에서 흘러내리는 석회수를 담고 있는 오늘날 연못은 그 호텔에서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자세히 보면 물을 가두어 놓은 연못벽은 인공으로 만든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산 위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여기저기 있는 연못벽 안에 고여 있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하여 크게 감탄한다.

석회가 굳은 모습이 마치 목화처럼 보인다고 하여 ‘파묵칼레(Pamukkale)’라는 이름이 붙었다. 파묵칼레 인근 넓은 평야지대는 지금도 목화 재배 지역이다. 우리가 옷이나 침구에 사용하는 솜은 목화에서 나오므로, 튀르키예어로 파묵칼레는 지역 주요 산물인 목화에서 유래하여 ‘목화의 성(城)’이라는 뜻이더, 이곳은 198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 485호로 등록되었다.

▲히에라볼리에 있었던 옛 교회 유적.

▲히에라볼리에 있었던 옛 교회 유적.

파묵칼레 언덕 위에 올라가면 고대 로마 시대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가 성경(골로새서)에 나오는 초대교회가 있던 히에라볼리로서 당시 성벽, 야외극장, 교회, 온천장 등의 건물들이 남아있다.

이 가운데 서기 3세기에 완공된 야외극장은 건축 기간이 150년이나 걸렸다. 이 건물들 주위에는 뒷산에서 내려오는 섭씨 35도의 온천수를 인근에 있는 라오디게아까지 보내던 수로(水路)가 아직도 남아있다.

이 수로들은 현재는 사용되고 있지 않으나 그 가운데 일부는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 물론 현재 사용되고 있는 수로는 옛날처럼 라오디게아까지 온천수를 보내는 것이 아니고, 관광객을 위해 파묵칼레 밑에 있는 호텔이나 온천장에 보내는 것이다.

전설에 의하면 예수님의 제자 가운데 한 명인 빌립은 말년에 이곳에 와서 전도를 하다 이곳에서 순교하였다고 한다. 그러므로 로마 제국에서 기독교가 공인된 이후인 서기 5세기경 이곳에는 사도 빌립을 기념하기 위한 교회가 세워졌었다.

▲히에라볼리 로마 시대 야외 극장.

▲히에라볼리 로마 시대 야외 극장.

골로새서 4장 13절 “그(에바브라)가 너희와 라오디게아에 있는 자들과 히에라볼리에 있는 자들을 위하여 많이 수고하는 것을 내가 증거하노라”는 말씀 속에 에바브라가 나온다.

에바브라가 골로새, 라오디게아, 히에라볼리에 있는 교인들을 위해 애써 기도하고 많이 수고하는 것을 사도 바울이 골로새서에 기록한 것이다. 지리적으로 이 세 곳은 한 지역에 있으므로, 에바브라가 집중적으로 수고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바울은 주후(서기) 53년경, 그의 제3차 전도 여행에서 라오디게아와 히에라볼리 근처를 지났다. 아마 그때 두 곳을 방문하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5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사도 베드로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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