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재판’ 떠오르는 배우 정우성의 ‘아들에 대한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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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칼럼] 아들에 대한 책임 다하는 아버지 되길

▲청룡영화제에 참석해 혼외자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배우 정우성 씨. ⓒ연합뉴스TV 캡쳐

▲청룡영화제에 참석해 혼외자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배우 정우성 씨. ⓒ연합뉴스TV 캡쳐

최근 배우 정우성과 모델 문가비 사이에 태어난 아기 문제로 연예계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시끄럽다. 문가비의 SNS를 통해 처음 알려졌고 정우성의 소속사가 SNS를 통해 공식 인정한 것처럼, 아기 아빠와 엄마는 두 사람이 확실하다. 기사에 따르면 친자 검사를 했다고 한다.

자녀를 낳는 데까지 성공한 두 사람은 하나가 되는 일에 끝내 이르지는 못했는데, 여러 언론사의 보고에 따르면 엄마는 결혼을 원했지만 아빠가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이를 보고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로 혼인해야 하고 동거 부양 의무를 지며 부부로 살아야 한다는 게 숨이 막혀 온다”고(기사), 김희경 전 여성가족부 차관은 정우성의 아들을 “혼외자”라고 부르는 것이 너무 거슬린다고 말했다. 혼인한 부모 아래 자라는 자녀만 정상이라고 보는 시각을 “지독하게 강조”하는 표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란다(기사).

한 언론사는 정우성이 만일 결혼했다 이혼한다면 재산분할로 300억 원 가량의 재산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결혼을 거부한 것이라고 추측했고(기사), 다른 언론사에서는 현행법상 비친권자에게 요구되는 책임은 양육비 지급(220만 원 상한가)과 2주에 한 번 자녀를 만날 수 있는 면접교섭권뿐이며, 면접교섭권은 행사하지 않아도 아무런 제재가 없는 현실을 비판했다(기사). 이런 상황에서 배우 정우성은 청룡영화제 시상 자리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다할 것입니다.”

그의 말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질문이 생겼다. “아들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다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법률적으로 대답하면, 한 언론사가 밝힌 것처럼 “법이 요구하는 양육비를 정당하게 지급하는 것”과 “2주에 한 번 자녀를 만나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들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재산을 상속받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걸로 정말 아버지의 책임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버지들에게 “당신은 아들, 딸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있습니까?”라고 묻는다면, 아마 “그럼요. 저는 완벽하게 책임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 예상할 수 있는 답변은 이렇다.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한참 부족해요.”

그들은 수입의 일부만 가정에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전부를 쏟아붓는다. 2주에 한 번이 아니라 매일 자녀와 만나 시간을 보내고 싶다. 현실적으로 아이가 어릴 땐 가정의 필요를 채우느라 바빠서, 아이가 자라서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지만 자녀가 바빠지면서 시간을 보내기 힘들 뿐이다. 마음만은 자녀가 자라는 모든 순간을 지켜보고 싶고, 그들이 질문하는 것에 답해주고 싶고, 기쁜 일에 함께 웃고 눈물 흘릴 땐 같이 울어주고 싶다.

자녀는 아빠와 엄마가 하나가 되지 않는 이유가 아니라 도리어 더 끈끈하게 하나가 되려는 이유가 된다. 싸우고 밉고 꼴도 보기 싫어도 ‘자식 때문에 산다’고 말하지 않는가. 아버지는 자녀를 위해서 하는 모든 일을 목숨 걸고 책임감 있게 하면서도 결코 ‘책임’이라서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책임이기 전에 기쁨이니까. 가수 김진호가 부른 ‘가족사진’ 가사처럼, 아버지는 자식을 “꽃피우기 위해 거름이 되어버”려도 행복하다. 그렇게 해도 책임을 끝까지 다하지 못했다고 자책한다.

과연 정우성은 책임을 다하는 아버지의 역할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한 것일까?

아들·딸 입장에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아버지 아래 받은 상처가 큰 경우가 적지 않다. 어떤 자녀는 아버지의 결핍을 경험한다. 안타까운 사고나 질병으로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난 경우도 있지만 이혼이나 불성실 때문에 처절한 결핍을 맛보기도 한다. 아버지가 없으면 자녀는 자기 존재의 뿌리를 잃은 것처럼 상심하고, 아버지의 돌봄과 보호와 인도를 충분히 받지 못했기 때문에 충분히 받은 이들에게서 발견하기 힘든 문제를 겪게 된다.

자녀는 아버지가 자신들 때문에 어머니를 버렸다고 생각하며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아버지의 결핍에 대한 책임을 자기에게서 찾는 것이다. 항상 분노하고 폭력적인 아버지를 둔 경우는 어떤가? 자유롭고 평안하게 살아가야 할 자녀가 억눌리고 뒤틀려서 자란다. 자기 기준을 만족시킬 것을 항상 요구하는 아버지를 만나면? 자녀는 자기 존재 자체에 대한 인정을 받지 못하고 항상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히고, 늘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간다.

요컨대 아버지가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 자녀는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다. 비극적이게도 이게 끝이 아니다. 똑같은 문제를 대물림하듯 이어받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매우 단순하면서도 분명하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더불어 자녀가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듣고 배우는 인생의 모델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알코올 중독자나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를 극도로 미워하는 아들이 나중에 비슷한 문제를 겪게 되는 이유다.

그러면 책임을 다하지 못한 아버지 아래 자란 아들·딸은 소망이 없을까? 그들이 아버지와 어머니가 되었을 때, 자녀에게 책임을 다하지 못하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인가?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버지, 어머니가 자녀를 위해 최선을 다할 때, 그들은 무엇을 본으로 삼아 “책임을 다하는” 부모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까? 그들도 경험한 적 없는 이상적 모습을 어디에서 발견해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보디 바우컴은 2012년 3천여 명의 목회자이자 아버지들이 모인 컨퍼런스에서, 성경이 우리에게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땀과 눈물을 흘리며 간절히 호소했다. 바우컴과 그의 아내 양쪽으로 총 25쌍의 부부가 있었고, 그 중에 22쌍이 이혼했으며, 바우컴 자신은 10대 불교 신자 미혼모 아래 자랐지만, 절대로 보고 배운 것이 없어서, 혹은 어떻게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어서 순종할 수 없다고 핑계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9명의 자녀에게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는 바우컴은 어떻게 이렇게 말할 수 있었을까?

“보라 아버지께서 어떠한 사랑을 우리에게 베푸사 하나님의 자녀라 일컬음을 받게 하셨는가 우리가 그러하도다 그러므로 세상이 우리를 알지 못함은 그를 알지 못함이라(요일 3:1)”.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요 1:12)”.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그리스도인에게 “아버지”가 계신다고 확증한다.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자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다. 하나님은 그들의 아버지가 되시고, 그들은 하나님의 자녀로 받아들여진다.

성경은 하나님의 자녀에게 그들의 아버지를 “보라”고 명령한다. 우리 아버지가 “어떠한 사랑을 우리에게 베푸”셨는지 헤아려 보고 측량해 보라는 것이다. 아버지의 사랑이 어떻게 우리에게 나타났고 확증됐는가?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난 바 되었으니 하나님이 자기의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심은 그로 말미암아 우리를 살리려 하심이라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하여 화목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라(요일 4:9-10)”.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 5:8)”.

누가 자기의 하나뿐인 자식을 원수를 위해 내어줄 수 있을까? 오해하지 말라. 자식을 내어주고 싶어 하는 부모는 없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아들을 내어주시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우리를 살리려”고. 그러니까 그렇게 해야만 우리를 살릴 수 있었고 또 그렇게 해서 우리를 자녀로 삼아 주실 수 있기 때문이다.

거룩하신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를 자녀로 받아들이기 위해 반드시 우리에게서 제거돼야 했던 죄를 자기 독생자에게 지워 그 값을 치르게 했던 것이다.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통하여 믿는 자는 하나님과 영원한 화목을 이루게 되었다. 세상에서 우리는 결코 이러한 사랑을 발견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사랑은 이천 년 전에 말라버린 것이 아니라 지금도 넘치도록 부어지고 있다.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롬 8:32)”.

“여인이 어찌 그 젖 먹는 자식을 잊겠으며 자기 태어난 태에서 난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그들은 혹시 잊을지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사 49:15)”.

보디 바우컴이 핑계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은 모든 믿는 자가 완벽하고 풍성한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하나님의 아들과 딸로서 조금도 부족함이 없고 모자람이 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아버지 하나님께서 독생자 그리스도의 보혈로 맺은 언약의 책임을 다하는 계신다. 아버지의 사랑은 ‘책임’ 전에 기쁨이다. 아버지는 연약하고 부족한 자녀들을 끝까지 사랑하시기로 작정하셨다. 세상은 알 수 없을지 몰라도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은 너무나 잘 안다. 그래서 아버지로서 어떻게 하는 것이 책임을 다하는 것인지 안다.

물론 항상 부족함을 느끼고 연약함을 이겨내야 하지만, 아버지께 받는 사랑이 지극히 크고 놀랍기 때문에 감사함으로 아버지의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것이다. 육신의 아버지가 부재했거나 형편없었더라도 영원하신 아버지께서 언제나 함께하시고 온전한 사랑을 부어주시기 때문에 자녀를 끝까지 사랑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정우성이 한 일을 비판한다. 그리고 그가 책임지겠다고 한 말에 의문을 갖는다. 필자는 그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자신이 저지른 일을 무마하려거나 책임지려고 스스로 애쓰려는 선택이 아니라 더 나은 선택을 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들을 위하여 자기 독자를 내어주신 아버지의 사랑을 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 사랑을 보고 알고 받아들인다면, 책임을 다하는 아버지의 사랑이 무엇인지 그전에 경험한 적이 없었더라도 혹은 자신이나 세상이 정의하는 책임지는 사랑이 무엇이었든 간에, 진짜 아버지의 책임지는 사랑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받은 사랑에 감격한 자는 주는 사랑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망도 생명도 천사도 그 어떤 피조물도 끊을 수 없는 사랑을 받는 자는,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가족과 이웃에게 책임지는 사랑을 베풀 수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자들아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요일 4:11)”.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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