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무슬림, 크리스마스 합창 연습 중단시켜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지방 정부 허가 필요” 주장

▲ⓒ유튜브 영상 캡쳐

▲ⓒ유튜브 영상 캡쳐

인도네시아의 무슬림들이 주일 저녁 한 성당에서 크리스마스 미사를 위한 합창단 연습을 중단시켰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틱톡 계정 @sellsellss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지난 12월 1일 남셀레베스주에 위치한 카일 마을에서 주로 무슬림이 거주하는 지역의 주민 협회장은 가톨릭 성 요셉스테이션 성당(Catholic St. Yoseph Station church) 교인들에게 “합창 연습은 지방 정부에 보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습을 막았다.

애플스(Aples)로 알려진 앤디 아르만(Andi Arman) 협회장은 영상에서 자신이 가톨릭 합창단과 지역 무슬림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합창단원에게 “‘먼저 무슬림 이웃에게 이런 활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 허가를 구하면 내가 지방 정부에 ‘보고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식이라면 ‘허가가 없었다’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예배 활동이 있다고 생각한 주민들이 오라고 했다. 크리스마스 노래 연습이었다”며 “무슬림 주민과 교회가 그곳에서 예배를 드리지 않는 것으로 사전 합의를 했고, 그들을 폭도로부터 보호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이어 “난 가톨릭 친구들을 보호하기 위해 왔다. 허가를 받으면 다른 당사자들이 그들의 활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교구민은 모닝스타뉴스(MSN)와의 인터뷰에서 “합창 연습을 했던 다목적 건물을 예배 장소로 사용한 적이 없다. 그 건물은 교회 예배를 위해 지어졌지만 지역 무슬림들의 반대로 인해 사용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무슬림 공동체에서 멀리 떨어진 교인의 집에서 예배를 드렸다. 우리는 이 다목적 건물에서 다른 교회 활동을 한다”고 했다.

온건한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팟캐스트 ‘인도네시아 모두를 위한 운동’은 “크리스마스 합창 연습 금지에 대해 알게 돼 슬프다”며 “해당 조치는 이해할 수 없다. 언제부터 크리스마스 합창 연습에 지방 정부의 허가가 필요했나?”라고 반문했다.

인도네시아의 젊은이들이 참여한 이 단체는 “예배 장소를 세우려면 두 장관 공동령 제1장 제3조에 따라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합창 연습에는 허가가 필요 없다. 이를 금지한 사람을 즉시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지역 무슬림 지도자 우스타즈 안디 사트리아(Ustaz Andi Satria)는 “이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위한 합창 연습은 위협이 아니며, 보호돼야 한다”며 “이슬람은 무슬림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축복으로서 관용을 가르친다”고 했다.

그는 “편협함은 이슬람의 가르침을 오해하는 데서 발생한다. 우리는 때로 종교를 너무 얕게 이해하기 때문에, 합창 연습을 하기 위해서도 허락을 구한다. 우리의 일은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보호하는 것이다. 지방 정부가 주민들의 신고를 처리하는 데 현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연습에 허가가 필요한 경우, 정부는 활동을 중단시키는 당사자가 아니라 보호자로서 존재해야 한다. 그 후에 가장 좋은 해결책을 찾기 위한 이상적인 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어떤 이유로든 종교 활동을 중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특정 종교의 나라가 아니라,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법치국가”라고 덧붙였다.

파티마 성모 마리아(St. Mary of Fatima) 교구의 수장인 임마누엘 아시(Immanuel Asi)는 MSN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당사자와의 협력 덕분에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했으나, 한 지역 소식통은 “해결책이 없으며,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인트 조셉 스테이션(St. Joseph Station)은 사우스 셀레베스 벤타엥 ​​리젠시에 있는 파티마 성모 마리아 교구의 일부이며, 마카사르 대교구(Makasar Archdiocese)에 속한다. 약 50가구 또는 약 215명의 교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며, 파티마 성모 마리아 교구 전체 회중의 약 50%를 대표한다. 이 스테이션은 교구에서 차량으로 약 30~40분 거리에 있다.

오픈도어가 발표한 2024년 기독교 박해국 목록(WWL)에서 인도네시아는 42위를 차지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사회는 더 엄격한 이슬람 이념을 채택했으며, 전도 활동에 참여하는 교회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표적이 될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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