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신앙에 관심 높지만, ‘모범’ 보이는 건 “글쎄…”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목회데이터연구소, 한국교회 교육 실태 다뤄

교회교육, 성경·교리·전도 등 주로 시행
‘크리스천다운 삶’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교회학교 위탁형 교육에 익숙한 부모들
‘부모교육에 참여할 것’ 87%로 높지만
13%만이 성경 읽기·기도 ‘자주’ 보여줘

▲부모가 자녀에게 평소 성경 읽기, 기도하기 등 신앙활동의 모범을 보이는 편인지 물어본 결과, 61%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자주 그렇다’는 13%에 머물러, 전반적으로 한국교회 부모의 신앙이 자녀들에게 모범적이지는 않음을 나타냈다(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은 없음). ⓒfreepik

▲부모가 자녀에게 평소 성경 읽기, 기도하기 등 신앙활동의 모범을 보이는 편인지 물어본 결과, 61%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자주 그렇다’는 13%에 머물러, 전반적으로 한국교회 부모의 신앙이 자녀들에게 모범적이지는 않음을 나타냈다(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은 없음). ⓒfreepik

크리스천 학부모들은 자녀 신앙을 위한 ‘부모교육’에 87%가 관심을 보였지만, 실제 자녀에게 바른 신앙의 모범을 ‘자주’ 보여 주는 부모는 13%에 불과해, 높은 관심과 달리 실천적 본보기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 이하 목데연)가 최근 넘버즈 266호에서 한국교회 교육 실태를 다루고, 교회교육의 나아갈 바를 점검했다. 먼저 교회가 설교 외에 실시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성경에 대한 교육(89%)’이 가장 많았고, ‘신앙 핵심 내용과 교리 교육’(78%), ‘선교와 전도 교육’(77%), ‘예배 교육’(72%) 등 대체로 교회 안에서의 생활을 위한 교육들이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반대로 ‘세상에서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실천’(67%), ‘크리스천 가정생활’(63%), ‘크리스천 일터 생활’(46%) 등과 같이 교회 밖에서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는 삶을 위한 교육이 있다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성도에게는 “교회로부터 가장 받아보고 싶은 교육”을, 목회자에게는 “교회에서 가장 필요한 교육”을 각각 물었을 때, 성도는 ‘세상에서 기독교인으로서 살아가는 실천’(36%), ‘성경에 대한 교육’(35%)을, 목회자는 ‘세상에서 기독교인으로서 살아가는 실천’(57%)과 ‘신앙의 핵심 내용과 교리’(37%)를 각각 1, 2위로 선택했다.

생애주기별 기독교 교육으로 가장 필요한 단계를 물어본 결과, 성도와 목회자 모두 ‘청소년기’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외에 성도는 ‘청소년기’와 ‘아동기’ 다음으로 ‘사회 초년기’ 단계의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한 반면, 담임목사의 경우 ‘중장년기’와 ‘노년기’를 좀 더 우선적으로 생각했다.

청소년들은 설교를 통해 실제 삶에서 어떤 변화를 느끼고 있을까. ‘변화된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다’, ‘지난 삶을 반성하고 나 자신을 성찰한 적이 있다’, ‘낙심했을 때 설교를 통해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는 주요 항목에서 모두 성인 성도에 비해 낮은 비율을 보였다.

‘어른이 된 후에도 교회에 출석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청소년들은 ‘계속 다닐 것 같다’는 응답이 64%, ‘그만 다닐 것 같다’(16%)와 ‘잘 모르겠다’(21%)는 응답도 3명 중 1명 이상(37%)으로 나타났다.

▲교육 내용별 교육 유무(교회 출석 기독교인, 각각 ‘있다’ 비율). ⓒ목회데이터연구소

▲교육 내용별 교육 유무(교회 출석 기독교인, 각각 ‘있다’ 비율). ⓒ목회데이터연구소

교회의 자녀 신앙교육에 대해 목회자 대다수가(92%) ‘가정과 교회가 연계하는 방식’을 선택한 반면, 성도는 60%만이 같은 의견을 보였다. 목데연은 “그동안 한국교회가 가정-교회 연계 신앙 교육 방식보다는 교회학교 위탁형 신앙 교육 방식에 익숙했기 때문”이라고 유추했다.

교회학교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성도는 학교생활에 도움이 되는 ‘신앙적 말씀 교육’(31%), ‘목회자/교사의 멘토 역할’(27%), ‘시대 흐름에 맞는 교육방식’(23%) 순으로 응답한 반면, 목회자는 ‘부모 교육’(35%)을 1위로 꼽았다. 자녀의 신앙적인 환경과 주체를 부모는 ‘교회’로, 목회자는 ‘가정’으로 생각하고 있는 점이 극명하게 대조됐다.

가정에서 어떤 신앙 교육이 행해지고 있을까. 고등학생 이하의 자녀를 가진 학부모들에게 자녀와의 대화 주제를 묻자 ‘자녀의 취미생활’(60%), ‘친구’(51%), ‘성적/진로’(35%) 순으로 응답했다. 반면 ‘성경에 대한 주제’(5%), ‘신앙 상담’(3%), ‘교회에 관한 주제’(3%)로 일상적인 주제보다 크게 낮았다.

부모의 신앙이 자녀의 신앙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부모가 자녀에게 평소 성경 읽기, 기도하기 등 신앙활동을 보이는 편인지 물어본 결과 10명 중 6명에 해당하는 61%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자주 그렇다’는 13%에 머물러, 전반적으로 한국교회 부모의 신앙이 자녀들에게 모범적이지는 않음을 나타냈다.

자녀 신앙을 위한 부모 교육은 중요하지만 방법을 잘 모르는 현실. 실제로 교회에서 부모교육이 있는 비율은 32%에 불과했다. 만일 교회에서 자녀의 신앙을 위한 부모 교육을 실시한다면 참여할 의향에 대해 대부분(87%)이 ‘있다’고 응답했다.

▲자녀와의 대화 주제(고등학교 이하 자녀 있는 기독교인, 1+2순위). ⓒ목회데이터연구소

▲자녀와의 대화 주제(고등학교 이하 자녀 있는 기독교인, 1+2순위). ⓒ목회데이터연구소

부모 교육에서는 무엇을 주로 다뤄야 할까? 성도는 ‘자녀와의 대화법’(44%)을, 목회자는 ‘부모 역할 교육’(60%)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목데연은 “현대 교회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교육 내용도 ‘성경’과 ‘교리’에 치우쳐 있고, 교육의 현장과 주체도 교회에 몰려 있다는 것”이라며 “교회교육은 성경에 관한 지식 증진이 아니라 그 배움을 통해 성도가 하나님 나라의 변화된 삶에 참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는 교리 교육과 친교를 통해 공동체 훈련을 담당하고, 부모는 가정이 신앙 교육의 현장이 될 수 있도록 상호 보완적으로 분담하는 협력이 필요하다. 교회가 신앙교사로서 부모의 역량을 개발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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