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는 침묵, 계엄 이후에는 독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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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회도 나라도 창조적 파괴 필요

▲감리회 민돈원 목사(왼쪽에서 다섯 번째). ⓒ감거협

▲감리회 민돈원 목사(왼쪽에서 다섯 번째). ⓒ감거협

나라를 걱정하고 교계를 지키는 수장이라면 한편으로는 누구보다도 말과 글과 행실이 신중하되, 다른 면에서는 누구 앞에서도 국가관과 진리에 대한 입장에 있어서만큼은 담대한 외침을 견지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작금의 교계는 기류가 심상(尋常)치 않다.

패역무도한 입법독재를 자행하는 정치권을 향해, 동시에 멘탈이 붕괴된 지 오래된 교단의 벙어리 개같은 그대들을 향해 그런 유희를 그치라는, 몸을 불사른 최후 통첩의 분신과 다름 없던 지난 12월 3일 밤 11시경 긴박했던 대한민국.

몰골스럽게 교권 나눠먹기에 길들여져 형해화(形骸化)된 지 오래되어 짙은 어두움이 깔려 있는 교단이란 수치를 잊지 않았다면, 자성의 회개가 전국에 메아리쳐도 부족한 이때.

다수의 범죄집단이 칼사위를 하는 깽단 같은 정치판에, 이들과 장단 맞춰 눈먼 언론이 속보로 도배하는 굿판에, 물 먹은 하마처럼 불과 하루도 지나기 전, 무엇이 급했길래 메이저 교단 수장의 규탄선언, 이에 질세라 늑대와 춤을 추는 목사들의 신물난 어릿광대가 웬일인가?

밤이 깊을수록 동터 오르는 새벽은 가깝다지만, 세속에 짙게 채색화된 인본주의적 철밥통 교권은 그들만의 밥그릇 나눠먹기 식의 호형호제가 된 지 오래돼 마이웨이.

라인홀드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의 그런 실오라기 같은 시대라도 되면 산 소망이라도 있겠건만, 이도저도 아닌 실종된 주구들을 보노라니 눈앞에 벌어질 참상이 멀지 않아 보인다.

아! 코로나 때 일언반구 유구무언하던 그대들이여!
예배 드리다 교회 욕 먹인다며 아군에 총질하고, 교회 지킨다며 항복문서 날린 그대들이여?
전도 길 막힌다고 함구하다 청와대 오찬 밥상 초대석에 저자세로 한국교회 망신시킨 그대들이여!

비상계엄 선포가 그대들 눈에 그리도 가시였던가?

한국 교계를 욕보인 감리회를 비롯한 한국 교계 일부 수장들이여, 모름지기 그대들 판공비가 비전교회 1년 예산까지 훌쩍 넘는데도, 국회 야당이 이번 정부 예산 다수 항목에 제로베이스 삭감에는 일호의 주장이나 해보았던가?

미군을 점령군이라고 하고 신영복을 가장 존경한다던 정권을 향해, 지금처럼 발 빠르게 성명서 한 장 수장의 이름으로 발표해 보았던가?

이쯤 되면 교회도 나라도 창조적 파괴가 답이다. 권력에 장단 맞추는 자들 말고, 범죄집단의 화인 맞은 양심으로 나라를 거덜내는 자들도 아닌, 파괴적인 건설자가 일어나야 한다.

그날에 희망의 서곡은 울리고 애국의 작은 불씨는 살아 나리라. 그때에 신음하며 외마디 소리로 고통하던 교계 애국자들의 인기척 소리가 들려오게 되리라.

민돈원 목사
감리회거룩성회복협의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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