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기독교 지도자들 “대선 결과 승복, 민주주의 성숙 신호”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가나의 기독교 지도자들은 지난 12월 7일(이하 현지시각) 대선과 관련, “야당 후보인 존 드라마니 마하마(John Dramani Mahama·65) 박사가 가장 가까운 경쟁자이자 현 부통령인 마하무두 바우미아(Mahamudu Bawumia·61) 박사를 누르고 승리한 것은 성숙함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가나감리회(Methodist Church Ghana) 감독회장인 존슨 콰베나 아사모아-갸두(Johnson Kwabena Asamoah-Gya­du) 목사는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이 나라의 민주적 통치가 성숙해졌다는 표시”라고 말했다. 

▲존 드라마니 마하마 가나 대통령 당선인. ⓒ페이스북

▲존 드라마니 마하마 가나 대통령 당선인. ⓒ페이스북

아사모아-갸두 목사는 “선거에서 한 사람은 승자가 되고 다른 한 사람은 패자가 된다. 선거에서 이긴다면 승리를 축하하되 그에 따른 평가를 받자. 반대로 패해서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면 정해진 절차를 따르고 결과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라”고 했다. 

7일 개표 초기부터 마하마의 국민민주당(NDC)이 명백한 선두를 차지했고, 바우미아는 8일 패배를 인정했다. 바우미아는 승복 연설에서 “가나 국민이 의사를 표명했고, 국민이 이때 변화를 위해 투표했으며, 우리는 겸손하게 이를 존중한다”고 했다. 

신애국당(NPP) 부통령 후보인 매튜 오포쿠 프렘페(Matthew Opoku Prempeh) 박사는 “가나는 하나님께서 ‘세상에 빛나도록’ 선택하신 나라이며, 그것이 큰 복이기는 하지만, 기도 없이는 악이 나라에 닥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교파의 종교 지도자들은 신자들에게 “3,400만 명의 인구 중 71%가 기독교인인 나라에서, 선거를 종교적 이슈로 삼아 무슬림인 바우미아 후보와 기독교인인 마하마 후보 사이의 갈등을 일으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가나오순절카리스마협회(GPCC)는 “선거는 종교적 경쟁이 아니다. 정치는 종교, 민족, 성별, 또는 사회 계층이 아닌 이성, 증거 및 공동선에 따라 결정이 내려지는 포용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PCC는 “일부 의원 후보와 종교 지도자들이 종교적 노선에 따라 투표를 장려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대선 후보 중 누구도 종교적 이념을 내세워 선거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GPCC는 선거일에도 “모든 정당과 무소속 후보는 시민과 국가 전체에 사회 경제적 및 기타 혜택을 가져다 줄 정책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경쟁하고 있다. GPCC 리더십은 투표 자격이 있는 모든 가나인이 하나님과 국가에 대한 시민적 책임으로 투표하도록 격려한다. 모든 잠재적 유권자는 선택한 후보자에게서 발견한 양심, 신뢰, 확신 및 경건한 가치에 따라 인도돼야 한다”고 했다. 

가나천주교주교회의(GCBC)는 2024년 11월 30일자 목회서신에서 유권자들에게 “단순한 유권자가 아닌 ‘적극적인 시민’이 돼, 국민과 국가, 특히 ‘빈곤층, 소외계층, 취약계층’의 최선의 이익을 추구하는 후보를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 

정치학자이자 강사인 토마스 프레히 보치웨이(Thomas Prehi Botchway)는 학술 매체 ‘컨버세이션’(Conversation)과의 인터뷰에서 “종교가 가나의 민주주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1992년 국가가 헌법 통치로 복귀한 이래, 후보자들은 많은 시간을 교회와 모스크를 방문해 유권자들을 자신의 정치적 소속으로 설득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교는 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종교단체는 과거에 군사정권의 잔혹함에 맞섰기 때문이다. 그들은 또한 사회 정의 문제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고 했다. 

가나 국가평화위원회 어니스트 아두-감피(Ernest Adu-Gyamfi) 의장은 최근 아프리카리포트(The Africa Report)와 인터뷰에서 “종교, 부족, 인종과 관련된 모든 것은 갈등의 방아쇠다. 우리는 나라의 평화, 안보, 안정을 지켜야 한다”며 신중한 선거 운동을 촉구했다.  

두 후보의 선거 공약은 종교적·민족적 서사에도 불구하고 높은 물가 및 실업률 해결 등 경제에 집중돼 있었다.

과거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마하마는 이번에 퇴임하는 대통령인 나나 아쿠포-아도에게 패해 재선에 실패했었고, 2020년에 아쿠포-아도가 2선에 성공했을 때 다시 낙선했다. 7일 있었던 세 번째 대선 도전에서 그는 징크스를 깨고 가나의 대통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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