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북뉴스 칼럼] 진영의 한계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가 있었고, 2024년 12월 6일 대통령 탄핵을 위한 역사적 과정을 타전하는 한국 매스컴을 지켜보았다. 정족수 부족으로 탄핵소추안이 한 번 부결됐지만, 이념적 차이의 간극(間隙)은 양대 산맥인 보수와 진보의 싸움으로 얼룩졌다. 그만큼 한국 정치사에서 진영의 논리는 정쟁(政爭)을 달리고 있다.
이는 한국 정치사에서 엄청난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싸움으로 이어져 왔다. 아무리 좋은 정치적 대안일지라도, 진영의 프레임에 갇혀 반대하는 것이 한국 정치사의 현실이다.
이번 여야의 정치적 극한 대치를 보면서, 이러한 정치는 이제는 끝장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소신이다. 계엄령을 선포한 대통령과 주변에서 엄호하며 정당화하는 여당, 대통령과 일부 관료들을 탄핵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날을 세우는 야당의 싸움은 국민들에게 고통과 피로만 쌓고 있다. 이러한 이념 논쟁의 한계를 지적하는 지성들이 많다.
한국 정치사에서 망국병(亡國病)은 지역 갈라치기와 보수와 진보의 싸움이다. 한국 정치사에서는 태극기 부대(보수)와 촛불 부대(진보) 다 필요하다. 조금 생각이 다르다 해서 이념적으로 갇혀서 재단하는 것은 구태적 발상이며, 이러한 한국의 정치는 막을 내려야 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보수와 진보, 그리고 영남과 호남의 극한 대립으로 얼마나 아픔과 곡절이 많았던가?
지금은 이념의 장벽으로 도저히 제어할 수 없는 극한 상황까지 치닫게 됐다. 이제 시간이 없다. 2024년 민생 문제를 정리하고 2025년 예산을 앞두고 머리를 맞대지 못하고 여야는 또 한 번 치열한 전투가 예고되고 있다. 이러한 정치는 국민 모두에게 외면받는 구태이며, 여야는 모두 치명적인 내상을 입고 국민들에게 버림을 받을 수도 있다.
보수는 한국 정치사에 기여한 바가 크다. 진보도 남들이 하지 못한 정치 역량을 발휘했다. 물론 같은 당 안에서도 계파는 존재한다. 그러나 가능하면 계파도 너무 정치화해선 안 된다. 이제는 자기중심적 이념을 내려놓고 따뜻한 보수, 우아한 진보가 되기를 간곡히 청한다.
이 같은 정치사의 이념 논쟁은 한국기독교도 자유롭지 못하다. 한국교회 보수주의와 자유주의로, 그리고 신학적 이념과 갈등으로 인해 서로 갈라지고 돌아서며 역사적인 아픔을 남겼다. 지금도 반목하며 교류도 없이 정체된지 수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이며 하나님의 자녀라는 원형(原形)을 잊은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고린도 교회에서 바울파·아볼로파 간에 파벌이 생겼을 때(고전 3:4-5), 바울은 파벌이 무익하다며 모든 통치는 하나님의 주권(고전 3:7) 하에 있다고 일갈(一喝)했다.
이제 한국 정치사에서 이념 논쟁이 종식되고, 한국교회 내 교단주의도 종식되어 새로운 화합의 장이 도래해 협치(協治), 상생, 나눔과 치유가 있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주도 한분 믿음도 하나 세례도 하나이신(엡 4:5)”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선교적 원형의 책무가 실현되기를 바란다.
이교남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예천 전원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