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욱 교수 특별기고] 2025년 신년 시론(時論)
세계 선교 완성에 지속적 공헌
전 세계 기독교 변증 사명 감당
기독교 정체성 회복 사명 헌신
건강한 종말 및 재림 신앙 확립
불안한 국내 정치 상황과 급변하는 국제 정세로 힘들었던 2024년이 지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2025년 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한국교회는 더 이상 주눅 들지 말고,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주신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그렇다면 2025년에 완수해야 할 한국교회의 사명은 무엇인가?
첫째로, 한국교회는 세계 선교의 완성에 지속적으로 공헌해야 한다.
오늘날 UN에 속한 국가는 약 200여 곳이다. 그 중에서 복음이 전파되지 않은 국가는 없다. 가장 복음화율이 낮은 나라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이다. 그러나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에도 복음이 들어갔고, 교회들이 세워져 있다.
공산국가인 쿠바나 심지어 북한에도 이미 상당수의 그리스도인들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더 놀라운 것은 쿠바나 북한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다른 어떤 지역 그리스도인들보다 강하고 성숙한 믿음의 소유자들이라는 점이다.
지구상 모든 국가에 이미 복음이 전파됐지만, 아직도 많은 미전도 종족들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특별히 10/40 창(Window) 지역 많은 종족들에게 아직도 복음이 전해지지 못했다.
통계에 의하면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종족이 대략 1만 2천 곳이나 된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대략 7천 개 정도 된다고 한다. 위클리프 성경번역선교회에 따르면, 이 7천 개 언어 중 네 복음서 중 하나의 복음서라도 번역된 언어는 3천 5백 개 정도다. 아직 3천 5백 개 정도의 언어로는 쪽복음조차 번역이 안 돼 있다.
위클리프 성경번역선교회는 2025년 아직 성경이 번역되지 않은 언어로 성경 번역을 착수하자는 취지에서 ‘마지막 언어 운동(the Last Language Campaign)’을 펼치고 있다. 이 운동 목표가 실현된다면, 조만간 인류의 모든 언어로 성경이 번역되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그것은 세계 선교의 완성과 궤를 같이할 것이다.
인공지능을 포함한 현재 과학기술 발전상을 볼 때, 이 일이 성취되는 데는 생각보다 적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 일이 성취되기 위해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적극적 기도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세계 선교 완성을 위해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일은 많고 그 책임은 엄중하다. 계속해서 많은 선교사들을 세계 곳곳에 보내야 한다. 또한 그들이 효과적인 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을 더 탁월하게 만들어가야 한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선교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025년 한 해 동안 한국교회의 선교 동력이 새롭게 강화될 수 있길 바란다.
둘째, 전 세계적 차원에서 기독교 변증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오늘날 기독교의 절대적 유일성과 진리성을 거부하고, 기독교를 공격하는 세력들이 커져가고 있다. 우선 성경적·복음적 구원론에 대한 도전이 심각하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오직 은혜에 의하여,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는다는 성경적 칭의론·구원론은 오늘날 엄청나게 오해되고 있고, 왜곡되고 있으며, 비판되고 있고, 심지어는 무시되고, 짓밟히고 있다.
특히 소위 ‘바울에 대한 새관점’ 학파가 전통 칭의론과 구원론에 대한 거부 운동의 중심에 서 있다. 새로운 종류의 율법주의, 공로주의, 행위주의가 점점 더 큰 세력을 형성해 가고 있다. 이런 심각한 도전들에 대한 적절한 변증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피 공로를 의지함으로 영단번에(Once and for all) 완전한 죄 사함과 칭의를 얻는다는 진리가 가감없이 올곧게 증거돼야 한다. 그리고 오직 은혜와 믿음으로 칭의된 성도들의 삶은 그들 안에 내주하시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선한 일에 열심하는 친백성의(딛 2:14) 삶일 수밖에 없음이 명확하게 증거되어야 한다.
또한 종교다원주의의 확장을 막아야 한다. 종교다원주의는 모든 세계의 종교들이 기본적으로 동일한 것을 가르치며, 구원과 진리에 이르는 동등한 길이라는 이데올로기이다. 종교다원주의라는 덫에 걸리면, 기독교의 독특성과 유일성을 거부하게 된다. 이로 인해 결국 신앙과 교회를 떠날 수 밖에 없게 된다.
나아가 발호하는 이단 세력을 견제해야 한다. 오늘날 다양한 이단 세력이 큰 힘을 얻고 있다. 여호와의증인, 몰몬교, 통일교 같은 전통적 이단들을 포함해,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나 신천지 같은 신흥 이단들도 전 세계적으로 세력을 확장해 가고 있다.
동시에 한국교회는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리즘을 옹호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막아내고, 성경적 생명윤리와 성윤리를 지켜내야 한다.
한국교회는 기독교를 반대하는 세계적 흐름들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교회는 공로주의와 행위주의의 발호, 그리고 종교다원주의와 다양한 이단 그리고 포괄적 차별금지법 옹호세력들을 대항해서 기독교 진리를 효과적으로 변증하는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변증 사역이 연약해질 때 교회도 영적으로 연약해질 수밖에 없고, 많은 영혼들을 잃게 될 수밖에 없다. 전 세계적 차원에서 기독교의 절대 진리성과 유일성의 변증은 반드시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한국교회는 이 거룩한 사명을 완수하는 일에 전심전력해야 한다.
셋째로, 한국교회는 기독교 정체성 회복이라는 사명에 헌신해야 한다.
오늘날 기독교의 중심은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넘어갔다. 소위 아시아와 남미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사우스(the Global South)’ 지역이 기독교의 중심지가 되었다. 지난해 9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4차 서울-인천 로잔대회는 이러한 현실을 분명하게 확인해 주었다. 이는 선교적 관점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이 증거되는 일이기에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기독교의 중심이 남반구로 넘어가면서, 기독교의 정체성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남반구 기독교가 전통적 의미에서 말씀 중심의 복음주의 기독교라기보다는 체험 중심의 극단적 오순절 운동이나 은사주의 운동, 심지어는 신사도 운동에 의해 탈색된 기독교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기복신앙과 번영의 복음 등에 의해 정체성이 훼손된 기독교 운동이 남반구 기독교를 타락시키고 있다. 남반구를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는 기독교의 바른 정체성을 말씀과 복음 중심의 진정한 기독교로 유지하는 사명을 한국교회는 감당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기독교의 정체성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결코 안전지대에 있지 않다. 한국교회 내에도 온갖 종류의 극단적 은사 운동과 신사도 운동이 활개를 치고 있고, 기복주의 신앙과 번영의 복음이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 나아가 한국교회의 일각에서는 전통적 율법주의 흐름이 여전히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기독교의 정체성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교회의 정체성 회복은 결과적으로 한국 선교사들이 사역하는 세계 곳곳에 세워질 교회들의 정체성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한국교회는 이 일을 위해서 기도와 힘을 모아야 한다.
넷째, 한국교회는 건강한 종말신앙과 재림신앙을 확립하고 확산하는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오늘날 많은 유력한 지구촌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 시대가 말세지말(末世之末)의 시대라 믿고 있다. 그들은 오늘날 세계 정세를 분석하고, 점증하는 다양한 징조들을 살펴볼 때, 생각보다 주님의 재림이 가까이 왔다고 믿고 있다.
특히 마태복음 24장 14절에서 주님은 “이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언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 그제야 끝이 오리라” 말씀하셨다. 세계 선교의 완성이 가까워온 지금, 우리는 진정 정신을 차리고, 깨어서, 주님 오심을 간절히 기다리며, 사모해야 한다. 그리고 영광 중에 오실 신랑을 맞이하기 위하여 정결한 신부로 자신을 단장하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한다.
지난 140년의 역사 동안 한국교회는 종말론 트라우마 현상을 경험했다. 온갖 이단들이 종말론 왜곡을 통해 등장했다. 그리고 건강하지 못한 시한부 종말론과 극단적 세대주의가 한국교회의 곳곳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이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어둡고 두려운 종말론이 아닌, 밝고 행복한 종말론을 확립하여 전 세계 복음주의 교회들에 전해줘야 할 책임이 있다. 2025년은 바로 이 사명을 완수하기 시작하는 원년이 되길 바란다.
2025년 지구촌적 기독교가 당면한 과제들에 대해, 한국교회는 사명감을 가지고, 책임있게 반응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한국교회는 하나님 말씀과 복음 진리를 중심으로 더욱 연합해야 한다. 서로를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해야 한다. 극단적 개교회 이기주의를 벗어버려야 한다. 그리고 성경적 세계관으로 무장해 하나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부디 성삼위일체 하나님께서 한국교회가 더 성숙하고 강력한 교회로서 하나님나라 확장에 공헌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시기만을 간절히 기도한다.
정성욱 교수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복음주의 신학자로, 하버드대학교에서 M. Div 학위를 받고,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알리스터 맥그래스 교수 지도로 조직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아시아 사역처장과 한국어부 Chair를 겸직하고 있다. 영어와 한국어로 35여 권의 저서, 편저, 역서를 출간했다.
국제 커피선교회 C-Connection 이사장, 세계적인 남성사역 MMFC Korea 이사장, 공동체 성경읽기 (Public Reading of Scripture) 운동과 예수동행운동 자문신학자, 그리고 덴버드림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최근 유튜브 채널을 개설, ‘정성욱 채널_성경과 신학’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