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목회자 일가족 총격 테러당해… 3명 사망 1명 부상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주일예배 인도했다”는 이유 때문

▲말론 로라 목사(오른쪽에서 세번째)와 가족들.  ⓒCSW 제공

▲말론 로라 목사(오른쪽에서 세번째)와 가족들. ⓒCSW 제공

콜롬비아 교회를 이끌던 복음주의 목회자와 일가족이 최근 주일예배를 인도했다는 이유로 총격 테러를 당했다. 이 사건으로 목사와 사모, 딸 3명이 사망하고, 아들만 부상을 입은 채 목숨을 건졌다.

영국에 본부를 둔 박해감시단체 세계기독연대(이하 CSW)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총격범은 그 전날 목회자 가정이 주일예배를 마치고 식사 교제를 나누고 있는 현장에 오토바이를 타고 들이닥쳐 여러 차례 총격을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한 말론 로라(Marlon Lora·43) 목사는 Missionaries Biblical Churches 교단 소속으로, ‘평화의 왕자 빌라파라과이 교회’(Prince of Peace Villaparaguay Church)를 이끌어 왔으며, 콜롬비아 전국에 걸쳐 약 30개의 도시 및 시골 교회를 방문·감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부의 멘토였던 조반니 베르무데스(Giovanni Bermúdez) 목사는 “로라 목사는 다른 목회자들에게 가해질 잠재적 위협을 우려했었다”며 “그는 우리 목사들 중 많은 이들과 같았다. 우리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많은 일에 대해 침묵을 지킨다. 심지어 우리가 무거운 짐을 지고 있을 때에도 그러하다”고 했다.

로라 목사가 소속된 아구아치카시목사협회 디바니트 알폰소 칼레(Divanit Alfonso Calle) 목사는 “로라 목사와 그의 가족들은 이곳 기독교 공동체에서도 소중한 사람들이었다. 그의 딸 안젤라(Angela)는 시의 공공서비스 회사에서 커뮤니케이션 및 저널리즘 전문가로 일했으며, 아들 산티아고(Santiago)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확생이었다”고 했다.

지난 10월 콜롬비아 옴부즈만 사무소는 2023년에서 2024년 사이에 종교의 자유 권리 침해가 31%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여기에는 ‘교회와 종교단체에 대한 차별적 대우’와 ‘종교 지도자와 당국에 대한 살해 위협’이 포함된다. 이러한 살해 위협은 2023년부터 1년 동안 50% 증가했다.

이번 테러 소식에 현지 교계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CSW에 따르면, 콜롬비아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살인이나 폭력 사건이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 11월 11일엔 복음주의 목회자인 살바도르 자파테이로 메리카도(Salvador Zapateiro Mercado) 목사가 카르타헤나에서, 같은 달 13일엔 콜롬비아 서부에 위치한 바예데카우카의 한 교회 공동체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에버 벨레스(Ever Velez)와 게르손 가르시아 벨레스(Gerson Garcia Velez) 형제가 그들이 소유한 농장에서 살해됐다. 또 지난 8월에는 한 기독교인 가정의 집이 이웃에 의해 불에 타는 등, 기독교 박해가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콜롬비아는 오픈도어선교회의 2024 세계 기독교 박해국 목록에서 34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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