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독연대, ‘세계 박해지수’ 발표… ‘내전 중’ 미얀마·수단 우려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종교 자유 침해국’과 ‘기독교인 표적 삼은 국가·조직·지도자’ 고발

▲국제기독연대 ‘2025 세계 박해 지수’ 보고서. ⓒICC
▲국제기독연대 ‘2025 세계 박해 지수’ 보고서. ⓒICC

국제기독연대(ICC)는 최근 발표한 ‘2025년 세계 박해지수’를 통해 지난 한 해 동안 “종교 자유를 가장 심각하게 침해한 국가”와 “기독교인을 체계적으로 표적으로 삼은 국가, 테러 조직, 정부 지도자”를 고발했다.

ICC가 발표한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수단과 미얀마 등 분쟁 지역과, 이슬람 극단주의의 확산으로 영향을 받는 아프리카 사헬 지역 국가에서 대량 이주가 발생하는 추세를 보였다.

수단에서는 2023년 전쟁 발발 이후 8백만 명 이상이 집을 잃었고, 양측은 예배 장소를 공격하고 종교 지도자들을 살해하는 등 전국적으로 종교 활동을 방해했다.

보고서는 유엔 통계를 인용해 “2024년 초 이슬람 테러 집단의 공격으로 부르키나파소, 말리, 모리타니, 니제르 등 사헬 국가에 거주하는 약 330만 명이 집을 잃었다”고 전했다.

ICC는 “이 같은 강제 이주가 모든 종교 추종자에게 영향을 미쳤으나, 테러 집단은 종종 기독교인과 비호감 종교 집단을 표적 삼아 폭력을 행사했다. 그 피해자들은 특히 강제 이주에 취약하다. 사헬 전역에서 테러리즘과 무장 폭동이 민간인의 삶을 뒤흔들고 있으며, 정기적인 종교 활동이 위험하거나 불가능해지고 있다”고 했다.

아프리카 사헬 지역에는 차드, 에리트레아, 감비아, 기니비사우, 나이지리아, 세네갈, 수단 등도 포함된다.

나이지리아 북부 전역의 기독교 공동체는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ISWAP)와 급진화된 풀라니 무장세력 등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을 자주 받아, 최근 몇 년 동안 수천 명이 살해당했다.

보고서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이 2024년 1월에만 콩고민주공화국에 거주하는 35만 8천 명이 이주했다고 밝힌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ICC는 해당 국가의 불안을 부분적인 ‘성전주의자’ 무장단체인 연합민주군(ADF)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았다. 보고서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인구는 기독교인이 대다수이므로, 기독교인에 대한 일부 공격은 종교적 동기가 없는 경우도 있으나, 연합민주군은 교회와 교회 지도자들을 표적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언급했다.

▲박해의 수준에 따라 적색구역, 주황색구역, 황색구역 등으로 구분된 세계지도. ⓒICC
▲박해의 수준에 따라 적색구역, 주황색구역, 황색구역 등으로 구분된 세계지도. ⓒICC

콩고민주공화국과 사헬 지역은 ICC에 의해 ‘적색구역’으로 분류된 국가 또는 지역으로, 이는 “기독교인들이 신앙 때문에 정기적으로 고문을 받거나 살해당하는” 구역에 적용된다. 이 구역에 포함된 다른 국가로는 나이지리아, 소말리아, 에리트레아, 아프가니스탄, 북한, 파키스탄이 있다.

중국, 인도, 이란, 사우디 아라비아 등 4개국은 정부가 “기독교인의 권리를 심각하게 억압하는” 곳을 의미하는 ‘주황색구역’으로 분류됐다.

아제르바이잔, 이집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니카라과, 러시아, 베트남은 “기독교인들이 공격, 체포, 억압을 견뎌내는” 곳인 ‘황색구역’으로 분류됐다.

▲세계적인 박해의 흐름.  ⓒICC
▲세계적인 박해의 흐름. ⓒICC

보고서는 △권위주의 △부수적 피해 △테러리즘의 글로벌적인 이동 △박해 속의 성장 △다수의 난민 발생 △억압에 대한 대중의 불만△종교적 국수주의 △초국가적 억압 △기술의 사용 등을 글로벌 추세로 꼽았다. 보고서의 많은 부분이 전 세계 종교 자유에 대한 암울한 그림을 다뤘으나, 2024년에 나타난 긍정적인 면으로 ‘억압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꼽혔다.

이에 따르면, 인도의 2024년 봄 선거가 언급됐는데, 당시 집권 여당인 인도인민당(BJP)은 상당히 줄어든 선거 권한을 갖게 됐고, 의회에서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다른 여러 정당과 연합을 구성해야 했다.

ICC는 인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일으킨 단체’ 중 하나로 BJP를 꼽고, “그들은 ‘진정한 인도인은 힌두교도가 되는 것’이라는 생각에 근거해 인도 정체성에 대한 좁은 관점을 옹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관점은 필연적으로 기독교도와 소수종교인을 2등 시민으로 격하시킨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의 장기적 의미는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다”면서 “2024년 선거 후 BJP의 민족주의적 의제는 훨씬 더 세속적인 연정 파트너에 의해 방해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가 제시한 ‘억압에 대한 대중의 불만’의 또 다른 사례는 미얀마에서 나타났다. 미얀마는 극단주의 불교도가 이끄는 ‘타트마도’(Tatmadaw)라는 군사 정권이 2021년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전복시킨 후에도 계속해서 나라를 통치하고 있다.

보고서는 “군부의 폭력은 이 나라의 많은 민족적·종교적 소수자들을 결집시켰고, 이들은 2024년 군부에 맞서 많은 인상적인 군사적 승리를 거뒀다”며 “미얀마 특별자문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반군부 민병대의 세력 확대로 인해 타트마도가 굳건히 통제하는 지역이 17%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보고서는 또한 이란에서 지난 2024년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같은 온건파가 선출된 것과 관련해 “신정 통제가 절대적이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며 “대중의 저항”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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