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때문에 병원 치료 거부당한 베트남 기독교인, 기적 체험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지역사회서 “조상 배신했다” “불운 몰고 온다”며 배척받았지만…

▲베트남 농촌 지역의 전형적인 기독교인 가옥.

▲베트남 농촌 지역의 전형적인 기독교인 가옥.

베트남 농촌 지역 기독교인들은 신앙 때문에 병원 치료를 거부당하는 데 익숙하다. 그러나 한 기독교인 부부는 심장 질환을 앓는 딸이 지역 병원에서 생사를 결정하는 치료를 거부당했을 때,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며 기도한 뒤 기적을 경험했다.

한국순교자의소리(이하 한국 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동 형제는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했고, 그의 아내는 그와 결혼한 뒤에 기독교로 개종했다. 두 사람은 딸의 건강이 좋지 않아 지역 병원에 데려갔다가 치료를 거부당했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한국 VOM과 동역하고 있는 호주순교자의소리(호주 VOM)는 핍박받는 베트남 기독교인을 지원하고 보살피는 한편, 그들의 믿음과 전도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폴리 현숙 대표는 “베트남 일부 농촌 지역 성도들이 겪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의사들이 그들이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 치료를 미루거나 거부하기도 하고, 또는 환자 가족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치료비를 제시해 응급 치료조차 받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녀에 따르면, 지역 병원 의사는 동 부부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수술비가 필요하다고 했고, 다른 의사는 동 형제에게 접근해 자신이 수술을 해 주는 조건으로 자신에게 상당한 액수의 성의 표시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의 신앙 양심을 지키고 싶었던 동 형제는 그 제안을 거절했다고.

그 대신 동 형제는 어렸을 때부터 배워온 대로 행동했다. 바로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고, 그분이 인도해 주실 것을 신뢰한 것이다.

폴리 현숙 대표는 “동 형제는 베트남 농촌에서 자상한 기독교인 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는데, 그 마을에는 기독교인이 많지 않았다. 고지대에 사는 마을 주민 대부분은 조상을 숭배하는데, 그들은 세상을 떠난 친척을 위해 제단을 세우고 거기에 음식을 바친다. 또한 향을 피우고, 자신들이 혼령들과 소통한다고 주장할 뿐 아니라, 그렇게 하면 보호받고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조상 숭배에 대한 이러한 문화적 집착 때문에, 조상을 숭배하지 않는 기독교인들은 불운을 몰고 온다는 의심을 받는다. 주민들은 기독교인을 ‘조상을 배신한 반역자’라고 부르고, 그래서 동 형제의 딸에게 일어난 것 같은 나쁜 일이 기독교인에게 일어나면 조상들이 천벌을 내린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동 부부는 지역사회에서 자주 거부당하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두 사람은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모욕적인 말들을 많이 들어 왔으며, 가까운 친척들마저도 이 부부가 조상을 배신했다고 비난하며 이들을 도와주지 않았다. 동 형제의 아내는 결혼하자마자 예수를 믿었는데, 친정 식구들은 그 즉시 그녀와 모든 관계를 끊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농촌 지역 당국은 주민들을 기독교에 반대하도록 세뇌시키고, ‘기독교인이 마을에 퍼지는 바이러스와 같기 때문에 그들과 말도 하면 안 된다’고 가르친다. 그래서 동 형제가 다른 기독교인들과 함께 복음을 전하기 위해 마을에 가면, 주민들은 즉시 피하면서 아예 상대를 하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당국자들은 동 형제를 공격하기 위해 불량배를 고용하기도 했다. 동 형제는 폭행범들을 피해 숨어 지내야 했다. 결국 동 형제는 붙잡혀 폭행을 당했으나, 보복하지 않았다. 자신을 핍박하는 사람들까지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동 형제는 자신의 생명이 하나님의 손 안에 있을 때 안전하다고 믿고 있었다”고 했다.

이 부부는 딸을 위해 기도한 뒤, 버스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다른 지역의 병원으로 가기로 했다. 폴리 현숙 대표는 “그 병원으로 가는 내내 비가 왔다. 도착하자 건물은 침수된 상태였고, 소수의 직원만 근무하고 있었다. 동 부부는 그 병원에서도 도움을 받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 그러나 아이를 진찰한 의사는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의사는 수술비가 있느냐고 묻지 않았고, 병원 직원도 동 부부가 어디에서 왔는지, 기독교인인지도 묻지 않았다. 의료진은 바로 수술을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나중에 동 부부는 의사를 찾아가 감사의 뜻을 전하고 수술비에 대해 물었는데, 의사는 이미 누군가가 수술비를 부담했기 때문에 아무것도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또 의사는 동 부부가 해야 할 일은 휴식을 취하는 것뿐이며, 아이가 회복되면 퇴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동 부부가 기적적인 치료 소식과 수술비 지급 소식을 들은 것이 고향 마을에서 드렸던 기도의 응답이었다. 동 형제는 당시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라는 시편 23편 말씀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기적적인 공급에 관한 이와 비슷한 이야기들을 베트남 농촌 지역 기독교인들로부터 정기적으로 듣고 있다”고 했다.

▲호주 순교자의 소리에서 제공한 베트남 기독교인 사진.

▲호주 순교자의 소리에서 제공한 베트남 기독교인 사진.

아울러 “한국 VOM은 동역 기관인 호주 VOM과 협력해 핍박받는 베트남 성도들을 보살피고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항상 그분들에게 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그분들에게서 받는다. 베트남 성도들은 자신과 자녀들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주 예수님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굳건히 유지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분들의 신앙을 볼 때, 믿음 안에서 성장하도록 도전받는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경상북도 의성군 단촌면 하화1리에 위치한 하화교회의 산불로 인한 화재 전후 모습

120년 된 교회도 불탔다… 산불 피해 확산

예장 통합 소속 하화교회(담임 김진웅 목사)가 최근 발생한 산불로 전소됐다. 1904년 설립돼 약 120년의 역사를 가진 이 교회는 건물 전체가 불에 타 큰 피해를 입었다. 경상북도 의성군 단촌면 하화1리에 위치한 이 교회는 이 지역 산불 발생 나흘째인 3월 25일 강풍…

하화교회

예배당·사택 잃은 교회들… 산불 피해에 긴급 기도 요청

경북 지역을 휩쓸고 있는 대형 산불과 관련해,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잇따라 목회서신을 발표하며 전 교회와 성도에게 긴급 구호와 중보기도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특히 피해가 집중된 지역의 일부 교회들은 예배당과 사택이 전소되는 등 실질적인 …

세이브코리아

“현 상황 분노 않으면, 거짓에 속는 국민 될 수밖에”

세이브코리아, 성금 2억 기탁 손현보·전한길 등은 울산으로 서울 등 전국 10개 도시 개최 매주 토요일 대한민국 정상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이하 세이브코리아)가 3월 29일에는 특히 영남권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발생한 산불의 …

이 기사는 논쟁중

WEA 서울총회 개최반대연합회

“WEA 지도자들, 시간 흐를수록 다원주의로”

2025 WEA 서울총회개최반대연합회 기자회견이 3월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예장 합동 총회회관 로비에서 개최됐다. 연합회장 맹연환 목사는 “총회 안에서도 WEA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시는 분…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