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대표팀 감독 “하나님께 영광… 축구 통해 전쟁 끝나길”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내전 아픔 속 아프리카네이션스컵 본선 진출하고 희망 피력

▲콰시 아피아 감독. ⓒ수단축구협회

▲콰시 아피아 감독. ⓒ수단축구협회

수단의 축구 국가대표팀이 약 2년 동안 지속된 내전에도 불구하고 2025년 아프리카네이션스컵(Afcon) 본선에 진출했다. 대표팀을 이끈 콰시 아피아(Kwesi Appiah) 감독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아피아 감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AFCON 예선을 통해 수단 국민에게 미소를 가져다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아피아 감독의 지휘 아래, 수단 대표팀은 니제르를 1-0으로 이기고 가나와 2연전을 1승 1무로 마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 11월 A매치에서는 니제르에 0-4 대패를 당하긴 했지만, 앙골라와 0-0으로 비기면서 최종적으로 3위 니제르를 이기고 아프리카네이션스컵 본선에 올랐다.

수단 대표팀은 2026년 월드컵 예선에서도 세네갈, 콩고민주공화국, 토고 등 강호들을 제치고 조 1위를 기록,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선수 출신으로 전 가나 블랙 스타즈 코치였던 아피아 감독은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본선에 진출했다. 매우 잘 준비해서 강력한 팀을 갖추도록 하겠다. 제가 이미 말했듯이, 우리가 참가하는 모든 대회에서 이기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수단을 아프리카네이션스컵 본선에 진출시키는 게 내가 팀을 맡기 전부터 설정한 목표 중 하나”라며 “수단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많은 국민들이 엄청나게 고생하고 있는데, 축구로 전쟁이 끝날 수도 있다는 기대가 동기가 됐다”고 말했다.

현재 수단의 수도 하르툼과 다른 도시의 축구장은 전쟁으로 파괴됐거나 인도주의 센터로 사용되는 중이다. 더 심각한 경우에는 매장지로 바뀌었다. 이웃 리비아와 남수단은 사우디아라비아나 모로코에서 훈련하는 팀과 함께 수단의 홈 경기를 주최했다. 수단의 축구 리그는 전쟁으로 중단돼,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선수의 풀이 줄어들었다.

또 수단군과 급속 지원군 민병대 간의 전쟁으로 도로, 병원, 학교와 같은 기본 인프라가 파괴돼 약 15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1,200만 명에 가까운 이들이 이주했다. 유엔은 이를 “지구상에서 가장 심각한 인도적 위기”라고 언급했다.

대부분의 수단 대표팀 선수들은 전쟁으로 가까운 친척과 친구를 잃었고 가족과 헤어졌다. 그러나 수단의 끔찍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피아 감독과 선수들은 아프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월드컵에 진출하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14년 월드컵과 2019년 아프리카컵에서 가나 블랙 스타즈를 지도했던 그는 궁극적으로 축구를 통해 분열된 나라를 통합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그는 “아마도 축구를 통해 전쟁이 끝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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