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과 베드로전서에 등장하는 ‘갑바도기아’

|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42] 제3차 전도여행(29) 갑바도기아(1)

전도여행 시 갑바도기아 방문
기록 없어, 당시 성도들은 존재
기독교 역사 차원에서 방문해
의미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땅’

▲히에라볼리에서 라오디게아로 온천물을 보내는 수로.

▲히에라볼리에서 라오디게아로 온천물을 보내는 수로.

“우리는 바대인과 메대인과 엘림인과 또 메소보다미아, 유대와 가바도기아, 본도와 아시아…(사도행전 2장 9절)”.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 베드로는 본도, 갈라디아, 갑바도기아, 아시아와 비두니아에 흩어진 나그네…(베드로전서 1장 1절)”.

사도행전 2장에는 예수님이 승천하신 뒤 처음 맞는 오순절(五旬節, Pentecost)에 갑바도기아(Cappadocia)를 포함한 여러 곳에서 온 기독교인들이 예루살렘에 모여 성령 충만을 받는 이야기가 기록돼 있다.

그리고 베드로전서 1장은 베드로가 갑바도기아를 포함한 여러 지역 기독교인들에게 보내는 인사말로 시작한다.

▲갑바도기아 전경. 사진 중간 골짜기 속에 흐리게 보이는 마을이 괴레메.

▲갑바도기아 전경. 사진 중간 골짜기 속에 흐리게 보이는 마을이 괴레메.

바울이 전도여행 시 갑바도기아를 방문했다는 기록은 없지만, 이 성경구절들을 보면 당시 갑바도기아에도 기독교인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필자는 소아시아 지역에서 기독교 역사와 관련된 장소 가운데 한 곳인 갑바도기아도 방문했다.

히에라볼리에서 저녁에 버스를 타고 다시 데니즐리로 돌아온 우리가 그날 점심식사를 한 오토갈(시외버스 터미널) 구내에 있는 식당에 다시 들어갔더니, 주인이 아주 좋아한다. 이번에도 양고기 케밥 한 개씩으로 간단히 저녁식사를 하고 9시에 야간버스를 타고 데니즐리시를 떠난 우리는 밤새 동북쪽을 향해 고속도로를 달렸다.

도중에 버스는 오전 0시 20분 악세힐(Aksehir) 마을과 오전 4시 15분 악세라이(Akseray) 마을의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하였으므로, 그때마다 우리는 화장실에 갔다. 튀르키예 화장실은 거의 유료다. 사용료는 우리 돈 몇백 원 정도인데, 어떤 곳에서는 필자가 2명분을 내면서 3명이 사용하도록 할인해 달라고 하자 해주기도 했다. 튀르키예는 2005년에 화폐개혁을 하여 1튀르키예 리라(TRY)는 우리 돈으로 약 40원 정도(2025년 기준)다.

버스는 오전 6시 갑바도기아 지역 안에서 가장 큰 도시인 네우쉐히르(Nevsehir)에 도착했는데, 여기서 괴레메(Gőreme)로 가는 소형버스로 갈아타야 한다(데니즐리에서 갑바도기아 지역의 관광시발점인 괴레메 마을까지의 버스값을 이미 지불했으므로 네우쉐히르에서 갈아타는 괴레메행 소형버스 값은 지불할 필요가 없음).

▲괴레메 마을.

▲괴레메 마을.

‘새로운 도시‘라는 의미의 이름을 가진 네우쉐히르는 인구 13만 명으로 크지 않은 도시이나, 평지에 넓게 퍼져 있어 상당히 큰 도시로 보인다. 갑바도기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는 인구 2만 5천 명의 위르굽(Urgup)이다.

네우쉐히르의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만난 록타운(Rock Town) 여행사의 젊은 남자 직원 세킥(Aytekin Cekic)의 권유에 따라, 네우쉐히르에서 괴레메에 가는 정기 버스 편을 이용하지 않고 록타운 여행사 소형차(승합차)를 타고 갑바도기아를 둘러보기로 했다.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땅’이라는 의미를 가진 갑바도기아는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동북쪽으로 약 320 km 거리에 있으며, 면적이 넓어(약 300㎢, 서울의 절반) 걸어 다니거나 택시를 타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덕분에 오전 8시까지 여행사 사무실에서 뜨거운 물을 얻어, 서울에서 가져간 컵라면을 먹었다. 그리고 밤새 버스를 타고 와 피곤한 집사람은 잠시나마 소파에 누워서 잠을 잘 수 있었다.

▲(왼쪽부터) 파묵칼레 온천과 히에라볼리 옛 성벽.

▲(왼쪽부터) 파묵칼레 온천과 히에라볼리 옛 성벽.

오전 7시가 지나자 일단의 한국인 아가씨 여러 명이 사무실에 들어왔다. 튀르키예에 여행왔다고 하며 세킥과 무언가를 이야기하더니 조건이 안 맞는지 모두 나갔다. 잠시 후 우연히 그 아가씨들이 앉아 있던 의자에 핸드백이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혹시 그들의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 열어보니, 한국 여권과 지갑이 들어있다.

그러므로 필자는 이를 가지고 쫓아 나갔다. 마침 그 아가씨들을 태운 소형 버스가 출발하려고 시동을 걸고 있었으므로, 뛰어가서 차를 세우고 핸드백 주인을 찾아 줬다. 만약 핸드백을 여행 중 분실했더라면, 그 아가씨는 여행에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출발하려는 소형 버스를 세우려고 필자가 헐레벌떡 뛰어가서 핸드백을 전해 줬음에도, 그 아가씨는 자기가 주인이라고 말하며 핸드백을 받으면서도 고맙다는 인사를 하지 않았다. 하여간 필자로서는 이번 여행 중에 행한 몇 안 되는 좋은 일 가운데 하나였으므로, 고맙다는 인사를 못 들었지만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5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사도 베드로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GN 인도네시아 선교 다큐멘터리

CGN 인도네시아 선교 다큐멘터리 공개

선교 미디어 CGN 인도네시아 지사에서 제작한 선교 다큐멘터리 이 기독 OTT 퐁당과 CGN 유튜브에 공개됐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87%가 이슬람교인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지만, 크리스천이 …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미래목회포럼

“신앙의 뿌리 고향 교회… 설에 방문하면 은혜 더 많을 것”

하나님 사랑 흘려 보내는 귀한 일 어머니 같은 교회들 품고 협력을 미래 목회 위한 새로운 장 열릴 것 연대 차원에서 의지 갖고 방문을 정서적 거리 멀어져… 동행해야 운동성 살아나, 도시 교회도 건강 미래목회포럼(대표 황덕영 목사, 이사장 이상대 목사)에…

카터 장례식

김장환 목사, 카터 전 美 대통령 장례식 한국 대표 참석

신실한 신앙인이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Jimmy Carter)의 장례식이 9일 오전(현지시간) 엄수된 가운데,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가 대한민국 대표 자격으로 장례식에 참석했다. 미국 제39대 대통령이자 최장수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12…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

“기도로 세워진 대한민국, 다시 기도로 일어나자”

대한민국이 헌정질서 붕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이를 기도와 행동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가 오는 11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대로에서 시작된다. 이 기도회는 이후 매주 토요일 여의도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

성시화

“집시법 일부 개정안, 동성애 반대 주장 형사처벌 우려”

개정안, 반복적 혐오표현 금지 성별·종교·장애 등 특정 대상 윤건영 의원 등 23명 발의해 문 전 대통령 사저 시위 때문? 특정인 위해 법률 제정 옳은가 목회자들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전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을 …

유스원크라이

유스원크라이 “기독 청년들, 정체성 분명하면 ‘현타’ 없어”

1월 19일 연무대 군인교회 집회 개그맨 이정규 사회, 뮤지컬 등 영적 회복과 재무장, 부흥 목적 말씀과 삶 가운데 간극 없도록 일상에서 복음 살아내는 훈련 풀어짐, 신실하신 하나님 신뢰 4년째를 맞이한 ‘나라와 민족을 위한 청년들의 기도’ 유스원크라이(…

신년 하례회

“절대 권력은 절대 타락… 삼권분립으로 민주주의 세워야”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권순웅 목사, 상임회장 이선 목사)가 10일 오전 11시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2025년 신년하례회를 드리고,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 교회가 먼저 회개하고 하나 될 것을 촉구하며 샬롬의 축복이 넘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했다. 특히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