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호 전 고든콘웰大 교수, 주해 및 교훈집 <그 도(道)의 사람들> 출간
신학자이자 목회자로서 현대 문명 속 기독교의 역할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시해 온 문석호 목사(전 고든콘웰 신학대학원 책임교수)가 사도행전 주해 및 교훈집 <그 도(道)의 사람들>을 발간하고,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그레이스홀에서 출판 감사예배 및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규철 목사의 인도로 진행된 1부 감사예배에서는 이승일 목사(성문교회)의 기도에 이어 천환 목사(한장총 직전 대표회장, 예일교회 원로)가 ‘역사의 밤을 깨우는 친구(시 119:61~64)’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천환 목사 “그의 청교도적 신앙, 많은 이에게 감동 줘”
천 목사는 “이렇게 무겁게 새해를 맞이한 적이 있던가. 하지만 시편 기자는 이런 밤에 희망과 위로를 전한다. 우리가 인생의 밤을 맞이할 때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함을 잊어선 안 된다. 난세에 충신을 알 수 있다는 말처럼, 연단과 고난은 하나님 아래 우리를 두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벗이요 친구요 스승과 같은 문 교수님의 저서는 은퇴 후 해산의 수고 끝에 얻은 것”이라며 “누구보다 복음의 열정으로 선교와 교육, 목회의 길을 걸어간 문 교수님이 이번 책은 그의 삶과 신앙과 인격의 모든 것이 담겼다.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그의 청교도적인 신앙과 삶은 저를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범람한 홍수 속에 마실 물이 없듯, 많은 글들이 있어도 생명력을 잃어가는 때에, 문 목사님의 글이 수많은 생명을 살리고 많은 목회자와 선교사들에게 주님의 도를 따르게 하는 선한 열정을 불러일으키며 도전을 주는 사명을 감당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문석호 목사는 이 책을 그의 은사 김성길 목사(시은소교회 원로)에게 헌사했다. 문 목사는 “김 목사님은 어린 시절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고 방황하던 제가 아버지께 이끌려 교회로 갔을 때 만난 스승”이라며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짐승이 되거나 인간이 되기도, 신자답게 살게 되기도 한다. 김 목사님을 통해 복음이 제 마음을 불같이 흔들었다”고 고백했다.
전통적 신앙을 현대적 과학과 철학적 사유로 연결
문석호 목사는 신학자이자 목회자로, 자연과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며 신앙과 철학, 과학적 사고를 융합하는 연구와 실천적 사역에 헌신해 왔다. 그는 현대 문명이 잃어버린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그리스도인들이 책임감 있게 살아갈 길을 모색하는 데 평생을 바쳐 왔다.
1952년 경기도 화성의 자연 속에서 태어나 자란 그는 총신대를 시작으로 연세대, 오하이오주립대, 웨스트민스터신학교, 풀러신학대학원 등에서 철학과 신학을 두루 연구하며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과 미국, 남아공 등지에서 신학과 조직신학, 과학철학 등을 가르치고 목회 현장에서 활동하며 선교와 영성 운동에 힘써 왔다.
특히 뉴욕 이민교회에서의 목회와 남미 및 조선족 목회자 교육 등 선교지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복음의 실천적 측면을 강조했다. 현재는 미국 조지아주의 베들레헴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며 연구와 집필에 전념하고, 전통적 신앙을 현대적 과학과 철학적 사유로 연결하는 작업을 지속하며, 신앙의 본질을 새롭게 조명하고자 다양한 저술과 강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정치·사회·역사적 배경, 현대 시각서 재해석
“신앙 본질과 성경 시성 깨닫게 하는 도구 되길”
문석호 목사의 사도행전 주해 및 교훈집 <그 도의 사람들>은 성경 본문의 본질을 탐구하며,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신앙의 뿌리로 돌아갈 것을 촉구한다. 문 목사는 이 책을 통해 “성경의 원래적 의미를 회복하는 것이 교회의 미래와 신앙인의 삶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말씀에 대한 깊은 묵상과 탐구가 단순한 지적 활동을 넘어 영적 성장과 삶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사도행전 본문을 중심으로 당시의 정치적·사회적·역사적 배경을 분석하며 현대적인 시각에서 재해석한다. 문 목사는 “성경에 나타난 한 단어나 문장을 통해 절대자 앞에서 인간이 어디까지 소통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고, 이를 통해 숨은 채 살아 계시는 하나님의 존재를 감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성경 말씀이 단순한 종교적 텍스트가 아니라,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문 목사는 책의 집필 동기에 대해 “지난 57년간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언젠가는 꼭 주해서를 쓰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목회와 선교로 바쁜 세월 속에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은퇴 후 조지아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 정착하며 새롭게 시작한 신학교 강의를 계기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책이 단순한 주석서가 아니라, 독자들에게 신앙의 본질과 성경의 시성(性)을 깨닫게 하는 도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책은 신학생, 목회자, 선교사뿐 아니라, 믿음의 내면을 단단히 하려는 평신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문 목사는 “사도행전은 초대교회의 공동체적 영성과 선교적 삶을 생생히 보여 준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주의 말씀을 통한 은혜의 길’을 발견하고, 말씀 속에서 자신의 신앙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도행전은 단순히 과거의 기록이 아니다. 성령의 사역을 통한 하나님의 구원 역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독자들에게 말씀을 삶에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문 목사는 현대의 신학적·철학적 사조가 성경의 본질에서 멀어지고 있음을 경고한다. 그는 “철학은 형이상학적 본질을 떠나 논리와 언어를 지나 해체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나아갔다. 신학조차도 성경을 축으로 한 체계를 벗어나면서 마치 ‘별똥별’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는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성경 말씀의 시성과 교훈으로 다시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도의 사람들>은 사도행전에 나타난 초대교회의 공동체적 신앙과 선교적 열정을 현대적으로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 목사는 “사도행전은 단순히 한 시대의 기록이 아니다. 당시의 성령의 역사는 오늘날에도 동일하게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초대교회의 신앙을 본받아 오늘의 시대를 살아가는 데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한 시대에 이해된 진리는 상황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이해되고 적용될 수 있다”며, 성경 말씀을 시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문 목사는 “이 책이 신앙과 목회의 현장에서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하나의 등불이 되길 바란다”며 “지금은 고삐가 풀린 교회의 현상과 신학의 왜곡 속에서 신앙의 진수를 회복해야 할 때다. 이 책이 신자들이 말씀에 뿌리를 내리고 구원의 역사를 체험하는 여정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소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