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국교회 성도들은 어떤 목사를 찾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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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식 목사.

▲박현식 목사.

오래 전에 방영됐던 ‘하루 1분만 투자하면 세상이 아름다워진다’는 텔레비전 공익 광고가 지금도 생각난다. 출근길 다른 사람 집 대문 밖에 떨어져 있는 신문을 주워 담 너머에 던져 넣어 주는 데 6초, 횡단보도에서 노약자를 부축하여 건너는 데 23초, 사무실에서 후배를 위해 커피 한 잔 타 주는 데 27초, 버스에서 학생이 하차 벨을 대신 눌러주는 데 4초가 걸린다는 내용이다. 이 캠페인은 우리 사회가 지금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방증해 주고 있다. 최근에 인천 아파트 밀집 지역에 대형교회가 건축돼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아파트 입주회 연합회 명의로 교회를 상대로 소송이 제기됐다. 이유인즉, 주일·수요일 예배 시간만 되면 그 교회에 예배드리러 오는 교인들이 아파트 출입 지역에 무질서하게 주차하는 바람에 아파트 주민들의 차량 출입에 큰 불편을 겪게 돼, 교회 측에 항의를 하였으나 시정이 되지 않아 결국 이 문제가 법정까지 가게 된 것이다. 사실 타인을 배려하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먼저 예수님을 믿은 우리 크리스천들이 솔선수범해서 사회의 기초 질서를 잘 지킴으로써 최소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다.

소설가 표문태 씨의 단편 소설 중에서 <마구간의 진실>이라는 작품이 있다.

이 소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어느 시골 마을에 값비싼 말 한 필이 있었다. 그런데 아주 무더운 여름날 이 말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마을의 모든 유지와 똑똑하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고 ‘이 말이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인가’ 장시간 마라톤 회의를 열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이들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그 마을에서 머리가 조금 모자란다고 주민들에게 조롱당하던 한 청년이 잃어버린 말을 끌고 오는 것이었다. 모두 놀라서 “아니, 너 같은 녀석이 어떻게 이 말을 찾을 수 있었던 거지?”하고 물었다. 이때 그 청년은 이렇게 대답했다. “예, 이 말은 아주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 방법은 제가 이 말이 되었다고 생각해 보니까 너무 간단했습니다. 제가 말이라면 이 무더위에 물을 마시고 싶을 것 같아서 시냇가를 찾아갔죠. 거기서 말처럼 몸을 구부리고 앉아서 물을 마셨습니다. 물을 다 마시니까 무슨 생각이 들었냐면, 시원한 숲에 가서 좀 쉬어야겠구나, 그래서 마을 뒤에 있는 숲에 가보니 거기에 말이 있길래 이렇게 끌고 왔습니다.”

지금 우리들의 목회 현장에서 절실하게 요청되는 마음은 무엇일까?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사랑의 마음을 갖고 약자들을 배려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하 상가교회들을 지상교회로 점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회들, 자립교회에서 은퇴하면서 매월 자신이 받는 은급비 중 절반이라도 어려운 미자립교회 은퇴 목사님과 나눌 수 있는 원로 목회자들, 전국 미자립교회에 매년 장년교우 20명 이상을 지역별로 파송해 같이 예배드리고 나가서 힘 있게 전도도 하며 그 교회들이 자립할 때까지 섬길 줄 아는 대형교회들, 자신의 사례비 십분의 일을 미자립교회 자녀장학금, 그 교회 월세로 흘러보낼 줄 아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목회자들이 이 땅에 생겨날 때, 한국교회는 건강한 교회,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 아름다운 교회들이 될 것이다. 단 이런 섬김(?)을 실천한다고 하면서 동영상으로 촬영해서 홍보하거나 사진을 찍어서 “내가 이런 선한 일을 한다”고 이벤트를 하고 자랑하는 목사는 반드시 제외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대형교회 목사, 매스컴에 자주 나오는 유명한 목사, 설교 잘하고 쇼맨십이 넘치는 목사, 개척한 지 몇 년 만에 1,000명 이상 교인 숫자를 부흥(?)시킨 능력 있는 목사들이 차고 넘친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 한국교회 성도들은 어떤 목사를 만나고 싶어 할까? 그 답은 아주 간단하고 명료하다.

영적 의식이 살아있는 교회와 성도들은 성경 말씀대로 묵묵히 섬기고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복을 자랑하지 않고 아무 조건 없이 도움이 필요한 동역자들에게 계속해서 흘러보내는 목사를 찾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 목회자 인재풀 센터 대표 박현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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