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북뉴스 서평] 가정, 다시 신앙 양육 중심지로
가정이 신앙 양육의 중심이다
보디 바우컴 | 고동일 역 | 디모데 | 395쪽 | 22,000원
2012년 그레이스 커뮤니티 교회에서 주최한 셰퍼드 컨퍼런스에서 보디 바우컴이 설교하는 것을 처음 봤다. 그는 에베소서 5장 말씀으로 남편과 아내의 견고한 언약의 관계 안에서 사랑을 실천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이마에서 흐르는 땀과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뒤섞이면서 모든 청중을 압도하는 목소리로, 자신이 10대 불교 신자 미혼모 아래 자랐고 아내와 자신을 둘러싼 25쌍의 가정 중 3쌍을 제외한 모든 가정이 이혼으로 파괴된 배경에 있다고 해서 이 말씀을 순종하지 못할 핑계를 댈 수는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완벽한 아버지 하나님과, 자기 목숨을 내어주기까지 신실하신 신랑이신 예수님이 계시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재는 잠비아 루사카에 있는 아프리카 크리스천대학교 신학부 학장으로 섬기고 있고, 2015년까지는 텍사스 스프링에 있는 그레이스패밀리침례교회 목사로 섬기기도 한 바우컴은 성경적 결혼과 가정 사역에 유독 관심을 두고 그 비전을 전 세계적으로 퍼뜨리고 있는 목사이자 작가, 교육자이다.
2007년 ‘Family Driven Faith’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책은 올해(2024) <가정이 신앙 양육의 중심이다>라는 새 이름으로 디모데 출판사를 통해 국내에 소개됐다. 번역서 부제는 ‘신앙으로 바르게 자라면, 언제나 귀하게 된다’인데, 원서의 부제가 책의 핵심에 더 가까운 것 같다: ‘Doing What It Takes to Raise Sons and Daughters Who Walk with God’는 ‘하나님과 함께 걷는 아들과 딸을 기르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하기’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다.
이 책은 가정이 자녀를 신앙으로 양육하는 핵심 사역지가 돼야 한다고 가르치면서, 그것이 옵션이 아니라 필수임을 반복하며 강조한다. 매우 급진적 주장까지 나아간다고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왜냐하면 저자는 기존 연령별 성경학교나 소그룹을 파격적으로 없애고 가정 통합 교회를 세울 것을 권면하기 때문이다.
공교육을 무시하지 않지만, 홈스쿨 장점을 피력하기 원하는 바우컴의 의도를 예민하게 파악한 독자는 집에서 신앙으로 자녀를 양육하려는 강력한 도전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교회를 가족 통합적 모델로 리모델링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가족과 함께 교회 출석하는 성도가 아니라, 홀로 참석하는 학생이나 성인은 잘못하면 소외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홈스쿨과 가족 통합 교회에 관한 주장은 책 말미에 나온다. 그전까지는 계속 가정이 자녀의 신앙을 양육하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성경적으로 설명한다.
먼저 바우컴은 오늘날 각 가정이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 그 현실적 묘사와 함께 문제를 제기한다. 그리고 신명기 6장 말씀을 통해 자녀가 마땅히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 바로 하나님 한 분만을 사랑하고 섬겨야 함을 강조한다.
가정은 성경적 세계관을 가르칠 수 있는 곳이고, 말씀을 가르칠 뿐 아니라 말씀대로 행하는 것을 훈련할 수 있는 곳이며,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곳이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또 감사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저자는 계속 설명한다.
저자는 말로만 가정에서 신앙을 길러야 한다고 하는 사람이 아니다. 한 달에 절반 가까이 외부 행사로 집을 비우고 교회와 각종 기독교 단체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았으며, 정말 거절하기 힘든 큰 규모와 영광스러운 설교 요청을 받았지만, 가정을 위해 더 작은 직책으로 옮기기도 하고 요청을 거절하거나 직책을 내려놓기도 했다. 9명의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소중하고 또 그들을 신앙적으로 양육하는 책임을 결코 우선순위 바닥으로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목사이자 남편으로서 어떻게 가정을 신앙 양육의 본부로 삼을 수 있을지, 교회가 어떻게 그것을 적극적으로 가르치고 인도하고 지지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했다. 왜냐하면 오늘날 가정이 신앙 양육의 기능을 감당하기에 여러 이유로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가장은 거의 직장에 매여 있고, 엄마도 일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자녀들이 어렸을 땐 부모와 시간을 보내고 싶어도 부모가 시간을 많이 못 내고, 자녀가 자라면서는 부모가 시간이 나도 자녀가 시간이 안 돼서 시간을 많이 못 누린다. 절대적인 시간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신앙적인 양육이 이루어지는 것을 바라기가 힘들다.
미국이나 영국에 비하면 아직 덜하지만, 세속 교육은 기독교의 세계관에서 점점 멀어지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바우컴이 가진 배경보다는 그래도 나은 편이지 않은가? 우리도 핑계할 수는 없다.
바우컴은 자녀의 신앙을 교회에 맡기지 말 것을 요청했다. 교회는 돕는 기관이고 가정이 주요 기관이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말한다. 어쩌면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여러 가지 상황을 정리하고 싶어질 것이다.
가정 예배를 시작하겠다고 결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뭔가 급진적인 변화에 앞서, 기도하는 것을 추천한다.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맡겨주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자녀를 어떻게 구원으로 인도할 것인지 가르쳐 달라고. 이 일을 가장 중요한 소명으로 받아들이게 해달라고.
그렇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바우컴의 책을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면, 몇 가지 완전히 동의하기 힘든 제안이 있을지 몰라도, 당신은 급진적인 복음의 능력을 가정 안에서 경험하게 될 것이고, 그 수혜를 자녀가 온전히 누리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