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꼴이 기막힐수록… 우리가 진정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

|  

[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116] 탄식만으로는 바뀌지 않는다

▲지난 1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세이브코리아 기도회 모습. ⓒ세이브코리아

▲지난 1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세이브코리아 기도회 모습. ⓒ세이브코리아

나라가 혼란에 빠질 때마다, 사람들은 “나라 꼴이 기막히다”며 탄식을 내뱉는다. 하지만 탄식만으로 현실이 바뀌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 질문이다. “이 혼란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정치는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하지만, 현실은 권력 다툼과 이념 대립으로 얼룩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 탄핵 정국도 그 연장선에 있다. 탄핵이 민주주의의 정당한 절차라 할지라도, 특정 정치 세력의 이해관계 속에서 도구화된다면 법치주의의 근간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혼란이 단순한 정치적 사건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민은 생계를 걱정하고 경제 위기를 체감하는데, 정치권은 권력 싸움에 몰두하고 있다. 이 반복되는 혼란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 물어야 한다. “우리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국가적 혼란 속에서 국민은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가?” 이 질문들은 단순한 정치적 논쟁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국가 운영의 원칙에 대한 깊은 고민을 요구한다.

역사가 가르쳐 주는 것

대한민국은 과거에도 수많은 혼란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진정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배웠다. 다가오는 3월, 영화 <호조(互助)>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는 ‘정의가 없는 사랑은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안창호와 ‘나라 꼴이 기가 막히니 나는 걸레가 되겠소’라는 손정도 목사의 삶과 정신을 조명하며, 단순 역사적 기록을 넘어 오늘날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항일 독립투쟁을 그린 작품이다.

손정도 목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활동하며 독립운동을 펼친 신앙인이었다. 그는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애국을 실천하며,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 곧 하나님을 섬기는 것”임을 몸소 보여주었다. 그가 강조한 ‘걸레 정신’은 타인을 위해, 나라를 위해 자신을 낮추고 희생하는 삶을 의미했다.

그는 독립운동에 투신하면서도 개인의 명예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다. 오직 민족의 자유와 신앙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싸웠다. 그의 리더십은 권력욕이 아니라, 나라와 국민을 위한 헌신이었다.

손정도 목사의 이러한 정신은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대한민국이 직면한 정치적·사회적 혼란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가?

영화 <호조>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히 역사적 사건을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 사회가 어떤 정신을 지켜야 하는지 고민하게 만든다. 이는 과거의 독립운동가들이 지킨 가치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다시금 “우리는 무엇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영화 &lt;호조&gt; 스틸컷.

▲영화 <호조> 스틸컷.

역사는 반복된다,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우리는 흔히 “역사는 반복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역사가 반복된다는 것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배울 기회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늘날에도 신념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 요구되는 순간들이 있다.

최근 한국사 ‘일타강사’로 유명한 전한길 씨가 연봉 60억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린 것이 화제가 되었다. 그는 특정 정치적 사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경제적 기득권’을 내려놓았다.

물론 그의 선택과 손정도 목사의 독립운동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다. 손정도 목사는 생명을 걸고 독립운동을 했고, 전한길 강사는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신념을 표현하는 과정에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는 무언가를 위해 자신을 얼마나 희생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자신이 올린 부정선거 관련 영상을 구글에 신고한 것을 계기로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거리로 나서게 됐다고 했다. 그는 특정 음모론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투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자는 견해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극단적 비판과 공격을 받고 있다.

전한길 씨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대해 분명히 반대했다고 밝히면서도, 이번 사태를 통해 국민들이 민주당이 정부 인사를 29번이나 탄핵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 배경을 이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들이 바보가 아니며, 이러한 정치적 행위가 국가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깨닫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내란 범죄 수사는 경찰이 전담하게 돼 있음에도 공수처가 이를 수사하려는 것은 명백한 권한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정치적 반대자를 탄압하는 듯한 행태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며, 이에 문제를 제기한다는 이유만으로 극우적이거나 내란 공범으로 몰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작 중범죄 혐의를 받는 이들은 법망을 피해가고, 헌법을 지키려는 지도자가 오히려 범죄자로 몰리는 현실이 지속된다면, 우리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정의가 무너진 사회에서 국민의 신뢰는 회복될 수 없다.

▲지난 1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세이브코리아 기도회에서 전한길 강사가 발언하고 있다. ⓒ세이브코리아

▲지난 1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세이브코리아 기도회에서 전한길 강사가 발언하고 있다. ⓒ세이브코리아

이렇게 나라 꼴이 어지러운 시기에, 단돈 600만 원도 포기하기는커녕 60만 원이라도 더 챙기려 혈안이 된 세상에서, 연봉 60억여 원을 포기하면서까지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포기할 수 있는가?

전한길 강사의 선택이 옳고 그름을 떠나, 그의 행동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개인의 안위를 위해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손정도 목사가 독립과 신앙을 위해 헌신했듯, 오늘날 대한민국에서도 우리는 어떤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는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한 사람의 결단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나는 무엇을 위해, 무엇을 희생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영화 포스터.

▲영화 포스터.

나라 꼴이 기막힐수록, 더욱 깨어 있어야

정치적 갈등이 심화될수록 우리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감정적 선동에 휩쓸리지 않고, 누가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지 분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러한 지혜는 손정도 목사가 보여준 신앙적 가르침과 애국의 정신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정의가 사라진 법치는 국민을 보호할 수 없다.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의 법치와 민주주의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자신에게 묻고 행동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손정도 목사가 강조했던 ‘진정한 애국의 길’이 아닐까?

▲최원호 목사 캐리커처.

▲최원호 목사 캐리커처.

최원호 박사

심리학 박사로 서울 한영신대와 고려대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했습니다. <열등감을 도구로 쓰신 예수>, <열등감, 예수를 만나다>, <나는 열등한 나를 사랑한다> 등 베스트셀러 저자로 서울 중랑구 은혜제일교회에서 사역하고 있습니다.

‘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칼럼은 신앙과 심리학의 결합된 통찰력을 통해 사회, 심리, 그리고 신앙의 복잡한 문제의 해결을 추구합니다. 새로운 통찰력과 지혜로 독자 여러분들의 삶과 신앙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견미단X프로라이프

‘견미단X프로라이프’, 미국 투어로 청소년 생명운동 새 장

청소년과 청년들로 구성된 ‘견미단X프로라이프’ 프로젝트가 지난 1월 16일부터 25일까지 미국 켄터키주와 워싱턴 DC에서 열렸다. 이번 투어는 험블미니스트리(대표 서윤화 목사)가 주최하고, 1776연구소(조평세 박사)가 공동 주관했으며, 사단법인 티움과 유튜브 채…

김진홍 목사(두레수도원 원장)

“청년들 열정·질서에 깜짝… 훈련·조직화하고파”

전국 각지의 애국 단체들 플랫폼 역할 할 것 현 사태 궁극적 책임은 선관위에… 해체해야 선관위 규탄하자 민주당이 발끈? 뭔가 있어 친분 없던 대통령에 성경 전해 준 계기는… 자유민주주의 가치관을 바로 세우고 국가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기 위한 ‘자유민…

트럼프

美 트럼프, 트랜스젠더 군인 복무 및 입대 금지

생물학적 성 다른 허위의 ‘성 정체성’ 군 복무 필요한 엄격 기준 충족 못해 현재·미래 모든 DEI 프로그램도 종료 ‘그(he)·그녀(she)’ 외 대명사도 금지 여권 내 제3의 성 ‘X’ 선택 섹션 삭제 ‘젠더(Gender)’ 대신 ‘섹스(Sex)’ 사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

생명을 위한 행진 2025

‘친생명’ 트럼프 대통령 “무제한 낙태 권리, 중단시킬 것”

밴스 부통령 직접 집회 참석 낙태 지원단체 자금 제한 및 연방 자금 낙태에 사용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매년 1월 열리는 낙태 반대 집회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Life)’ 영상 축사를 통해, ‘낙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

림택권

“지금의 체제 전쟁, 해방 직후부터 시작된 것”

“세월이 유수 같다는 말대로 달이 가고 해가 가면 이 육신은 수한을 다 채워 이 땅을 떠나 하늘나라 본향으로 향하겠지만 성경 말씀에 기록된 바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영히 서리라(사 40:8)’는 말씀을 명심해 승리의 길을 가도록 우리…

정주호

“크리스천이라면, 영혼뿐 아니라 육체도 건강해야죠”

“운동을 통해 우리가 실패의 맷집과 마음의 근육을 키우면 인생의 어떤 어려움의 장벽을 만났을 때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치며 뚫고 나갈 힘이 생깁니다. 만약 실패가 두려워 닥친 현실을 피하기만 한다면 다음번에는 더 작은 실패의 상황에도 도망칠 수 있습…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