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청교도의 기도가 당신의 기도가 되는 은혜
기도의 보석
팀 체스터 | 이선숙 역 | 생명의말씀사 | 288쪽 | 23,000원
솔직히 말하면, 다른 사람의 기도문을 읽는 것에 큰 유익이나 흥미를 못 느꼈던 때가 있었다. 기도란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하나님과 기도하는 사람 사이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하고 때론 은밀하고 친밀하게 전달되는 것이라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경의 많은 부분이 하나님께 드린 개인의 기도 또는 공동체적 기도이고,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이렇게 기도하라”며 기도문의 모범을 보여주기도 하셨다. 또 최근 아서 베넷이 엮은 <기도의 골짜기: 위대한 청교도의 샘에서 길어 낸 기도 모음집>을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면서 많은 유익을 누린 터라(복있는사람, 2018), 팀 체스터가 엮은 책인 <기도의 보석: 기도가 되는 기도문> 또한 기대감을 가지고 읽었다.
사실 ‘읽었다’고 말할 수 없는 장르의 책이다. 이 책은 부제가 말하는 것처럼 ‘기도가 되는 기도문’이다. 기도하기 위한 기도문이고, 더욱 기도할 수 있도록 돕는 기도의 모범이다. 원제는 《Into His Presence: Praying with the Puritans》로, ‘하나님의 임재 안으로 들어가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부제는 ‘청교도들과 함께 기도하기’.
이 책은 청교도를 사랑하는 수많은 목사 및 저자들의 추천을 받았다: 조엘 비키, 싱클레어 퍼거슨, 크리스토퍼 애쉬. 또 청교도적 신앙을 노래로 고백하기를 희망하는 소버린 그레이스 뮤직 밥 코플린의 추천도 받았다.
저자가 소개한 대로 청교도인들은 기도의 사람들이어서, 조셉 얼라인 같은 사람은 새벽 4시부터 8시까지 4시간 동안 하나님 임재 안으로 들어가 친밀한 기도의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의 기도문은 깊이가 있다. 충분히 마음 깊은 곳까지 길어내야 나올 수 있을 만한 표현과 고백과 울림이 있다.
이 책은 먼저 삼위일체께 나아가는 기도로 구성되어 있다: ①아버지를 찬양하는 기도 ②아들을 향한 경탄의 기도 ③성령을 의지하는 기도. 그리고 ④감사의 기도 ⑤고백의 기도 ⑥봉헌의 기도 ⑦시험당할 때 드리는 기도 ⑧궁핍할 때 드리는 기도 ⑨근심할 때 드리는 기도 ⑩아플 때 드리는 기도 ⑪교회를 위한 기도 ⑫성찬을 위한 기도 ⑬하나님 말씀을 위한 기도 ⑭잃어버린 자를 위한 기도 ⑮아침과 저녁에 드리는 기도, 16 매일 드리는 기도 등으로 이어진다.
독자는 자신의 상황에 맞게 필요한 기도문을 찾아 읽고 자신이 하나님께 드릴 기도를 수정하거나 보완할 수 있다. 어떻게 기도할 것인지 도움을 얻을 수도 있다. 혹은 묵상집처럼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가면서 실제로 기도할 때 사용할 수도 있다. 하루에 한 편의 기도문을 조용히 묵상하면서 읊조리면, 매일의 기도를 빚어가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청교도의 기도엔 몇 가지 큰 특징이 있는데, 보석같이 아름답고 빛나는 복음의 가치가 잘 담겨 있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그들은 자기 죄의 끔찍한 결과에 몸부림쳤다. 하나님 앞에서 다만 자비와 은혜를 구할 수밖에 없다고 처절하게 고백했다.
그들은 하나님의 무한한 자비와 은혜에 감격했다. 하나님께서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확증하신 사랑을 성령으로 누리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그들은 또 삶의 분명한 목적과 방향을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지혜를 내려 달라고 하나님께 간청했다.
오늘날 우리가 드리는 기도는 어떠한가? 물론 아빠에게 단순하게 ‘주세요’라고 요구하는 자녀처럼 구할 수도 있지만, 지극히 개인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하나님을 이용하여 개인의 소원과 욕망을 이루려는 기도는 전혀 복음적인 기도가 아니다. 물론 우리는 <기도의 보석>과 같은 책으로 마음과 삶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남들 앞에서 하는 기도만 멋들어지고 유창하게 보이려 해서는 안 된다.
기도는 마음 중심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청교도의 기도가 깊이가 있는 것이다. 그들은 하나님을 향한 깊은 사랑과 존경과 경배의 마음을 품었고, 오랜 시간을 통해 그 깊은 마음을 길어내 기도로 표출했다. 간절히 바라는 것은 오늘날 우리 마음도 하나님께서 그렇게 빚어주시는 것이다.
하나님을 깊이 사랑하고 그분의 은혜를 간절히 구하며 죄를 자백하고 기쁨과 순종으로 그 임재 안으로 나아가게 하시기를, 그래서 우리의 기도가 가볍고 무미건조하고 경박스럽지 않고 경건하고 진중하며 아름다울 수 있기를 원한다.
기도문은 기도하지 않으면 그 진가를 발휘하기 힘들다. 팀 체스터가 고르고 골라 엮어낸 이 귀한 기도문이 정말 모든 독자의 ‘기도가 되는’ 역사를 하나님이 일으키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기도의 보석같이 고귀한 축복과 유익을 기도하는 모든 이가 누릴 수 있기를.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