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기다리는 24가지 동물들로 배우는 자연신학과 두 가지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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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모든 만물이 간절히 바라는 희망

세상의 희망
게일 보스 | 데이비드 클라인 그림 | 김명희 역 | 터치북스 | 120쪽 | 14,000원

누가 이런 책을 쓸 생각을 했을까? 미국 미시간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게일 보스(Gayle Boss)는 어려서부터 동식물을 많이 관찰하고 그에 관한 시, 에세이 등을 집필해 왔다. 그녀는 칼빈대학교 객원교수로 가르친 적도 있었는데, 이번에 출간된 <세상의 희망>이라는 책을 통해 독자가 어쩌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관점에서 대림절을 묵상하게 한다.

책의 원제는 〈All Creation Waits: The Advent Mystery of New Beginnings〉이다. ‘새로운 시작을 소망하게 하는 대림절의 신비’를 다룬 책이다. ‘만물이 기다린다’는 제목으로 24종의 동물(곤충과 물고기 포함)의 동면 준비와 봄을 기다리는 과정을 자세히 묘사한다.

이 책을 추천한 리처드 로어는 “이 작은 책에 담긴 아름다운 피조물 하나하나는 하나님의 특별한 말씀이자 그 은유로 우리 모두를 우리 모두가 속한 분께로 이끈다”고, 브라이언 도일은 “정말 신선하게 우회적인 책이다. 멈추어 생각하고 숙고하고 음미하고 성찰하게 하고 대림절뿐 아니라 우리의 복 받은 삶 전체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한다”고 했다.

동물에 유독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하나도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고 즐거웠다. 하지만 이 책은 동물백과사전이 아니다. 내용은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 책을 추천한 이들이 얻은 유익을 풍성히 누리기 원한다면 한 가지 분명한 관점을 가지고 묵상해야 한다: “피조물이 고대하는 바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나타나는 것이니(로마서 8:19).”

피조물은 ‘고대(wait)’한다. 그들은 생존과 번식을 위해, 필사적으로 거의 죽은 것과 같은 동면을 준비한다.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것이다.

성경은 피조물이 꿈꾸는 것은 사실 그들 자신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것을 궁극적으로 가리킨다고 말한다: “그 바라는 것은 피조물도 썩어짐의 종 노릇한 데서 해방되어 하나님의 자녀들의 영광의 자유에 이르는 것이니라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우리가 아느니라(로마서 8:21-22)”.

“그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 썩어짐의 종 노릇하는 데서 해방되는 것이다. 저자 게일 보스가 묘사하는 동물의 신비로운 생존 방식은 하나의 분명한 소망을 공통적으로 보여준다. 언젠가 그들이 해방되어 자유에 이르는 것. 하나님의 자녀들이 영광의 자유에 이를 때, 함께 탄식하며 고통을 겪는 피조물들도 그 소망을 이루게 될 것이다.

자연은 경이롭고 아름답지만, 창조주가 계획하고 조성하신 온전한 모습에서 많이 벗어났다. 피조물은 그들을 정복하고 다스리는 창조주의 일꾼인 사람이 타락했을 때 함께 타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는 피조물 가운데(그리고 사람들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과 신성의 조각을 발견한다.

▲첫 동물로 소개되는 바다거북. ⓒ픽사베이

▲첫 동물로 소개되는 바다거북. ⓒ픽사베이

보통 자연신학으로 다루는 이 성경의 가르침에서 두 가지 실수에 빠질 수 있다. 하나는 피조세계를 창조주를 완벽하게 드러내는 거울로 여기는 것이다. 만물은 하나님의 영광과 신성을 보여주는 데 부족함이 없지만, 완벽한 계시를 담고 있지는 않다. 하나님의 아들들이 영광의 자유에 이르는 구원이 어떻게 계획되었고 성취되었으며 영원한 결말을 맞이할 것인지, 피조세계는 다만 추측할 수 있게만 할 뿐이다. 특별계시인 성경 없이 우리는 그 온전한 소망의 메시지를 얻을 수 없다.

두 번째 실수는 피조세계가 완전히 엉망이어서(또는 우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영역이라서) 이를 통해 하나님의 구속의 신비를 조금도 알려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게일 보스는 분명하게 보여준다. 들에 핀 꽃을 입히시고 공중에 나는 새를 먹이시는 하나님은 이 책에 나오는 24종의 피조물을 독특하고 신비롭게, 자비롭고 사랑스럽게 돌보고 먹이고 보호하시고 살리신다.

예수님은 “너희는 많은 참새보다 귀하니라(마태복음 10:31)”고 하시면서, 참새를 자세히 관찰하는 것을 통해 그보다 더 우리를 아끼시고 사랑하시고 보호하시고 돌보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신뢰할 것을 요청하셨다.

동물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볼 때나 어릴 적 읽었던 파브르 곤충기를 회상해 보면, 하나님은 참으로 위대하고 놀라운 분이시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얼마나 다양한 모습으로, 방식으로 그들이 살아가고 있는가. 그들이 새로운 시작을 희망하며 조용히 기다릴 때,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한 소망을 준비하고 계시고 우리가 그 소망의 기쁨과 자유를 누리게 될 그날에 모든 피조세계가 탄식하며 기다리는 것을 멈추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2천 년 전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셨을 때, 그분은 말 구유에 눕힌 채 몇몇 사람들과 동물들에 둘러싸였다. 예수님은 그렇게 모든 피조물에게 구원의 소망을 알리셨다. 생각보다 많은 만물이 이 소망을 붙들고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책을 읽는 모든 독자가 알고 놀라며 감격하기를.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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