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OM, 설 맞아 탈북민을 위한 ‘사역 훈련 잔치’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탈북자 127명 참석… 사역 대상자 아닌 사역자 되는 기회

▲순교자의소리 서울 사무실에서 사역 훈련 잔치가 진행 중이다.
▲순교자의소리 서울 사무실에서 사역 훈련 잔치가 진행 중이다.

한국순교자의소리(이하 한국 VOM)가 설 명절을 맞아 서울과 대전 및 부산 사무실에서 각각 세 차례의 ‘사역 훈련 잔치’를 열었다. 이번 행사에는 탈북민 127명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사역 대상자가 아닌 사역자가 되는 기회를 얻게 됐다.

한국 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한국의 교회들과 단체들도 탈북민을 위한 행사를 자주 개최하지만, 그런 행사에서 탈북민은 보통 ‘귀빈’ 자격으로 선물을 받고, 특별한 음식을 대접받고, 때로는 호화로운 여행의 기회도 제공받는다. 그러나 한국 VOM은 지난 설 연휴를 전후해 개최한 사역 훈련 잔치에서 ‘오늘이 바로 탈북민들이 북한에 복음을 전하는 날이며, 북한 사역과 관련해 탈북민만이 알고 있는 것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북한에 복음을 전할 책임과 기회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역 훈련 잔치는 탈북민들이 섬김을 받기보다 오히려 섬김의 기회를 얻는 날이었다”고 했다.

한국 VOM 서울, 대전, 부산 사무실에서 각각 하루 동안 진행된 이 행사에는 성경 번역 시간도 포함됐다. 한국 VOM은 최초의 조선어 성경인 ‘존 로스(John Ross) 성경’을 현대어로 옮기는 ‘21세기 독자판’ 출판 사역을 다년간 진행해 왔는데, 잔치에 참석한 탈북민들이 이 사역에 참여한 것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스코틀랜드에서 만주로 파송된 존 로스 선교사님은 1880년대 조선인 번역자 몇 명과 함께 만주에서 존로스성경을 처음 출판했고, 서양 선교사들이 조선에 도착하기도 전에 1만 5천 권에서 5만 권을 조선으로 밀반입했다. 존 로스 성경은 한국어가 표준화되기 이전에 출판됐기 때문에 성경 본문의 모든 단어가 소리나는 대로 표기돼 있다. 따라서 우리는 단어를 직접 발음해 무슨 단어인지 알아내고, 기록하고, 오늘날에는 어떻게 표기해야 하는지 알아내야 한다. 또 전체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고, 어떤 단어가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지 알아내고 그런 단어들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현숙 폴리 대표는 “원래 조선 북부와 서부에 살던 조선 사람들이 존로스성경을 번역했기 때문에, 오늘의 북한 주민들이 한국의 전문 번역가들보다 일부 방언과 어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며 “가끔씩 탈북민들은 ‘우리 할머니가 그런 말들을 쓰곤 했어요’라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존로스성경을 번역 중인 탈북민들.

▲존로스성경을 번역 중인 탈북민들.

이번 사역 훈련 잔치에 참석한 탈북민들은 순교자의소리의 캠핑 사역에 관해서도 알게 됐다. 캠핑 사역이란 한국을 크게 여섯 개 지역으로 나눈 뒤, 탈북민들이 한국 VOM의 캠핑카를 타고 소외된 탈북민들을 찾아가 복음을 전하고 말씀으로 양육하는 사역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탈북민 30%가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 살고 있고, 이분들은 다른 탈북민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지 않다. 이러한 탈북민들이 한국 VOM의 캠핑 사역을 통해 다른 탈북민을 만나고, 북한 음식을 함께 준비하고, 존 로스 성경 번역 같은 복음 사역에 참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사역 훈련 잔치에 참석한 탈북민들은 한국 VOM에서 자체 제작한 ‘존 로스 성경 역사극’ 중, 일부 역할극과 노래에 참여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우리는 종종 역할극과 춤을 이용해 탈북민에게 성경 이야기와 조선 초기 기독교 역사를 가르친다. 탈북민은 역할극과 춤에 참여하기를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우리가 개최한 잔치에서도 역할극에 열렬히 참여했고, 자체 투표에 의해 최우수 연기자로 뽑힌 사람은 작은 상품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행사가 너무 너무 좋았고 감동되었다. 성경이 언제, 어디서, 어디를 거쳐 어떤 형태로 우리나라에 들어왔는지에 대한 것을 연극으로 보여주고 또 실제 나가서 율동까지 하는 영광을 지녔으니, 죽을 때까지, 아니 천국에 가서도 잊을 것 같지 않다” -탈북민 김 선생 -

“다채로운 경험을 하게 한 아주 많이 즐거운 하루였다. 하나님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하나님에 대해 많이 긴가민가했던 마음을 4 분의 선교사님이 경험담을 듣고 더욱 절실히 믿어야 함을 가지는 시간이었다. 하나님은 살아계심에 대해 다시 한 번 공감하는 시간이었고 우리 역사를 알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탈북민 장 선생-

순교자의소리는 이 잔치에 참석한 탈북민들에게 ‘유유학교’(Underground University)에 입학을 신청하도록 권면했다. 한국 VOM 탈북민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유유학교’는 북한 사람이 어느 곳에 있든지,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제자로 양육하도록 준비를 훈련시키는 선교사 훈련 학교이다.

https://vomkorea.com/project/northkorea/uu-school/에 접속하면, 탈북민을 위한 한국 VOM의 ‘유유학교’에 관하여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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