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이슬람·정교회·가톨릭·루터교 이외 종교 폐지
현지 목회자 통해 잘 훈련된 여성과 청소년 엄중 단속
장기간 수감돼 있는 기독교인들 위한 편지 쓰기 격려
계속된 박해와 구금, 고문 불구하고 교회는 계속 부흥

지난해 12월 초, 에리트레아 당국이 중학생 27명이 모여 기도하고 예배드리던 주택을 급습해 지역 경찰서에 구금한 후, 수도 아스마라 인근의 마이세레나 교도소로 이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세라나 교도소에는 현재 수백 명의 수감자가 있다.
한국순교자의소리(이하 한국 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이 학생들은 나이가 어림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활동을 하다가 당국에 수감된 성인 기독교인들과 마찬가지로 시민으로서 보호받지 못했다. 에리트레아의 중학생은 나이가 17세 미만이다. 그러나 이 27명의 중학생들은 성인 기독교인들과 마찬가지로 장기 복역수들이 수감된 교도소로 보내졌다. 심지어 이 모든 과정이 재판도 없이, 특정 혐의에 대한 공식적인 기소도 없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에리트레아 당국이 기독교 활동을 하는 어린 학생들을 이렇게 엄중히 단속하는 이유는, 그 어린 학생들도 복음 전파 훈련을 잘 받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에리트레아 교회에서는 청소년들이 성인들이 조직한 활동에 참여할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많은 활동을 조직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청소년들이 매우 유능한 복음 전도자인 동시에 제자 양육자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에리트레아 정부가 목회자 대부분을 감옥에 가뒀을 때, 교회를 계속 지킨 사람들은 여성과 아이들이었다. 그런 일이 발생하기 전 이미 목회자들이 여성과 청소년들을 잘 훈련해 놓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사실 목회자들은 감옥에 갇혀 있는 지금도 계속 여성과 청소년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여성과 청소년들은 교회의 사명을 감당하며 큰 사역을 해 왔지만, 목회자들이 치렀던 것과 같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 기독교 활동이 당국에 발각돼 감옥에 보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숙 폴리 대표는 또 다른 최근의 한 사건에서 여성 17명이 기독교 활동으로 체포돼, 수감자를 가혹하게 대하기로 악명 높은 마이세르와 교도소로 보내졌다고 했다.
지난 2002년 5월 22일 에리트레아 당국은 이슬람, 정교회, 가톨릭, 루터교를 제외한 모든 종교의 폐지를 명령했다. 그 이후, 금지된 교회의 기독교인들은 공식적으로 기소되거나 재판을 받지도 않은 상태로 체포 및 투옥됐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들은 가족이나 변호사와 접촉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형량도 확정되지 않는다. 그래서 에리트레아는 ‘아프리카의 북한’이라고 불릴 만하며, 세계에서 가장 악랄하게 기독교를 박해하는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한국 VOM은 에리트레아 현지 동역자들과 협력해 최근 감옥에 갇힌 기독교인 수감자들의 명단과 교도소 주소를 파악했으며, “이번 주 안으로 꼭 시간을 내서, 길게는 20년씩 감옥에 갇혀 있는 에리트레아 성도들에게 격려 편지를 써 줄 것”을 촉구했다. 이미 파악된 기독교인 수감자들의 명단과 교도소 주소는 순교자의 소리 웹사이트(https://vomkorea.com/prisoner-profiles)에 게시돼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현재 우리 단체 웹사이트에 게시된 에리트레아 기독교인 수감자는 5명이다. 이들에게 지금 바로 격려 편지를 보낼 수 있다. 하일레 나즈기(Haile Nayzgi), 키플루 게브레메스켈(Kiflu Gebremeskel), 메론 게브레셀라지(Meron Gebreselasie)는 2004년, 키다네 웰두(Kidane Weldou)는 2005년, 무지에자즈(Mussie Ezaz)는 2007년부터 수감돼 있다”고 전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교도관들이 기독교인 수감자에게 편지를 전달하지 않는 경우에도, 편지가 해당 수감자, 심지어 편지를 받지 못하는 다른 기독교인 수감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그녀는 “어떤 기독교인 수감자에게 격려 편지가 쇄도하는 경우,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에리트레아 정부가 기독교인 수감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교도관들에게 인식시켜 줄 수 있다. 주님께서는 기독교인 수감자들을 안전하게 지키시기 위해 우리의 편지 쓰기 캠페인을 사용하기도 하신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에리트레아 기독교인 수감자들이 하루하루 생존하는 것을 ‘매일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그녀는 “많은 기독교인이 사막 한가운데 있는 선박용 철제 컨테이너에 갇혀 있다. 컨테이너는 낮에는 매우 뜨거워지고 밤에는 매우 차가워진다. 작은 컨테이너 하나에 수감자 20~30명이 밀집돼 있는 경우도 있다. 컨테이너 구석에 분뇨 통이 하나 놓여 있고, 수감자들은 하루 두 번 밖에 나가는 것이 허용된다”고 전했다.
또 “수감자들은 너무 오랜 기간 너무 잔인하게 고문을 받기 때문에 마비 같은 영구적인 장애를 안고 석방된다. 고문의 상처로 죽는 사람도 있고, 아무렇지도 않게 처형되는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에리트레아 교회는 계속 부흥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에리트레아 기독교인들은 감옥에 갇힌 목사님들의 신실한 증언에서 영감을 얻는다. 목회자는 ‘전도를 중단하고, 등록되지 않은 교회에 참석하지도 않겠다’고 서약하면 석방될 수 있지만, 이를 거부하고 대신 감옥에 남아, 여성과 청소년들이 교회 사역을 계속할 수 있도록 기도한다. 우리는 최근 교회 사역을 계속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힌 여성과 청소년들도 그런 목회자들의 모범과 기도 덕분에 감옥에서도 믿음을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