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가스라이팅 통해 가족에게서 고립시켜
이집트 중산층의 평범한 한 콥트 기독교인 여학생이 동료 학생, 행정 직원, 경찰 등에게 이슬람으로 개종을 위한 가스라이팅을 당한 뒤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기독교 인권단체인 콥트연대는 최근 보고서에서 “아시우트주에 있는 학교의 무슬림 여학생 네트워크는 2년간 왓츠앱과 인스타그램 채팅방에서 이 기독교인 여학생을 표적으로 삼고, 기독교에 대한 의심을 심거나 가족과 정서적으로 거리를 두게 했다”며 관련 사실을 밝혔다.
콥트연대는 ‘숨겨진 범죄, 대중의 기만: 콥트 여성과 소녀들의 납치와 강제 실종의 만연함’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에서 “실종된 학생의 이름은 ‘아마니’다. 무슬림 소녀들이 이슬람의 엄격한 살라피파에 속한 남성들에게 지도를 받은 뒤 기독교인 학생들을 강제로 이슬람으로 끌어들이려 했다”고 전했다.
콥트 연대는 “콥트 기독교 소녀가 친구들의 조언을 따라 이슬람 기관에 가서 문의하면, 그녀는 즉시 개종되고 고위 보안 관리들의 도움을 받아 가족들에게 접근 금지 명령이 내려진다. 이는 그녀를 더욱 고립시키고 도움을 구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가족 간의 사이가 좋았던 아마니는 지난해 6월 1일 마지막 시험을 보러 학교에 갔다가 오후에 돌아올 것이라고 가족에게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학교에 도착하지 않았다. 자정 무렵, 가족은 병원에 문의하기 시작했다.
다음 날 아침, 그들이 그녀의 학교에 갔을 때, 한 관리자는 그녀가 전날 학교에 왔었다고 말하면서도 출석 기록도 CCTV 영상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들은 경찰과 동행한 뒤에야 출석 기록을 볼 수 있었고, 아마니가 학교에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마니의 여동생은 학교를 떠날 때 한 경찰이 자신을 위협해 아마니가 순결을 지키지 못했다는 고백을 하도록 강요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그 경찰은 그녀의 실종 경위를 조작할 수 있었다고.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경찰이 실종된 소녀가 성관계에 연루됐다고 거짓 주장하도록 친척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한다. 보고서는 “성별에 기반한 종교적 박해와 수치심이 이미 존재하고 가해자들에 의해 남용되고 있는 문화권에서, 성적 도덕성에 대해 낙인을 찍는 것은 특히 민감한 문제”라고 밝혔다.
경찰은 그 같은 거짓 주장의 증거를 찾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아마니의 여동생은 “그는 우리를 함부로 대했다. 그는 집에서 계속 언니의 서류를 뒤지고 편지나 메모를 찾았다. 그는 내 전화번호도 두 개나 가져갔는데, 우리가 들어갔을 때 그 중 하나가 울렸다. 우리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나서 그는 우리 모두를 방에서 쫓아냈고, 전화기를 안으로 가져가 그들이 무슨 대화를 하는지 듣지 못하게 한 후 통화를 끝냈다. 그 후 그는 언니가 전화한 번호를 지웠다”고 했다.
아마니의 삼촌은 “아마니가 경찰과 30초도 안 되는 대화를 나눴고, 가족들은 그녀가 떠난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면서 “우리는 그가 그녀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른다. 우리는 그녀와 이야기할 수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녀의 삼촌은 “그녀를 이슬람으로 강제 개종 및 실종시킨 것은 콥트교인들을 모욕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것은 소녀를 개인적으로 모욕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신앙을 모욕하려는 계획이며, 소녀의 예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집트에 있는 시리아와 레바논 출신 여성 난민은 콥트 기독교인처럼 표적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나중에 가족들은 아마니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아미라라는 소녀와 한 이슬람 남자와의 음성 녹음과 그룹 채팅을 발견했다.
콥트연대는 “아미라는 학교 시절 무슬림 친구였고, 이슬람화 단체의 일원이었다. 그 남자는 아미라가 아마니에게 소개한 젊은 무슬림으로, 아미라가 신뢰하는 친구였다. 인스타그램에서 대화를 나누는 동안 그는 아마니에게 가족과 모든 접촉을 끊고 ‘자신의 이익과 안위를 위해’ 무슬림 남성과 결혼하라고 설득하려고 했다”고 했다.
그는 아마니와 이슬람 자문 및 정부 기관인 다르 알-이프타와의 만남을 주선하며, 그녀가 설득에도 불구하고 이슬람으로 개종하지 않을 경우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내주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콥트연대는 “조사를 위해 만난 이슬람 교사인 셰이크 나세르는 개종자들의 서류를 위조하고, 그들을 먹이고, 접대하고, 일하게 하는 데 전문성이 있다”며 “셰이크는 국가 안보 경찰로부터 아마니의 가족에 대한 가처분 명령을 받을 것이다. 이는 그녀가 개종하면 그녀의 가족 및 친구와의 모든 접촉이 끝나고 다른 곳에서 완전히 새로운 삶을 시작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듯하다”고 했다.
아마니의 가족은 다시는 그녀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했다.
콥트연대 보고서는 이집트의 콥트 기독교 신자가 약 10%인 지역에서 여성과 소녀들을 납치하고, 강제 결혼 및 이슬람으로 개종시키는 일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런 사례는 대부분 ‘여성이나 소녀가 자유 의지로 무슬림 남성과 도망간 상황’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사례도 분명히 있지만, 실종 건수와 그에 따라 가족과 모든 관계를 끊기로 한 사례들은 모두 자발적이라고 가정하기에는 너무 많다. 사실, 증거는 그 정반대 결론을 나타낸다”고 했다.
이어 “실종된 소녀나 여성의 선택이 자발적이었다면, 지방 당국이 그녀에게 연락해 가족과의 연락을 회복하도록 요청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보통은 그렇지 않다. 아마니는 개종 후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가족과의 고립과 무슬림 남성과의 결혼이 그녀의 유일한 선택이라고 들었다”고 반복했다.
콥트연대는 “아마니가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루밍’ 및 가족과 지역사회와의 강제 분리를 통해, 아마니는 자신의 의사를 알릴 수 있는 선택권 없이 무슬림으로서의 삶을 받아들이도록 강요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많은 경우 콥트 기독교 여성과 소녀를 개종시키는 수단이 납치에서 속임수, 유혹 또는 ‘조련’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그루밍’은 어린이 또는 청소년, 그들의 가족 및 지역사회와 체계적으로 신뢰 관계를 구축해 성적 활동에 참여하도록 조종·압박 또는 강요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아동 인신매매에 대한 처벌은 성인 피해자에 대한 처벌보다 더 심하기 때문에, 가해자들은 종종 표적이 된 소녀들이 18세가 될 때까지 기다린다. 아마니의 가족에 따르면, 그녀는 18세가 된 후 2개월 만에 실종됐으나 그 (가스라이팅) 과정은 그녀가 16살 때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성적 학대 피해자나 그 가족은 당국의 반대뿐 아니라 학대에도 직면한다. 콥트연대는 국제인권연맹(FIDH)의 보고서를 지적했는데,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집트 경찰과 보안 요원이 구금 시설에서 성폭력과 학대를 저지르는 일이 널리 퍼져 있다고 한다.
FIDH 보고서는 “여성은 대부분 외모, 옷차림 또는 행동으로 종교적·부족적 또는 정치적 소속을 쉽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표적이 된다. 따라서 여성에 대한 폭력은 종종 여성이 속한 공동체에 대한 집단적 폭력”이라고 했다.
이러한 학대에 맞서기 위해 콥트연대는 이집트의 미성년 결혼에 대한 법률을 개정해 신랑이 신부가 18세가 되면 혼인신고를 하겠다고 약속하는 ‘관습 결혼’을 허용하는 허점을 없애고, 이러한 범죄를 허용하는 성인 배우자와 입법자/정부 관리에게 실질적인 제재를 가하는 법률을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보고서는 “다양한 범죄에 연루된 모든 사람에 대한 처벌 면제는 콥트 여성과 미성년 소녀에 대한 납치와 강제 결혼·개종을 종식시키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이다. 이집트 정부는 지역 경찰이 콥트 여성 실종 신고를 접수하고 실종자를 수색하도록 해야 한다. 납치 또는 실종자 신고를 거부하는 공무원과, 콥트 여성과 소녀의 실종에 공모한 것으로 밝혀진 모든 공무원, 실종자 신고를 한 가족을 위협하거나 공격하는 공무원을 법적으로 고발해야 한다”고 했다.
이 단체는 이집트의 여성을 성폭력과 성희롱으로부터 보호하는 오래되고 제한적인 보호 조치를 현대 국제 기준에 맞게 개정하는 것과 함께, 납치, 강간, 강제 개종 또는 강제 결혼에 연루된 사실이 증명된 후에도 가해자에 대한 법을 집행하지 않는 공무원을 법적으로 고발하고, 강압을 통해 개종 및 결혼 서류를 새로 발급한 정부 직원과 성직자를 고발하고, 강제 결혼을 집행하고 강제 개종을 감독하는 모든 무슬림 성직자의 면허를 취소하고, 귀환한 소녀들과 그 가족이 괴롭힘과 반복적인 납치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당국에 촉구했다.